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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골도 앞 바다 깊은 슬픔 창작판소리로 토해내다
[공연] 제8회 임방울류 <적벽가> 정철호 제자 연창발표회
 
김영조

“맹골도 앞 바다 물을 다 마셔서
우리에 자식들을 건질 수만 있다면은
엄마인 이 애미는
저 거친 바다를 다 마시겠다.
눈물과 바다를 서로서로 바꾸어서
자식들을 살릴 수가 있다면은
엄마인 나는 삼백 예순 날을 통곡을 하겠노라“ 
 

▲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보유자 후보 정명숙 명인이 살풀이춤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달랜다.     ©김영조

    

▲ 도종환 시인이 비통한 목소리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시 “맹골도 앞 바다의 깊은 슬픔”을 흐느낀다.     © 김영조
▲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전수조교 김수연 명창이 정철호 명인이 작창한 창작판소리 “맹골도 앞 바다의 깊은 슬픔”을 토하고 또 토한다.     © 김영조


장내 청중들은 숨을 죽인다. 아니 통곡을 삼킨다. 도종환 시인이 비통한 목소리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시 “맹골도 앞 바다의 깊은 슬픔”을 흐느낀다. 이어서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보유자 후보 정명숙 명인이 살풀이춤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달랜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보유자 정철호 명인의 북장단에 맞춰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전수조교 김수연 명창이 4명의 제자들과 함께 창작판소리 “맹골도 앞 바다의 깊은 슬픔”을 토하고 또 토한다. 
    
이날 공연은 정철호 명인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특별공연으로 꾸몄기에 특별히 도종환 시인이 시를 쓰고 직접 출연하여 낭송하고, 정철호 명인이 작창을 했으며, 김수연 명창이 소리를 하는 뜻 깊은 공연이 되었다. 정철호 명인의 장착과 김수연 명창의 소리가 어우러져 장착판소리가 전통판소리 5바탕에 못지않게 청중들은 감동하고 이를 깨물며 눈물을 감추어야만 하게 했다. 아직 세월호는 진행형이기에 더욱 그렇게 느꼈음이다.  
    
어재 9월 25일 저녁 7시 30분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 제8회 임방울류 <적벽가> 정철호 제자 연창발표회는 이렇게 2부의 새월호 희생자를 위한 공연이 있었지만 먼저 1부에서는 임방울류 <적벽가>를 정철호 명인의 제자들이 이어 불렀다.  
 

▲ 어린이왕중왕경연대회에서 판소리대상을 받은 유송은 어린이 소리꾼이 적벽가 한 대목을 혼신을 다해 부르고 있다.     © 김영조
▲ 적벽가 한 대목을 부르는 정철호 명인의 어린 제자들     © 김영조
▲ 임방울류 적벽가를 부르는 정철호 명인의 제자들     © 김영조


임방울이 누구던가? 동국예술기획 박동국 대표의 말처럼 임방울은 우리 판소리 역사의 뿌리이자 원형이며, 자존심이 아니던가? 1925년 약관 25살의 나이로 전국명창대회에서 “춘향가” 중 <쑥대머리>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음은 물론 음반을 취입하여 조선과 일본, 만주에서 전무후무한 120만 장 음반 판매를 기록한 신화적인 존재였다. 지금도 나오기 어렵다는 그야말로 밀리언셀러가 분명했다. 
    
그런 임방울 명창이 1960년 전북 김제 무대에서 “수궁가”를 부르다 쓰러졌고, 이듬해 3월 57살의 나이로 아까운 삶을 마감한 이래 그 임방울의 소리가 제대로 이어오지 못하는 한이 남았다. 이에 임방울의 수제자였던 정철호 명창이 선생의 맥을 잇고자 고군분투하는 것이 바로 이 임방울류 <적벽가> 정철호 제자 연창발표회다. 
    
일반 청중에게는 적벽가가 좀 어려울 수 있는 대목이겠지만 이날 공연에 나온 어린 제자가 어른 못지않게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청중들은 자못 감동해마지 않으며 여기저기 추임새로 화답하는 모습이 보였다.  
 

▲ 14명의 고수와 함께 흥보가 한 대목을 부르는 이등우 명창     © 김영조


정철호 명인은 고수로서만이 아니라 소리꾼으로서도 명인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소리를 했다. 그와 함께 “못 치는 북이지만 북을 한번 쳐볼랍니다.”라는 겸손의 말과 함께 고수로서의 진가도 분명하게 청중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32호 흥보가 보유자 이등우 명창은 14명의 고수가 치는 합북의 위력과 함께 흥보가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었다.  
    
이날 공연에 남양주에서 달려왔다는 교사 강희수(47) 씨는 “창작판소리 맹골도를 들으며 나는 새어나오는 오열을 참으려 무던히 애를 썼다. 하지만, 맘으로는 펑펑 울고 싶었다. 새파란 젊은 청춘들 300명을 차가운 바다 속에 수장시킨 것은 우리 모두가 큰 죄를 지은 것일 게다. 오늘의 소리와 살풀이춤으로 그 원혼들이 편안한 나라에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리고 세월호 사건의 모든 것을 낱낱이 밝혀 다시는 대한민국 땅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판소리가 이렇게 우리의 가슴을 크게 울릴 수 있다는 것에 새삼 판소리의 위력을 절감한다.”라고 말했다.  
    
또 정릉동에서 온 장안나(38, 회사원) 씨는 “임방울 선생님이 그렇게 위대한 분인 줄 몰랐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음반 120만 장을 판 분이란 것을 보면 선생님은 어쩌면 국악계최고의 위인일지도 모른다. 그런 분의 소리맛이 다시 살아나 진정한 판소리를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계절의 촉감을 분명하게 느끼는 한 가을날, 우리는 진한 국악의 향기에 취했다.
    

▲ 임방울류 적벽가 한 대목을 부르는 정철호 명창     ©김영조


     

▲ 힘찬 북장단으로 청중의 넋을 빼놓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보유자 정철호 명인     ©김영조


    
    


기사입력: 2014/09/27 [10:1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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