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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국민에게만 아부하겠습니다"
[책동네] 김흥국 정치평론가가 엮은 <국민에게만 아부하겠습니다>
 
김철관   기사입력  2016/12/09 [19:53]
▲ 표지     © 인기협

“저는 경남 창령의 농부의 아들입니다. 어려서 아버지를 따라 논에 나가 볍씨를 싹을 틔우고, 벼가 익어 곡식을 만들어내는 긴 과정을 보고 배우며 자랐습니다. 농사를 통해 땀 흘리는 노동의 경건함을 배웠고, 비바람 속에서도 결실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존엄함을 깨달았습니다. 저에게 농사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가르침을 주는 교과서’였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02년 10월 광화문 벼베기 행사에서 농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헌정유린과 국정농단 사건으로 규정하고, 일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촉구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과거 말과 생각을 기록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김흥국 정치평론가가 엮은 <국민에게만 아부하겠습니다>(2016년 10월, 더봄)는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린 박원순 시장의 철학과 신념, 헌신과 실천 등을 과거와 현재의 말들을 인용해 엮은 문고판 책이다. 

책 제목 ‘국민에게만 아부하겠습니다’를 비롯해 ‘함께 가면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세상은 꿈꾸는 사람의 것이다’ 등 그의 말들은 이미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발언들이다. 

박 시장이 시위에 참여했다 구속됐던 청년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변호사시절, 새로운 사회의 지평을 열기위해 헌신한 시민운동가 시절과 현 서울시장으로서 재직하며 행정가로서 무수한 말들 중 주옥같은 발언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고나할까. 

“저는 늘 좌파도 무슨 파도 아닌 시민파라고 얘기해 왔다. 서울시가 그간 펴온 복지, 도시재생, 보행중심도시 등도 결국 시민 편을 드는 정책이다.” -2016년 7월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겸손하고도 단호하고, 절제하면서도 결단하는 그의 지도자로서 자질과 실천이 발언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박원순계는 없다. 박원순의 남자가 어디 있나, 자기 사람 챙기는 것은 계파나 파당을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입장에서 정치와 행정을 해야 한다.” - 20016년 3월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 때 인권변호사로서 일하며 강기훈 유서사건, 문익환 목사 사건, 부천서 성고문 사건 등을 변론했다. 하지만 “현실의 법정에서 벽을 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담았다. 

“악법은 더 이상 법이 아니다. 헌법과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지 못한 법은 고쳐야 하며, 그 노력은 민주시민의 의무가 아닐 수 없다.” -박원순 시장의 저서 <악법은 법이 아니다> 중에서- 

박 시장은 2016년 10월 어느 방송 인터뷰에서 “무엇이 될 것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 “벼랑 끝에 있는 나라를 살리고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리는 문제가 우선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언론관은 어떨까.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본령입니다. 반대로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권력의 압력을 받으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죠. 토머스 제퍼슨은 ‘언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고 말했잖아요. 저는 언론이 민주사회에서 국민 인권을 지키는 관건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중핵적 권리라고 말도 하곤 합니다.” 

특히 백남기 농민의 선종, 세월호의 사고, 비정규직, 청년일자리, 국정교과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과 관련한 사안에서도 단호한 입장을 보인 박 시장의 철학이 눈길을 끈다. 

엮은이 김흥국은 정치평론가이다. 1991년 <문화일보>에서 가자생활을 시작했고, <뉴시스> <교통방송> 등에서 정치부장, 경제부장, 보도국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상 심사위원 겸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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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09 [19: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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