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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한국축구, 우즈벡전 승리만이 살길이다
[김병윤의 축구병법] 원팀이끌어 내야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 확보할 수 있어
 
김병윤   기사입력  2017/09/01 [16:38]

이란전 무승부, 부활을 위한 도전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경기였던 2018년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한국과 이란의 맞대결은 그 어느 경기보다도 승리에 대한 열망이 높아 과연 어떤 경기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렇지만 한국은 치열하게 전개된 90분 경기에서 수적 우위에도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는 끝났다. 따라서 무승부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갖기 보다는, 이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갖는 가운데 그 이유와 원인이 과연 무엇이며 어디에 있었던가를 곱씹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것이 곧 한국축구가 국제 대회에서 결정적인 순간 맞이하는 '경우의 수'의 지속성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이고 아울러 한국축구의 발전을 도모하는 최고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사실 한국에게 이란과의 일전에서 승리 가능성을 높여주는 장점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그 점은 바로 안방 경기라는 이점이었다. 그러나 그 외에 한국이 이란보다 자신감 속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축구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몇 가지 구성요소가 이란보다 열세에 있었다는 것이다. , 선수의 기본적인 기량부터 작전, 전술, 전략, 파워는 물론 경기운영 능력 등등, 한국은 이번 이란과의 대전을 앞두고 승리를 목표로 크게 3가지 점에 변화를 줬다. 그 첫 번째는 성적 부진에 의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신태용 감독 선임이었고, 두 번째는 이동국, 염기훈 등 노장선수 선발이었으며, 세 번째는 예정보다 1주일 앞당겨 실시한 조기소집 훈련이었다.

 

이는 곧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처한 현실 탈피를 위한 절박함과 간절함을 나타내는 가늠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변화에도 또 다시 이란전 승리에 실패함으로써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넘어, 엄청난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가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514패 최근 한국이 이란과의 대결에서 얻은 성적표다. 분명 이 같은 악연의 '이란 징크스' 성적표는 그동안 한국축구가 얼마나 현실을 망각한 채 국제대회 성적과 평가전 그리고 과거 FIFA월드컵 아시아 예선 등에서 뜬구름식 승리만을 추구해 왔나를 보여준다. 정말 이제 한국축구는 이러한 허황된 승리 목표에 얽매이는 사고방식을 더 이상 가져서는 안 되며 또한 국민들로부터도 이를 절대 용납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개인, 부분, 전체 전술적 완성도 부족

 

이란전에서 나타났듯 앞으로 한국축구는 세계적이지는 않더라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지도자와 선수를 육성하고 혁신적인 시스템과 제도 및 정책의 개선과 변화에 의한 축구발전의 길을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금 한국축구는 2002년 한일 FIFA월드컵 4강 환상에 사로잡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환상의 영향으로 이란전에 신태용 감독 선임과 조기소집 훈련에 의한 팀 전력향상 및 이동국 노장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김신욱을 이용한 플랜B 카드 역시도 빛을 보지 못했다. 한국을 상대로 한 이란의 팀 특징은 카를로스 케이로스(64) 감독 축구철학을 토대로 한 전진 압박과 롱 패스를 이용하는 수비 지향적인 축구가 아닌 예상 외의 공격축구였다.

 

한국은 이러한 이란의 예상 외 공격축구와 개인 맨투맨 수비를 기본으로 한 강한 압박하에서 전반 경기지배, 후반 수적우위 등식은 확보했지만, 부분, 전체적인 플레이 면에 효율적이지 못해 조직적인 플레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렇다 보니 이란의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한 공격 플레이에 전반 몇 차례 위기를 맞는 상황을 초래했고, 이에 포백 수비진은 집중력 저하와 침착성 결여로 볼 클리어링 및 공격전개 플레이의 안정성과 신속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이로 인하여 공격의 유기적인 플레이까지 실종되어 상황에 따른 개인 드리블과 같은 단순한 플레이만을 답습했다. 이는 곧 팀의 완성도 부족을 나타낸다. 그래서 한국은 중원의 플레이가 실종됐고 기성용의 결장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책임진 구자철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공수 조율 역할자로서 능력 부족을 드러냈다.

 

결국 더블 보란치 구지철과 장현수의 취약성은 공격의 다양성과 수비의 수비력은 물론 공격력 배가를 위한 김진수, 최철순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 플레이 까지 제한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측면 공격을 책임진 손흥민도 여전히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는 저조한 경기력으로 공격라인의 유기적이고 변화있는 플레이에 찬물을 끼얹었다. 더불어 신태용 감독이 꺼내든 4-2-3-1(4-4-2)포메이션 카드의 원톱으로 기용된 황희찬은 열심히 하는데만 머물러, 아직까지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기량과 경험이 부족했고 창의성 있는 플레이도 엿보이지 않아, 이란 골문을 여는데 실패하며, 전체적인 공격플레이의 답답함을 제공하는 단지 포지션의 주역으로 서만 남았다

 

누가 뭐라해도 한국이 이란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것은 선수 개개인이 상황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경기를 하므로 서 '이길 줄 모르는 축구'를 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 같은 경기로 인하여 효과적인 역습전개 타이밍과 스피드 있는 공격전개 플레이 구사는 단지 희망 사항에 불과했을 뿐이며, 한편으로 득점에 초점을 맞춰야할 프리킥 세트피스 역시 좋은 거리와 각도가 주어졌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고 아울러 상대방에게 위협적이지 못해 단지 경기 중 일부분으로서의 약속된 패턴 플레이에 그쳤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승부의 원인과 이유 중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신태용 감독의 경기 흐름과 분위기를 읽는 지략 미흡도 포함된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교체 타이밍과 교체선수 선택의 적절성에 문제점을 노출시켰고 또한 경기 상황에 따른 전략 구사도 지나치게 신중했다. 이는 한 골이 절실한 경기 상황에서 결코 긍정적으로 평가받기 힘든 지도력이 아닐 수 없다.

 

벼랑끝에 선 한국축구

 

솔직히 한국축구는 경기를 앞두고 매번 압박과 탈압박을 부르짖지만 막상 경기에 임해서는 이의 효율적인 플레이와 선수의 개인과 부분적인 움직임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무엇보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 부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란전에서도 이 점은 여실히 나타났다. 현재축구의 화두 중 하나가 압박이듯 한국축구의 화두는 오직 경기지배, 볼 점유율, 세트피스 득점, 수비의 안정성, 플랜B 같은 요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선수들의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이에 부합할 수 없는 대단히 모순된 축구 추구가 아닐 수 없다

 

결과론적으로 이란전 무승부에 대하여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에게 비판과 질책의 덫을 씌워서는, 자칫 10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심사숙고'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이란과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은 한국의 9회 연속 FIFA월드컵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었다. 한국은 이제 최종전 우즈베키스탄(96)FIFA월드컵 본선 출전권 티켓을 놓고 벼랑 끝 승부를 펼쳐야 한다. 만약 우즈베키스탄에 패하게 되면 한국의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 본선 진출은 험난하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란전의 아쉽고 안타까운 무승부 경기 결과를 잊고 마지막 단 한 경기 우즈베키스탄전의 승리를 위하여, 신태용 감독은 수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선수들은 우선 먼저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체력을 회복하여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가운데,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필승해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 우즈베키스탄이 강구하게 될 온갖 홈 텃세까지도 염두에 두고 이를 대비, 대처할 준비성은 기본 중에 가장 기본적인 사항으로 대두된다.

 

그 후 침착성과 자제력을 잃지 말고 경기에 임하여 냉정한 가운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만 하며 경기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한국축구와 더 나아가 4,900만 국민이 염원하는 바다. 이란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은 "스코어보다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제는 우즈베키스탄전에 '이기는 경기'는 숙명이다. 과연 위기의 한국축구 운명은 어떻게 될지 한국의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 본선 진출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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