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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자혼용이나 병기, 꿈도 꾸지 말라!
[시론] 초등교과서 한자병용 그만, 한글이 빛나야 겨레가 살고 빛나
 
리대로   기사입력  2015/09/24 [18:12]

지난해 교육부는 초등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고 가르쳐야 할 적정 한자를 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참으로 엉뚱한 일이었다. 한자를 안 쓰면 안 되는 조선시대나 일본 식민지 시대도 아닌 한글나라 대한민국 시대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중, 고등학교에서 한문 과목으로 900자씩 1800자를 가르치게 되어있는데 제대로 가르칠 생각은 안 하고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한자 멍에를 씌우려는 것은 애들을 더 힘들게 만들고 교육을 망칠 매우 잘못된 일이었다.

 

그래서 한글단체가 글로 그 잘못을 교육부에 알려주었는데 못들은 체 해서 지난 7월 1일에 한글단체와 교육단체는 말할 것이 없고 53개 시민단체가 모여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상임대표 이대로)”를 꾸리고 거리 서명과 누리통신 서명운동을 하면서 강력하게 반대운동을 했다. 그 결과 교육부가 이번 교육과정 개편 때에는 이 문제를 결정하지 않고 미루겠다고 했다. 교육부가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물러섰으나 일본식 한자혼용을 꾀하는 세력은 제 잘못을 모르기에 계속 날 뛸 것이다.
 

▲ 한글시민단체들이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리대로

  
 
이번에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말썽을 일으킨 세력은 일본 식민지 교육에 길든 한자혼용이 좋은 것으로 아는 이들이다. 이들은 1945년 일본 식민지에서 벗어났을 때 우리 말글도 광복 되었으니 교과서와 공문서를 한글로 쓰자고 할 때부터 반대했다. 사실 한자혼용이나 병기는 일본이 바라고 좋아하는 말글살이이며, 일본 강점기 때 일본이 길들인 식민지 교육 찌꺼기다. 일본 식민지 한자혼용 교육에 길든 이들은 광복 뒤에 우리말을 도로 찾아 한글로 쓰자는 것을 가로막고 일본 식민지 때처럼 계속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쓰자고 했다.
 
그러나 광복 뒤 미국 군정청도 우리말을 한글로 쓰는 말글살이에 손을 들어주었고, 1948년 대한민국을 세울 때부터 한글전용을 국어 기본정책으로 정하고 추진했다. 그런데 이 친일 반민족 한자혼용 세력은 박정희 김종필 군사정권을 꼬드겨서 1963년에 한글로만 만들던 교과서를 한자혼용으로 만들게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니 일반 교육과목 시간이 한자 교육 시간이 되고, 그 학과 교육도 제대로 안 되는 등 부작용이 심해서 1970년부터 다시 한글로 교과서를 만들고, 한자는 중 고등학교 한문 시간에 교육하도록 했고 지금까지 그렇게 교육을 잘 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권이 다시 이 일본식 한자혼용 세력의 꾐에 넘어가서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한자를 섞어서 쓰고 한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것도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 일본이 재무장하고 다른 나라에 군사를 파병하겠다는 법안이 통과되는 때에 말이다. 친일 보수정치인인 김종필 전 총리와 이한동 전 총리,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같은 신문이 도와주고, 일본 식민지 통치 앞잡이 양성소인 경성제국대학 출신이 이숭녕, 이희승 서울대 국문과 교수와 그 제자, 후배들이 앞장을 서고, 성균관 유림들과 한문학과 교수들이 나서니 교육부는 꼼짝을 못하고 이 정책을 추진한 것이다.
 

▲ 누구를 위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용인가?     © 리대로


   
그렇지만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는 말글살이는 1500여 년 전 중국 한문을 쓰던 삼국시대부터 꿈꾸던 우리 겨레의 꿈이었으며 그 꿈이 이제 이루어지려는데 그 짓을 하니 민족 자주세력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우리 교육과 애들을 못살게 하는 일이고 이 겨레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 일이기에 우리 말글을 사랑하는 이들이 똘똘 뭉쳐서 이번에 저들의 못된 짓을 막았다. 지난 무더운 여름 날마다 광화문 네거리에 나가 거리 서명을 받았는데 우리 말글과 겨레를 사랑하는 마음이 날씨보다 더 뜨거웠기에 더운 줄 모르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세종대왕께서는 “무슨 일이든 온 힘을 다해야 이루어진다.”라고 하신 말씀을 가슴에 담고 최선을 다해서 우리가 이겼다. 무더운 날씨 함께 애쓴 뜻벗들과 도와준 많은 분들이 고맙고 또 고맙다.
 
우리는 지난 2000여 년 동안 중국 한문 속에 살다가 일본 식민지 때엔 한자를 함께 섞어서 쓰지 않으면 안 되기에 한자혼용으로 말글살이를 했다. 수천 년 동안 그렇게 힘 센 나라 문화와 말글에 눌려서 살다보니 언어 사대주의와 식민지 노예근성이 빼 속 깊게 박혔다. 그러기에 우리 말글로 이름도 지을 줄 모르고, 새 우리말도 만들 줄 몰랐고, 우리 말글로 교육도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요즘은 힘센 미국말을 배우고 쓰기에 목을 매달고 있다. 우리가 만든 국산품에 미국말글로 상표를 달면 더 비싸게 팔린다. 거리엔 영어 간판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정부 정책 이름과 알림글 제목을 영문으로 쓰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고 슬픈 일이다.
 
한 겨레의 말글은 그 문화 창조 도구요 무기다. 전쟁에서도 무기가 훌륭해야 이긴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요 문화 창조 무기다. 한글은 배우고 쓰기 쉬워서 글을 배우고 쓰는 시간과 노력을 많이 벌게 해주기에 그 시간과 힘을 과학과 기술, 건강 교육에 쓰면 엄청나게 빨리 나라가 발전할 것이다. 그런데 일본 식민지 때 길든 이들이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쓰자고 해서 그 훌륭한 한글 덕을 보지 못하고 한글 빛이 못 나고 있다. 이제 일본 한자말을 몰아내고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서 우리 말글로 교육도 하고 학문도 해야 한다. 그래야 한글이 빛나고 한글이 빛나면 우리나라와 겨레가 빛난다.
 

▲   얼말글 지키기는 정신 차리는 일이다.  © 리대로


 
 
이제 남의 말글 배우고 쓰느라고 헛돈을 쓰지 말고, 헛심을 빼지 말자. 한자와 외국어를 배우더라도 필요한 사람이 써야 할 때에 쓰자, 그리고 우리끼리 하는 말글살이는 우리 말글로 하자. 이제 일본 식민지 찌꺼기인 일본 한자말을 계속 쓰자고 한자혼용하자거나 초등교과서에 한자를 같이 쓰고 가르치자는 말을 꺼내지도 말자. 일본 강점기 때 일본 마지막 총독 아베는 “우리는 조선에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지 교육을 심어놓았고 그걸 벗어나려면 100년이 넘게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고 지금 일본 아베 수상은 다시 재무장하고 우리를 넘보고 있다. 제발 정신 차리자. 얼말글 지키기는 정신 차리는 일이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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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9/24 [18:1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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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푸른물 2016/07/05 [13:05] 수정 | 삭제
  • 한자 중국것이 아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