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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나는 '최순실 게이트'의 퍼즐
 
박종률   기사입력  2016/10/20 [02:47]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 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 사건을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최순실 게이트'로 명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는 이제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 범죄사실로 확정돼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최순실 게이트'가 현 정권을 겨냥한 야당만의 정치공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새누리당의 중진 의원들까지도 최순실씨 모녀와 관련된 미르, K스포츠재단 의혹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국회부의장인 5선의 심재철 의원은 19일 최고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최순실씨 딸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즉각 특별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선의 정병국 의원도 "최순실씨 의혹을 앞장서 막는 듯한 집권당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주고 있다"면서 "막는다고 막아질 부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승민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시간이 길든 짧든 진실은 드러난다"며 검찰의 제대로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최순실씨 딸 특혜 입학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도 19일 결국 사퇴했다.

친박이 아닌 비박계 의원이지만 집권여당 중진 의원들까지 사태의 심각성에 우려를 표명하고, '사퇴는 없다'며 버티던 이대 총장도 이틀 만에 스스로 물러난 것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의 이치를 거스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일 사퇴를 결정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그도 그럴 것이 전경련이 대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을 모금해 설립한 공익재단이 실제로는 최순실씨와 그녀의 딸을 위한 개인회사에 불과한 것이라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최순실씨가 미르재단의 실질적인 배후 역할을 한 것도 모자라 K스포츠재단을 통해 자신의 딸을 뒷바라지 하는 등 개인적인 돈벌이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독일과 한국에 각각 법인을 둔 스포츠 컨설팅 기업 '더블루K'는 최씨 모녀가 전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의 페이퍼컴퍼니지만 이곳으로 K스포츠재단 등에서 모금한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결국 공익 목적으로 대기업이 모금한 수백억원이 최씨 모녀의 사유재산이 된 셈이다.

그런데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더블루K' 사무실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이 본격화하던 지난달 중순 돌연 폐쇄됐다.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해 흔적을 감추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제는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할 때다.

그동안 최순실씨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막연한 의혹들이 하나 둘씩 사실로 확인되면서 수수께끼 같은 퍼즐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경희 이대 총장의 사퇴는 어쩌면 시작에 불과하다.

청와대가 침묵하고 검찰이 수수방관하고 있지만 언론의 끈질긴 추적 보도로 머지 않아 최순실 게이트를 가리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모두 걷혀질 것은 자명하다.

진실은 게으르지만 언젠가는 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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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20 [02:4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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