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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감독들이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세계영화 흐름 보여줘
 
임순혜   기사입력  2012/10/07 [19:48]
 
 
▲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플래시 포워드&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     © 임순혜

 
10월5일 오전11시,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렸는데, 뉴 커런츠 벨라 타르 심사위원장 등 심사위원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인 벨라타르 심사위원장, 데이비드 길모어 비평가, 가와세 나오미 감독, 배우 정우성 등의 심사위원이 참석했다.
 
▲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인 벨라 타르 감독     ©임순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인 벨라 타르 감독은 "심사원들 간에 의견 차이가 있기를 바라며 만장일치는 원하지 않는다"며 "수많은 대화로 서로 다른 생각의 간격을 좁히며 결과물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헝가리의 벨라타르 감독은 <파멸>(1987), <사탄 탱고>(1994), <베크마이스터 하모니즈>(2000), <런던에서 온 사나이>(2007) 등의 영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헝가리의 거장으로, 1987년 작 <파멸>에서 유감없이 발휘된 흑백촬영과 길게찍기의 화면은 벨라 타르의 대표적인 스타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벨라 타르 감독은 조르주 심농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런던에서 온 사나이>로 2007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국내 개봉한 <토리노의 말>(2011)은 2011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2012 팜스프링스국제영화제의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였다. 최근에는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 대학에 새로운 영화 교육과정을 창설하면서 새로운 영화인을 양성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 감독이다.
 
▲ 심사위원인 데이비드 길모어 평론가     ©임순혜
데이비드 길모어 평론가는 "작가로서 심사위원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했는데 상을 한 번 받은 후로 심사위원들은 신선하고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수상이라는 것은 심사위원을 수상자의 편으로 만들게 된다. 나도 심사위원으로서 관객들에게 다양한 영화를 소개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길모어 심사위원은 작가, 비평가, 교수 등 다양한 매체의 문화 인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의 소설은 캐나다의 대표적인 비평가 노스럽 프라이와 같은 거장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으로 떠나는 완벽한 하룻밤』으로 2005년 캐나다총독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저자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캐나다 TV 방송 다큐멘터리인 『길모어의 예술 순례』를 진행하면서 1997년에 방송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토론토 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심사위원인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     © 임순혜
가와세 나오미는 자국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및 픽션 영화 연출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감독으로, "한국 분들의 파워를 느끼고 있다"며 "이웃나라 일본이 봤을 때 한국 분들은 굉장한 파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작품에서도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 같다"고 한국 영화를 호평했다.
 
가와세 나오미는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따뜻한 포옹>(1992)을 만들어 1995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국제영화평론가협회특별언급을 받아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그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1997년 <수자쿠>(1997)로 역대 최연소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였다.

2006년에는 자신의 출산과정을 소재로 한 <출산>(2006)으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와 대만, 코펜하겐 및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또한 <너를 보내는 숲>(2007)으로 2007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였다. 
 
▲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배우 정우성     © 임순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배우 정우성은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는데 뜻깊은 자리에 참여하게 됐다"며 "심사위원이자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뉴처런츠 심사에 깊숙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이자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진 사람으로서 영화의 의미를 되짚어볼 기회를 얻어 영광이다"고 밝혔다.
 
심사 기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정우성은 "내겐 특정 심사기준이 없다. 영화는 각기 다른 세계로의 초대다. 감독의 세계가 어떻게 전달되느냐가 내게 공감을 줄 것이고 잘 정리된 영화가 있다면 나는 그 영화에 표를 던질 생각이다"고 답했다.
 
<구미호>(1994)로 데뷔한 정우성은, 이후 <비트>(1997)의 '민', <태양은 없다>(1998)의 '도철'이라는 캐릭터로 젊은 세대의 아이콘이 되었으며, 2001년부터 중국에서 촬영한 <무사>(2001)를 통해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의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하였으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으로 2008 칸영화제에, <검우강호>(2010)로 2010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지금까지 총 22편의 국내외 영화에 출연했다.
 
▲ 이란 나히드 고바디 감독의 <111명의 여인들>     ©임순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초청작은 10편으로 다소 줄었으나, 보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들로 라인업이 짜여졌다.
 

대만에서는 장영치의 <빛의 손길>과 수자오렌의 <17세의 꿈>이 초청 되었다. <빛의 손길>은 맹인 피아니스트와 댄서의 꿈을 키워나가는 소녀가 사회 속 편견을 극복하고 교감을 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펼쳐 보이 는 작품이며, <17세의 꿈>은 모두가 사랑하면서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는 인간군상을 그린 독특한 시점의 작품이다.
 

이란에서는 나히드 고바디가 <111명의 여인들>에서 이란 내 쿠르드족 문제를 이야기한다. 로드무비 형식의 이 작품은 한 편의 우화이면 서 동시에 신랄한 풍자영화다. 정치적 혹은 야만적 폭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피해자의 이야기는 빈센트 산도발의 <유령>과 니틴 카카르의<시네마>에서도 볼 수 있다. <유령>은 놀라운 반전과 함께 '양심'의 문제를 제기하며, <시네마>는 영화가 폭력의 반대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 음을 보여주는 영화찬가이기도 하다.

▲ 이돈구 감독의 <가시꽃>     © 임순혜

 츠루오카 게이코의 <고래마을>과 나와폰 탐롱라타나릿의 <36>은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찾는 과정에서 성장 해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드무비이다. 마리암 나자피의 <카얀>은 아랍문화와 서구문화가 교차하는 벤쿠버의 한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남녀 간의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한국영화로는 순 제작비 3백만 원으로 제작된 <가시꽃>은 죄와 양심에 관한 성장 드라마이자, 과거사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스물여덟 살 주인공의 속죄담이다.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는 사소한 오해가 죽음이라는 극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삶의 비극과 교훈을 역설하는 형제 드라마이자 복수극이다. 감독의 안정된 연출 및 정치한 플롯, 출연진의 호연 등이 3류 통속 드라마를 넘어선다. 한국영화아카데미가 배태한 2012년의 주목할 만한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작품이 올 부산국제영화제의 대상을 차지하게 될지 기대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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