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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삶, 샤오홍 일대기 그린 <황금시대>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 허안화 감독 연출작
 
임순혜   기사입력  2014/10/06 [10:36]

 

▲ <황금시대>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는 탕웨이, 허안화 감독     © 임순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허안화 감독이 연출한 <황금시대>는 1930년대 혼란 속의 중국을 배경으로 여성작가 샤오홍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색계>로 세계적인 스타로 받돋음한 탕웨이가 샤오홍 역을 맡아 열연을 보여준다.

 

<황금시대>는 1930년대 100권의 작품을 남기고 31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중국의 천재작가로 손꼽히는 샤오홍의 삶과 사랑 등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로, 영화는 샤오홍의 독백으로부터 시작하여 동료 작가들, 문학지 편집인 등의 회고와 샤오홍이 연인 샤오준과 주고받은 편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샤오홍의 삶을 서술해 나간다.

 

어린 시절 집을 뛰쳐나와 하얼빈으로 이주한 샤오홍은 왕은지아와 사랑에 빠지지만 버림받고,

이후 만난 샤오준과 동거를 시작하나, 일본 침략기의 혼란스러운 상황들은 두 사람을 점점 곤경에 빠뜨리고, 결국 헤어져 두안무를 만나 결혼하고 홍콩으로 이주하나, 그곳에서 폐병으로 31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샤오홍은 1930년대 격변의 중국에서 오직 글을 쓸 수 있기만을 원했던 천재작가였다. 영화는 샤오홍과 남자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중심으로 그녀의 삶을 기술하나, 대문호 루쉰과의 인연, 당대 최고의 여류작가 딩링과의 짧은 만남 등 샤오홍이 소설가, 시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병행해 나간다.

 

▲ <황금시대>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 <황금시대> 기자회견에서의 탕웨이     © 임순혜


<황금시대>는 자유롭게 사랑을 하며 천부적인 재능으로 작가로서 인정받지만 늘 외로울 수 밖에 없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영화는 샤오홍의 작가로서의 삶보다는 격동의 혁명기에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그녀의 사랑과 우정 등, 인간적인 고뇌를 더 부각시켜, 그녀의 아픈 삶에 동감하게 한다.

 

샤오홍을 연기한 탕웨이는 "나는 <황금시대>를 통해 5개월간 샤오홍의 삶을 살았다. 내가 살아보았던 시대가 아니기때문에 더 열심히 연기했다"며 " 샤샤오홍의 삶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나는 그녀의 영혼과 내가 한 몸이라고 생각하고 내면을 같게하려고 노력했다"고 혼신을 대해 샤오홍을 연기했음을 드러냈다.

 

탕웨이는 상영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태용 감독과 결혼한 지금이 '황금시대' 아닌가? 하는 질문에 " 허안화 감독님에게도 황금시대이며, 저에게도 당연히 황금시대인 것 같다"고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황금시대>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샤오홍을 증언하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사용하여 샤오홍의 비극적인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하는 거리두기를 통하여 항일과 혁명의 시기에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샤오홍에 한층 더 다가가게 하였다.

 

<황금시대>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었으며, 중국에서는 10월1일 개봉되었다. 대만의 금마장영화제에도 노미네이트되어 수상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다.

 

▲ <황금시대> 영화 상영이 끝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허안화 감독, 탕웨이     © 임순혜

 

허안화 감독은 중산층과 서민층의 애환, 특히 여성의 삶을 그려나가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온 감독으로, 홍콩 금장상 감독상 수상4회, 대만 금마장 감독상 수상 2회의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에서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활약한 바 있다.

 

허안화 감독은 중국 안샨에서 태어나 홍콩대학을 졸업하고 런던필름스쿨에서 공부한 후 호금전의 조감독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망향>(1982), <객도추한>(1990), <천언만어>(1999), <옥관음>(2003), <이모의 포스터모던라이프>(2006), 그리고 <심플 라이프>(2011)가 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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