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수도권 후보단일화가 여야의 '명망가 후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야권은 단일화가 순풍이 되기를, 여당은 경쟁자들에게 역풍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새누리당 임태희·나경원·정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정장선, 정의당 노회찬 등 수도권 재·보선판에는 '전직 의원'들이 수두룩하다. 여기에 대권주자급인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도 '거물급'으로 분류된다.

25일 여야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에 따르면 새누리당에서는 정미경(경기 수원을),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손학규(수원병)·정장선(경기 평택) 후보가 '단일화 바람'과 무관하게 우세에 있다. 정미경·정장선 후보는 해당 지역구에서 '금배지'를 달았던 만큼 인지도 면에서 우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도지사 출신인 손 후보는 단일화 이전에 이미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비록 오차범위 이내긴 하나 열세를 우세로 뒤집은 상태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정의당 지지자는 물론, '단일화 바람'에 힘입은 야권성향 관망층도 투표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손 후보가 유리해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구에서는 단일화 바람의 영향에 따른 판세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해당 지역은 여야를 막론하고 '연고가 없는' 명망가들이 출마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야의 전망은 엇갈린다. 여당은 성사 시기가 늦고 이미 예견된 진부한 이벤트라는 점, 오히려 위기감을 느낀 여당 지지층의 결속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 등에 따라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본다. 야권은 사퇴 후보자들의 '살신성인'이 지지를 얻고 있고, '승리 가능성'이 확산돼 수도권 전역에서 지지층 결속이 이뤄지고 있다며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나경원 대 정의당 노회찬, 이른바 '나노 전쟁'이 벌어진 서울 동작을에서는 두명의 유명 전직의원 중 한명만이 국회로 복귀하게 된다. 여야 모두 자신들이 유리하다고 주장하지만, 일단 노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추격의 동력을 확보한 것은 분명하다.

단일화 이전 여론조사로만 따져도 노 후보는 '더블 스코어'에 가깝던 지지율 열세를 10%p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 남은 선거기간 본인의 개인기에 야권의 전폭적 지원이 더해진다면 '국회 복귀'가 가능할 수 있다. 반대로 나 후보는 야권의 추격을 제치고 초반 우세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단일화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다만 '그동안 여론조사에 여당지지율 거품이 끼었다'고 여긴 유권자라면, '단일화 덕분에 동등한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판단할 근거는 될 수 있다. 야권 표결집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가 나선 수원정,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가 출마한 경기 김포를 놓고도 여야 판단은 다를 게 없다. 여당은 단일화 효과가 없다고, 야권은 단일화로 승기를 잡았다고 각각 판단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수원정은 박빙우세이고 김포는 접전으로 보고 있는데, 단일화 효과가 수원정에는 직접적으로 미치고 김포에도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투표율이 관건이다. 이번주 삼성전자 직원들의 대대적 휴가 등 수원정에서는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