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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인 출신 의원의 '영등포의 정치' 미래를 말하다
김영주 의원과 남편 민긍기 교수와의 <영등포의 정치와 문화이야기> 눈길
 
김철관   기사입력  2013/09/15 [17:45]
▲ 표지     © 도서출판 누리
실업농구선수, 은행원, 노조간부, 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이어 19대 지역구 국회의원 된 민주당 김영주(영등포 갑) 국회의원이 남편 민긍기 교수와 함께 ‘영등포의 정치와 문화이야기’를 펴냈다.

김영주 민주당의원과 남편인 민긍기 창원대 국어국문학과교수가 지은 <영등포의 정치와 문화이야기>(도서출판 누리, 2013년 9월)는 서울 영등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대한민국이 현재 당면하게 있는 문제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는 영등포. 영등포 전통시장은 대기업 백화점과 마트의 공격적인 영업에 밀려 과거의 영화를 잃은 지 오래다. 이렇게 갑의 횡포로 눈물짓는 을의 서글픔 사연이 녹아 있다. 준공업 지역으로 묶어 있어 대도시에 살면서도 불편을 겪으며 살고 있고, 상대적 박탈감에 상심한 사람들, 죽어가는 서민경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바로 영등포이다. 저자 김 의원은 영등포를 되살리는 일이 결국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섹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영등포 정치이고, 또 하나는 영등포 문화이다. 전면에 등장하는 영등포 정치에 대해서는 김영주 의원이 썼고, 후면에 나오는 영등포 문화에 대해서는 남편인 민긍기 교수가 썼다. 서로의 섹터를 인정하는 공저인 셈이다.

영등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밀려온 숙제가 많다. 준공업 지역 규제, 부족한 녹지, 소외된 문화환경,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불충분한 교육환경, 노인복지, 등굣길의 나쁜 카페촌 등 수없이 많다. 그간 정치인들은 이런 밀린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 온 것이다.

“나는 농구선수출신이다. 스포츠의 생명은 페어플레정신이다. 바로 이런 정신이 경제에도 적용돼야 한다. 지더라도 흔쾌히 인정할 수 있는 것이 페어플레이다. 그러려면 룰이 공정해야 한다. 그래야 상생할 수 있다. 강자가 황포를 부릴 때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정하게 휘슬을 불어주는 것이 정치이다. 약자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가 필요한 시대이다.”
-분문 중에서-


영등포시장의 많은 수가 아직도 일수를 쓴다. 일수는 사채이다. 돈이 필요한데 담보가 없고 신용등급이 낮아 빌릴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율이 높은 사채를 한번 쓰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깊은 수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들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허용하고 장기적으로 갚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수입에 맞춰 차등화 해줘야 하는 규칙을 정해주면 되는 것이다. 바로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겉도는 출산대책에 대해서도 낳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말만 앞세운 출산대책이 아니라 정말 당사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펴야 한다.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서 안 낳은 것이 아니라 낳을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 못 낳는다는 것도 알아야한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재래시장의 활성화가 서민경제의 핵심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재래시장은 여론형성의 중심이면서 그 시대의 현재 모습을 가장 잘 반영하는 곳이다. 바로 영등포의 현재를 말해주는 곳이 영등포시장이다. 시장이 활기차다면 우리 사회도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시장에 손님이 많고 돈이 잘 돌고 상인들이 웃음을 띠고 있다면 현재 우리사회에도 돈이 잘 돌고 서민들이 웃고 있다는 증거이다. 시장을 활성화시켜야만 서민경제가 돌아간다.” -본문 중에서-

영등포 문화에 대해 쓴 남편 민긍기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고전을 전공한 학자이기 때문에 역사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그는 영등포구청 인터넷사이트의 영등포 내력이 오자에다가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보는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글로 여러 사림들이 그렇게 이해할 것 같아, 이 책을 통해 과감히 수정을 해 놓기도 했다.

현재 영등포 구화(區花, 구청을 상징하는 꽃)는 목련이다. 어떤 이유로 영등포의 구화를 목련으로 정했는지 모른다. 사실 조선시대 영등포를 대표할 만한 꽃은 당산동에 해당화(海棠花)였다. 현재 당산동은 조선 정조 이전에는 금천현 상북면 당산리(堂山里) 였는데, 당시 당산리(堂山里)를 당산리(棠山里)로 표기하는 적이 있을 정도 였다. 당(棠)은 해당화를 뜻하는 한자였다고 밝히고 있다.

영등포가 속해 있던 금천현을 대표하는 인물은 고려시대 장군 강감찬, 고려 장령 서견, 조선 영의정을 지낸 이원익 등이고, 문래동 출신 조선 장군 이숙도 영등포의 인물이었다. 영등포의 특산물은 한강과 안양천에서 나온 붕어와 참게였다. 당시 영등포는 매사냥이 잦았고 사냥감은 꿩이었다. 당시 꿩도 금천현 영등포의 특산물이었다.

그럼 금천현 영등포에서 나라님에게 받친 토산물은 뭘까. 지초와 백편두였다. 백편두는 울타리에 심던 제비콩 중에서 흰 꽃이 피는 제비콩의 씨앗을 일컫는 말이다. 백편두는 주로 설상 등 소화기계통의 약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영등포 대표적 효자가문은 송씨 가문이었다. 송율과 그 후손 송수회의 효행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그들이 살던 곳에 있던 못 이름을 송가택으로 부르기도 했다. 영등포의 포구는 어디쯤 위치했을까. 바로 영등포 로터리에서 당산동쪽으로 3리가량 떨어진 영등포 3동에 접한 여의도 샛강 어디쯤에 위치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영등포의 정치와 문화이야기>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이날 공동저자인 김영주 의원와 민긍기 교수가 함께 나란히 참석했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 신경림 민주당의원 등 의원들도 상당수 참석해 축하했다.

저자 김영주 의원은 서울 출신으로 무학여중.고를 졸업하고 신탁은행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 은행원으로서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상임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 진입해 4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혔다. 당시 국회의원 299명 중 연속 우수의원에 선정된 의원은 21명뿐이었다. 그러나 의정 성적과 당선은 별개였다. 18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여당 후보에게 1%차이로 낙선했다. 현재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민주당 정무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면서 19대 첫 국회 국정감사 우수의원이 됐다.

또 다른 저자 남편 민긍기 교수는 충청남도 당진 출신으로 연세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며, 경상남도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980년에 결혼해 영등포에서 26년째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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