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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결제기 부품 업사이클링 아트 눈길끄네
현대백화점 천호점 전시회 호평
 
김철관   기사입력  2016/06/17 [09:54]
▲ 전지작품 '동화 속 천호마을'     © 인기협


폐기된 백화점 카드결제기 부품을 모아 동화 속 마을을 구현한 업사이클링 작품이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과거 매장에서 쓰고 폐기된 결제단말기 부품을 창작해 동화 속 같은 마을을 구현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13층 문화홀 로비에서 전시된 ‘동화 속 천호마을’은 현대백화점이 지난 2010년 이전 도입돼 2016년 폐기된 결제단말기 150대(PDA, NMPC)를 업사이클링(Up-Cycling)한 작품이다. 

키보드, 액정패널, 버튼, 회로 판, 스프링, 나사 등 카드결제기의 각각의 부품들은 마을 집의 기왓장이나 창문이 되고, 벽돌로 재탄생했다. 

현대백화점은 (사)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대표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 )에게 의뢰해 협회 내부의 공모를 거쳐 선발한 정지은 작가(세컨드비 대표)와 함께 3개월에 걸쳐 업사이클링 방법을 논의했고, 그 결과물인 ‘동화 속 천호마을’이 지난 5월 30일 첫 공개돼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정지은 작가는 “버려진 기기의 일부가 이런 멋진 모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 사후에 조명 받은 화가 ‘고흐’같다”며 “이 기회를 통해 현대백화점의 고객 사랑이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사이클링은 기존의 버려진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 새로운 가치를 창출과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을 말한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후 카드결제를 위해 다른 매장들을 가로질러 ‘POS’까지 걸어가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던 결제단말기(PDA, NMPC)는 사실 기술자들이 아닌, 고객서비스차원에서 개발된 것이었다. 결제단말기는 매출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카드를 들고 사라진 판매직원들이 눈살 찌푸리며 기다리던 고객들의 불만을 상당히 해소하는 큰 역할을 했던 기기이다. 

그랬던 결제단말기들이 새로운 IT시스템으로 교체됨에 따라 점차 종말을 고하는 위기를 맞자 현대백화점은 결제단말기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아이디어를 찾게 된 것이 이번 ‘동화 속 천호마을’ 프로젝트이다. 

‘동화 속 천호마을’은 백화점 문화홀에서 문화행사를 기다리는 어린이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외관과 들여다볼수록 다양한 재료들이 하나 둘씩 발견돼 재미를 더한다. 

결제단말기를 분해한 키보드는 지붕의 기왓장이, 액정패널은 유리창이, 버튼들은 성벽의 벽돌이 돼 하나의 마을을 이룬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버려진 것들이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이 희망적이기도 하다. 

당초 일시적인 전시 이벤트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고객들의 인기에 보답하며 상설전시로 전환해 진행 중이다. 

다음은 전시장 벽면에 기술한 ‘동화 속 천호마을’ 작품 설명이다. 

“가까이에 있지만 친숙하지 않는 PDA, NMPC. 
카드결제기로 불러야할 이해할 법한 이 기계는 
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폐기됩니다. 
이 고가의 기계는 작동이 더뎌지거나 망가지면 교체되고 버려집니다. 
그러나 버려지는 이 기계 안에는 사실 많은 재미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키보드, 액정패널, 버튼, 회로 판, 스프링, 나사 등등 
이것들은 천호마을을 짓는 재료가 되었습니다. 
키보드는 지붕의 기왓장이, 
액정패널은 유리창이, 
버튼은 성벽의 벽돌이 되어 하나의 마을을 이뤘습니다. 
만약 동화 속 천호마을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작은 난장이들이 살고 있을 법한 이 마을은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고 
작은 것들이 모여 새로움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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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6/17 [09: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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