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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개막, 개막작은 <폭스 파이어>
로랑 캉테 감독의 상처입은 소녀들의 자아찾기 과정 그려
 
임순혜   기사입력  2013/04/26 [18:45]
▲ 제11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사회를 보는 배우 전현무, 강예원     © 임순혜

▲ 1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선언을 하는 송하진 조직위원장     © 임순혜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25일 오후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배우 전현무 강예원의 사회로 개막식을 가졌다.
 
고석만 집행위원장 체재에서 처음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은 임권택, 배창호, 이장호, 정지영 감독, 류승완 감독과  장률감독, 고바야시 감독, 배우 안성기, 정우성, 개막작 <폭스 파이어>의 로랑 캉테 감독과 배우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로 시작된 개막식은 송하진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 '다비치'의 개막 축하 공연, 경쟁부문 심사위원 소개, 개막작 <폭스 파이어>의 로랑 캉테 감독과 배우 소개에 이어 개막작 <폭스 파이어>의 상영으로 진행되었다. 
 
▲ '다비치'의 개막 축하 공연     © 임순혜

▲ <디지털 삼인 삼색>의 장률 감독, 고바야시 감독     © 임순혜
 
4월25일부터 5월3일까지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메가박스 전주(객사), CGV전주, 전주시네마타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상영관 13곳에서 진행되는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일본,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46개국에서 장편117편, 단편 61편, 이벤트 상영작 12편까지 모두 190편이 경쟁부문, 시네마 스케이프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 상영 이외에도 YMEA, 프로젝트 커밍 순, 마실, 낭만유랑악단 등의 공연이 진행되고, 맥주, 소주칵테일이 제공되는 관객파티 등이 열리며, 고사동 영화의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폭스 파이어>     ©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클래스>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로랑 캉테 감독의 신작 <폭스파이어>다.
 
<폭스 파이어>는 성과 폭력으로 만연한 남성우월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소설에 담아온, 영미권 대표 여성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으로, <폭스파이어>는 1950년대를 배경으러 갱으로 변모하는 십대 소녀들의 모습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부각시킨다.
 
<폭스파이어>는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성폭력을 경험하고 상처 입은 소녀들이 다시 세상에 맞서는 과정을 한 소녀의 일기 형태로 그려낸다.
 
그러나 집을 얻어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며 상처를 치유하려던 소녀들은 생존을 위해  남성을 성적으로 유혹한 뒤 돈을 갈취하는 갱으로 변신하게 되며, 세상이 소녀들에게 가한 폭력의 방식은 고스란히 복수의 방식으로 변모하게된다.
 
<폭스 파이어>는 갱으로 변하며 생존을 구하게 된 소녀들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이들을 떠나게 된 한 소녀의  회상하는 일기를 통해, 순수했던 소녀들의 열정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뒤섞게 되는 과정을 드러내 준다.
 
<폭스 파이어>는 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여전히 오늘날에도 진행되는 진행형이다. 성과 폭력으로 만연한 남성우월사회에서 여전히 여성과 약자는 점점 고립되고 소외되어 가고, 정의는 실현되지 않으며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을 드러내 주기에 감동을 준다.
 
<폭스 파이어>를 연출한 로랑 캉테 감독은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인력자원부>를 상영하며 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1961년, 파리 근교 도시에서 출생한 로랑 캉테 감독은 영화고등연구소 IDHEC를 졸업하고 다큐멘터리 <철야>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했으며, 38세에 내놓은 데뷔작 <인력자원부>는 로랑 캉테를 단숨에 주목해야할 감독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로랑 캉테 감독은 사회 안에서 갈등을 겪는 개인의 이야기에 주목해왔는데, 두 번째 연출작 <타임 아웃>으로 제58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타임>, <필름 코멘트>, <빌리지 보이스> 등에서 뽑은 2002년 영화 베스트 10에 들면서 거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데뷔작 <인력자원부>에서 로랑 캉테는, 주 35시간 노동제 도입을 강행하려는 회사와 이에 파업으로 맞서는 노조의 투쟁을 그렸으며, <클래스>에서도 도시 빈민가 고등학교 교사와 아이들의 문제를 다루는 등 그의 시선은 소외되고 낙오된 모든 약자들을 향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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