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한명숙과 문재인, 이들은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됐을 때 ‘참여정부 외교의 결실’이라는 등 모두 입을 모아 자축하였습니다. 심지어 조갑제는 “100년만의 성군”이라는 등 조중동과 더불어 칭송하였습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한미FTA가 양국을 ‘투자자의 천국’으로 만들어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마치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슬슬 비판을 시작합니다.
② 한명숙 등의 과거 모습 - 위키리크스가 지난해 공개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외교전문에서 분명히 드러난 내용입니다. 2007년 5월11일 한명숙이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에게 오찬 모임에서 건넸던 이야기입니다.
한명숙은 “내년 봄 새 정부가 들어서기를 기다리기보다 이번 가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길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친절하게도 “반대론자들은 큰 힘이 없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답니다.
③ 한명숙 등의 지금 모습 - 한명숙 등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8일 주한 미국대사관을 방문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상원의장,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전달합니다.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한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폐기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이 그저 임기응변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비록 간접적이나마 지난날 자신들의 행적에 대한 대국민 참회를 암시하는 것인지는 조금만 더 지켜보면 절로 드러날 것입니다.
④ 아무래도 궁색한 핑계거리로 보여 - 한명숙 등은 금번 서한에서 “이명박 정권이 추진한 한·미 FTA는 국가 이익이 실종된 것이어서, 이 상태로는 발효시킬 수 없다”고 합니다.
과연 이명박 정부와 참여정부의 FTA가 다른 것인가요.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통해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에 좀 더 양보를 했다는 소소한 점을 빼고서는, 12개 독소조항 포함 등 실은 모든 게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궁색한 핑계거리로 보입니다.
⑤ 김진표, 한명숙, 그리고 문재인의 운명은? - 한명숙은 대표 취임 이후에도 한미FTA 찬성파 김진표 원내대표를 애지중지하며 늘 옆에 끼고 있고, 한미FTA가 무슨 동네 조례인 줄로 알고 있는 문재인과 이해찬의 막강한 지원까지 현재 받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한명숙 언팔운동의 한 트위터 메시지가 퍽 인상적입니다.
제 생각도 (지금) 별반 다르지 않아요. 트윗하면서 참 많은 것을 학습하게 되네요. 문재인은 다르다구요? 한명숙이 ‘여자 김진표’라면 문재인은 ‘남자 한명숙’입니다.
아마도 그게 ‘운명’일 겁니다. ㅠㅠ”
⑥ 지금이 마지막 기회. 이제 털 건 모두 털고 가자! - 한명숙이든 문재인이든 지난날 한·미 FTA를 추진한 참여정부 주요 인사라면, 그리고 지금 와서 한·미 FTA에 반대한다면 국민들에게 왜 입장이 바뀌었는지 소상히 말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서한 발송보다 의당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 연후에 민주통합당의 공천기준 마련 및 공천인사 면면에서 그들의 새로운 각오가 진정한 것임을 공천원칙에서부터 선명히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바로 김진표 등 소위 원내 X맨들과 이광재 등 소위 원외 삼성장학생들을 민주통합당에서 가시적으로 배제시키는 그런 기준, 그런 공천 말입니다.
⑦ 또다시 배신의 역사를 맞을 수는 없다! - 왜 죄 지은 자는 떵떵거리며 지내고, 죗값은 엉뚱한 사람이 치르는 겁니까. 우리 역사에 그간 무수히 반복된 모순의 극치입니다.
아직까지 대표적 친노 인사 중 한미FTA 찬성에서 “한미FTA 원안도 폐기!”로 입장을 180도 선회한 정치인은 고작 유시민입니다. 엉뚱하게도 정동영이 처절한 반성문을 제출했던 유일한 인물입니다. 그들은 지금 그 지점에서 다시금 국민대중, 곧 인민의 검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컨대, 망각된 역사는 되풀이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또다시 배신의 역사를 맞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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