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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그 뒤처리, 부끄럽고 답답하다.
[시론] 여전히 어처구니없는 일 일어날 수 있는 나라, 정부는 뭐하고 있나
 
리대로   기사입력  2016/04/18 [23:03]

 세월호 참사가 있은지 벌써 두 해가 지났다. 두 해 전 그날 모두 놀라고 슬퍼하고 온몸을 떨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왜 더 많은 사람을 살리지 못하고 그렇게 죽게 만들었단 말인가! 더욱이 배 안에 멀쩡하게 살아있는 손님은 죽게 놔두고 선장과 선원만 배를 빠져나오는 모습에 모두 노여워 온몸을 떨었다, 그리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밝히고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아직까지 하나도 제대로 한 것이 없고 바뀐 게 없다. 참으로 죄송하고 부끄럽고 답답하다.

 

이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 때 슬픔과 노여움에 많은 국민이 서울 광화문 앞 네거리에서 또 팽목항에서 노란 천댕기를 줄줄이 달고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넋을 달래자고 빌었고 거리에서 촛불 집회도 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사고 원인도 시원하게 밝히지 못해 온갖 소문이 나돌고 제대로 된 대비책도 내놓지 않고 세월만 보내고 있다. 그래서 많은 국민이 불안과 슬픔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광화문 네거리에는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며 진상 파악을 할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 오늘도 광화문 네거리엔 외국 관광객들이 세월호 참사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 부끄럽다.     © 리대로


도대체 왜 두 해가 지나도록 그 잘못을 밝히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어째서 억울하게 죽은 넋을 달래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을 위로하지 못한단 말인가! 그리고 시원한 대비책을 내놔서 국민들 안심시키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단 말인가! 이 일이 그대로 잊어버릴 일도 아니고 잊어서도 안 될 일인데 이제 끝내자는 이까지 있다! 이건 사람으로서 할 바른 길도 아니고 제대로 된 나라가 할 짓이 아니다! 제 아들딸이나 어버이가 그렇게 죽게 되었다면 그렇게 가만히 있겠는가!
 
나는 두 해 전 이 슬프고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전에 일어났던 성수대교 무너진 일, 대구 지하철 참사, 그밖에 일들을 들추며 왜 이런 후진국 참사가 왜 자꾸 일어나는지 원인을 밝히고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와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 일이 있다. 그리고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분들의 슬픔을 덜어줄 일도 잘 해야 한다고 봤다. 만약에 세종대왕이 정치를 할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 분은 어찌했을지 생각해보자며 반성하자고도 말했다. 그런데 두 해가 지나도 그 타령이니 한심하고 답답하다.
 
일본처럼 땅이 갈라지고 바다가 뒤집히는 자연 재해로 죽게 되었다면 슬퍼하고 놀라기만 할 터인데 이건 그렇지 않다. 잔잔한 바다에서 누군가 제 할 일을 제대로 안 하고 저만 생각한 나머지 일어난 일이기에 분노하고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손님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고 저만 살겠다고 배에서 나온 선장과 선원, 그리고 그들만 구하는 해양 경찰을 보면서 분노하고 온 몸을 떨었다. 더욱이 그 때 학생들을 살리려고 애쓴 분들에 대한 정부 태도와 아직도 주검을 찾지 못한 9명을 생각하면서 분노하고 있다.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을 때 저만 살려면 얼마든지 살 수 있었던 박지영 승무원과 양대홍 사무장은 손님 한 사람이라도 탈출시키려다 목숨을 잃었고, 단원고 최혜영, 남윤철 두 선생님도 제자들을 구하려다가, 또 정차웅 단원고 학생은 친구는 구하고 자신은 희생되었다. 참으로 거룩한 의인들이다. 그런데 영웅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정부 태도가 또 화나게 한다. 단원고 김초원, 이지혜 선생이 비정규직이라고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말도 그렇다. 김홍경 승객은 20여 명 학생들을 구한 영웅인데 그 사고 때 수 천만 원 가는 재산까지 잃었는데 그 보상을 530만원 만 해주었고 그가 사고 충격으로 암에 걸려 이 세상을 떴다는 소식은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이건 진짜 아니다! 빨리 그 사고 원인을 시원하게 밝히고,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도 만들고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라! 그리고 희생된 넋과 유가족의 억울함과 슬픔을 제대로 달래주어라! 그래야 국민들 분노도 풀리고 나라가 제대로 될 것이다. 이 일은 나라의 모든 문제와 연결된 문제다. 이 문제를 잘 풀고 뒤처리를 잘해야 다른 일도 잘 풀리고 앞날이 밝아진다. 그래야 나라다운 나라가 되고 희생된 넋이 편안하게 하늘나라에서 쉴 수 있다. 아직도 나라 곳곳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요인이 많은데 정부는 뒷짐 지고 있는 꼴이니 걱정된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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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18 [23: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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