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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경계 넘나드는 액션 영화 <스테레오>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독일 엘렌바인 감독 연출
 
임순혜   기사입력  2014/08/12 [12:38]

 

▲ 영화 <스테레오>의 한 장면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7월17일부터 7월27일까지 열렸던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된 독일의 막시밀리언 엘렌바인 감독의 <스테레오>는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전적 장르의 관습과 한게를 판타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액션영화다.

 
<스테레오>는  과연 우리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나는 변했지만, 내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들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닐 수 밖에 없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영화다.
 
한적한 시골에서 오토바이 수리점을 운영하며 여자친구와 그녀의 어린 딸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에릭. 그의 평화로운 삶은 헨리라는 낯선 사내의 방문을 받으며 환영인지 실재인지 구분할 수 없는 헨리라는 낯선 남자와 만나며, 그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그의 감춰진 어둠 속의 과거가 되살아나 가족들을 위협하기 시작하고, 숨겨진 과거가 점차 드러난다. 에릭은 과연 과거를 부정하며 눈을 감을 것인가, 아니면 그릇된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뛰어들어야 할 것 인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나는 변했지만 내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들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닐 수 밖에 없을까? <스테레오>의 화두는 참회를 통해서 사람은 용서받을 수 있으며, 과거의 아픔과 그릇된 행동으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는 것인가?다.
 
 
▲ 영화 <스테레오>의 한 장면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스테레오>의 막시밀리안 엘렌바인 감독은 과거의 고통은 돌이킬 수 없으나, 인간은 반성과 각성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즉, 인간은 과거와 유사한 고통의 상황에 처할 경우,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똑 같은 실수를 반복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실천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스테레오>는 현재와 과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고전적 장르의 관습과 한계를 판타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고전적 갱스터 무비의 관습을 따르는 캐릭터와 가족의 복수라는 이야기 구조에 주인공의 잠재 의식을 형상화시킨 초현실주의적 영화기법을 도입하고, 홍콩 영화를 연상케 하는 총격 액션과 결투 공간을 설정하여 장르 경계의 넘나듦과 영역의 확장을 실현하고 있다.
 
마치 1980년대의 홍콩영화를 보는 듯한 남성적인 핏빛 액션을 통해 인격의 분열과 그 극복을 통한 자아의 발견의 과정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또한 업보의 굴레를 벗어나 구원을 향해 몸부림 치는 한남자가 보여주는 애달픈 참회의 묵시록이기도 하다.
 
영화의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느와르 풍의 어두운 톤을 유지하면서도, 때로는 대조적으로 사용된 생생한 색감, 부유하는 듯한 카메라, 귀에 꽂히는 일렉트릭 사운드를 통해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하고 있다.  
 
▲ 개막작 <스테레오>를 연출한 막시밀리언 엘렌바인 감독의 인사!, 제18회 부천 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부천체육관     © 임순혜

 
<스테레오>의 막시밀리언 엘렌바인 감독과 알렉산드로 비켄바흐 프로듀서는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스테레오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에 대해 감독은 "좋은 제목을 짓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다"며, "베를린영화제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알렉산드로가 스테레오를 하면 좋겠다고 해서 그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한국어에서는 모르겠지만, 독일어에서는 이미지가 좋은 단어이다. 주인공이 둘로 갈라져 있다는 의미에서 스테레오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위르겐 포겔의 연기에대해, 감독은 “첫 장편영화에서 조연을 해주셨던 분이다. 그때 같이 작업했는데, 나와 너무 잘 맞았고, 한 인간으로서도 마음에 들었다”며  “위르겐 포겔은 본능에 따라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 테이크를 두세 번밖에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굉장히 전문적인 배우이다. 사전에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 많이 나눴지만,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본인의 직감으로 연기를 해줬다”고 주연 배우를 극찬했다.   
 
▲ 막시밀리언 엘렌바인 감독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막시밀리언 엘렌바인 감독은 1999년 베를린의 독일 영화 방송 학교에 입학, 졸업작품이자 장편 데뷔작 <그래비티>(2010)로, 퍼스트스텝스어워드에서 최우수작품상, 막스오퓔스어워드에서 최우수작품상, 그리고 시애틀국제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05년 로빈 폰 하덴베르그와 함께 팻레이디필름프로덕션을 설립하고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 이미지 영화와 광고를 제작했으며, 광고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어 2011년 독일광고영화어워드에서 베스트바이럴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스테레오>는 그의 두번째 장편이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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