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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한민국, 마르크스에게 길을 묻다
[현장] 국내 최대 마르크스주의 포럼 ‘맑시즘 2015’, 6-8일 고려대 열려
 
임준형   기사입력  2015/02/05 [22:51]

노동자연대가 주최하는 맑시즘2015가 2월 6일(금)부터 8일(일)까지 고려대학교(서울)에서 열린다. 15년째 열리는 맑시즘2015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은 마르크스주의 포럼이다.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여전히 세계 자본주의는 불안정하다. 머지않아 세계경제가 또다시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지배하는 자들의 주장에 의문을 갖게 됐다. 맑시즘2015에서는 사회주의자들, 진보·좌파 운동 활동가와 학자들, 혼돈의 세계에 물음을 던지는 이들이 함께 모여 위기의 자본주의 시대, 우리가 마주한 뜨거운 문제들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 15년째 열리는 국내 최대 마르크스주의 포럼. 사진은 지난해 열린 맑시즘2014 현장모습     © 노동자연대

 

세계 경제위기와 유럽 정치 양극화

 

맑시즘2015의 키워드 중 하나는 경제 위기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다. OECD를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들은 지난해는 힘들었지만 올해는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유럽,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중국, 아베노믹스의 한계가 드러난 일본 등 세계 자본주의가 계속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징후는 곳곳에 있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미국조차 기업 이익이 더는 늘지 않고 있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은 실제 자본주의의 위기들을 분석하면서 발전해 왔다. 2008~09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맑시즘2015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김수행의《자본론 공부》’를 주제로 연설하는 등,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기초를 배우고 토론할 수 있는 워크숍들이 준비돼 있다. 또한 ‘오늘날의 경제 위기와 회복’,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현 위기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등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현 위기의 진정한 원인과 성격을 짚어 보는 워크숍도 열린다.

 

최근 세계 정세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럽 상황을 유럽에서 온 활동가로부터 생생히 들을 수 있다는 점도 맑시즘2015를 놓쳐서는 안 될 이유다. 지속되는 경제 위기와 유럽 정부들의 긴축 정책이 낳은 효과로 유럽 정치 지형이 양극화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프랑스의 국민전선, 독일의 페기다[‘서방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이라는 뜻], 영국의 영국독립당 등 인종차별적인 극우 포퓰리즘 정당과 파시스트 정당들이 성장했다.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우익들은 1월 7일 파리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해 사건을 이용해 제국주의적 개입을 정당화하고, 무슬림 혐오를 부추기려 한다. 그러나 다른 그림도 있다. 긴축 반대 투쟁과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배경으로 그리스에서 좌파 개혁주의 정당 시리자가 집권했다.

 

맑시즘2015에서는 유럽에서 온 활동가, 조셉 추나라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 ‘유럽의 정치 양극화 - 그리스 시리자에서 파리 공격까지’를 주제로 연설할 것이다.

 

한편, 파리 총격 사건에 반응이 전보다 컸던 것은 중동에서 ‘이슬람국가’(ISIS)가 등장한 가운데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맑시즘2015에서는 ‘‘이슬람국가’(ISIS)와 중동의 반혁명 -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을 주제로 한 워크숍도 열린다. 인질을 참수하는 등 잔인하고 종파주의적인 세력이 어떻게 이라크와 시리아에 들어서게 됐는지 분석하고 진정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박근혜에 맞선 노동자 운동 그리고 세월호

 

박근혜 정부의 노동자 공격에 맞서 싸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맑시즘2015는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고민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연말 ‘2015년 경제정책 방향’과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발표하며 공공부문 공격,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등 대대적인 노동자 쥐어짜기를 예고했다.

 

한편, 민주노총 첫 임원 직선제 선거에서 “박근혜에 맞선 2015년 총파업” 등을 내세운 한상균 후보조가 당선하며 박근혜 정부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와 투쟁 열망을 확인시켜 줬다. 맑시즘2015에서는 2009년 쌍용차 점거 파업을 이끌었던 한상균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이 연설한다. 또한 노동운동·사회운동의 활동가들이 ‘2015년 노동자 투쟁 - 민주노총 좌파 지도부의 등장과 활동가들의 과제’, ‘정부의 공무원연금 공격, 어떻게 싸워야 모두의 연금을 지킬 수 있나?’, ‘신자유주의, 한국 노동계급의 변화, 그리고 노동운동’ 등 노동운동의 주요 쟁점들에 대해 논의한다.

 

오는 2월 9일은 세월호 참사 3백 일이 되는 날이다. 지난해 11월 누더기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세월호가족대책위는 투쟁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맑시즘2015에서는 유경근 416세월호유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개막 집회에서 연설하고, 세월호 유가족인 정혜숙 (박성호 군 어머니) 등이 ‘세월호 진실 규명 노력은 계속된다 - 운동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법질서 정책, 민주주의 그리고 저항’을 주제로 이호중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연설한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에 앞장서 왔고, 진보당 해산 심판 등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협받을 때마다 그 부당함을 알리는 데 노력해 왔다.

 

박근혜 정부의 의료 민영화 정책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 온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긴축이 사람을 죽인다 - 근혜노믹스와 의료 민영화’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맑시즘은 따분하거나 현학적인 토론이 아니다. 또, 연사의 연설 뒤에 참가자 누구나 자기 의견을 얘기하고 질문할 수 있는 ‘청중토론’ 시간이 마련돼 있다. 이는 맑시즘만의 특장점이다.

 

맑시즘2015는 여러 부문의 노동자, 청년, 학생들이 서로 경험을 나누며 이론과 실천이 결합된 진정한 마르크스주의를 토론하고 발전시키는 장이 될 것이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맑시즘2015 웹사이트(www.marxism.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기의 자본주의, 대안을 모색하는 모든 이들을 맑시즘2015에 초대한다.

 

* 글쓴이 임준형은 노동자연대 ‘맑시즘2015’ 언론 담당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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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2/05 [22: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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