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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소리의 진수, 소리극에 담아 빛으로
[공연] 서도소리극 “항두계놀이” , 농민들의 애환과 해학이 그득
 
김영조
  
▲ 서도소리극 “항두계놀이”에선 저렇게 흥겨운 모습으로 소리를 한다.     © 김영조

우리 전통음악에는 민요가 있는데 민요에는 남도민요, 경기민요가 있고 그에 못지않은 서도소리도 있다. 서도소리에는 수심가, 엮음수심가, 배따라기, 영변가, 긴아리, 자진염불, 긴난봉가, 사리원난봉가, 감내기 같은 다양한 가락이 존재하는데 일반인들이 서도소리를 제대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 그 목마름을 단번에 풀어낸 공연이 있었다. 

바로 지난 6월 17일(일요일) 저녁 5시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사)항두계놀이보존회(회장 유지숙)와 서도연희극보존회가 주최하고, 문화재청과 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 평안남도도민회의 후원으로 열린 서도소리극 “항두계놀이”가 그것이다.  

“항두”란 말은 일종의 두레이다. 마을 사람들이 힘든 농사를 지으면서 혼자 하지 않고 여럿이 함께하여 손쉽게 또 즐겁게 농사일을 하려는 것이다. 노동의 고단함을 덜고 흥겹게 일하려고 민요를 메기고 받는 놀이가 바로 항두계놀이다. 

무대가 열리자 먼저 시어머니와 두 며느리가 씨앗을 고르며 고축과 법고춤으로 복을 부르고 풍년을 기원한다. 이어서 긴아리와 자진아리를 부르며 들녘에서 씨앗을 뿌린다. 이렇게 시작한 공연은 모내기와 김매기를 하고 추수를 하면서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데 서도소리로 시작하고 서도소리로 끝을 맺는다. 

      
▲ 모내기를 하는 동안 <평안도모내기> 소리를 한다.     © 김영조
     
▲ 극의 마무리 부분 유지숙 명창과 출연자들이 <사설난봉가>를 부르며 하나가 되었다.     © 김영조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난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난다
이십리 못 가서 불한당 만나고
삼십리 못 가서 내 생각하고서 되돌아오누나
에 에헹 어야 어야더야 내 사랑아 에헤

앞집의 체네가 시집을 가는데 뒷집의 총각이 목 매러 간다.
앞집 처녀가 시집을 가는데 뒷집 총각이 목 매러 간다.
사람 죽는 건 아깝지 않으나 새끼 서발이 또 난봉 나누나
에 에헹 어야 어야더야 내 사랑아 에헤“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유지숙 명창과 출연자들은 하나가 되어 “사설난봉가”를 부른다. 나를 아니 서도소리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고 이십 리도 못 가서 불한당 만나고 삼십 리도 못 가서 서도소리 생각에 되돌아온단다. 또 앞집 처녀가 시집을 가는데 뒷집 총각이 목매러 간다나? 그런데 사람 죽는 것 걱정이 아니라 새끼 서발 난봉 나는 것이 아깝다고 눈을 흘긴다. 


▲ 김매기를 하면서 <호미타령>을 부른다.     © 김영조
   
서도소리는 이렇게 농민들의 애환과 해학이 그득하다. 단편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이런 서도소리들을 공연 하나로 섭렵하는 것이다. 이런 행운이 있을 수 있는가? 그동안 항두계놀이를 창작하고 발전시키고 이끌어왔던 유지숙 명창의 역작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관객들은 입을 모은다.  

이 공연 하나로 접할 수 있는 서도소리는 긴아리, 자진아리, 평안도 모내기, 황해도모내기, 평안도자진모내기, 호미타령, 자진호미타령, 호무가, 수심가, 엮음수심가, 개성난봉가, 양산도, 잦은난봉가, 빠른난봉가, 개타령, 막치기타령, 자진방아타령, 사설방아타령, 풍구소리, 자진풍구소리, 방아찧기, 사설난봉가로 웬만한 서도소리는 모두 망라돼있다. 

동시에 이 공연은 극의 재미도 더해준다. 특히 술주정뱅이 한 명이 내내 극의 흐름과 함께하면서 청중들의 배꼽을 잡게 한다. 소리하기도 바쁜 사람들이 연기까지 매끈하게 해냄으로써 청중들을 두 배로 기쁘게 해준 공연이었다. 

▲ 극 중 술주정뱅이가 무대에 드러눕자 이를 일으켜 세우는 장면     © 김영조
 
▲ 방아를 찧으면서 <자진방아타령>을 부른다.     © 김영조
    
소리극이 진행되면서 어떤 한 스타를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가 골고루 나와 각자 나름의 소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게 진짜 “항두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극 중간에 쉬는 시간을 두면서 이때 우리나라 피리 최고의 대가 최경만 명인이 샤막(살짝 비쳐보이는 얇은 막) 뒤에서 은은한 모습으로 날나리(태평소) 공연을 해 호평을 받았다. 

어려운 여건에도 서도소리 전통의 맥을 이어가면서 ‘항두계놀이’라는 토종뮤지컬을 만들어 우리소리의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사)항두계놀이보존회의 노력이 돋보이는 공연이었 다.

    
▲ 샤막 뒤에서 은은한 모습으로 최경만 명인이 날나리를 연주한다.     © 김영조
   
▲ 공연이 끝난 뒤 항두계소리극을 이끌고 있는 유지숙 명창이 청중들에게 인사한다.     © 김영조

평안남도 박용옥 도지사는 “고향의 그리움으로 세월을 산 실향민들에게 잠시나마 향수를 달래줄 이번 공연에 우리 실향민들과 같이할 수 있어서 무한 행복하게 생각한다. 지원도 늘 부족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러한 전통문화를 열심히 전승하며 맥을 이어가는 <항두계놀이> 전승자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뜻을 표한다.”라고 말한다. 

이날 공연을 보러온 재일교포 윤조자 교수(명지전문대 교환교수)는 “이러한 전통소리극 공연이 있는 줄 몰랐다. 평소 자주 접하지 못해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서도소리에 극형식을 가미해 만든 작품이 아주 신선했다. 보통 민요는 노래만 부르는 줄 알았는데, 이러한 뮤지컬 형식이 춤과 율동을 좋아하는 세대에 주목을 받을 것 같다. 이런 공연을 자주 보고 싶다.”라고 공연을 본 소감을 말했다. 

또 자리를 함께한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회장은 “이런 전통음악 공연을 제대로 지원해주는 곳이 없기에 이런 공연은 열악한 환경에서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굳세게 전통을 이으려 노력하는 항두계놀이보존회 회원들을 크게 칭찬하고 싶다. 특히 출연자들이 전문인다운 자세로 관객을 적당히 웃기기도 하고 깔끔하게 공연을 해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다만, 재정이 빈약하여 기악반주를 직접 하지 못한 점과, 무대장치와 소도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정말 아쉽다.”라고 평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서도소리를 하나의 극으로 완성함으로써 청중들이 연극을 보는 느낌으로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서도소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한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2호 ‘서도소리극 항두계 놀이’는 개인주의에 흠신 빠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두레와 같은 공동체 의식을 소중히 여겼던 우리 겨레의 훌륭한 덕목을 되새김하게 한 아름다운 토종 뮤지컬이었다.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청중들의 얼굴에 피운 환한 웃음꽃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었다. 

기사입력: 2012/06/20 [14:10]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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