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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과 ‘교육혁명’, 여기에 있다
[이슈추적⑤] 등록금과 교육 혁명을 위해 읽어야 할 책 10선
 
안일규   기사입력  2011/06/14 [01:56]
 [기획보도] 고액등록금, 무엇이 문제인가

1. 정치권 재이슈화 (4편)
 - 1. 교육혁명당, 대학등록금과의 전쟁 나섰다
 - 2. 등록금 문제, 진보와 보수 지형 바꾸나?
 - 3. 반값등록금, 실제적 문제와 반대논리의 문제
 - 4. 야당의 집회 결합, '반 정치'적이다

2. 책이 말하는 등록금
 - 1. '들어가며' : 등록금 문제해결 필독서들은?
 - 2. 필독서 서평

3. 등록금 어떻게 봐야하나 (5~6편)
 - 1. [좌담] 학생과 학부모, '등록금'을 말하다
 - 2. [인터뷰] 유학생들에게 듣는 외국의 등록금과 대학은?
 - 2. [50문 50답] 등록금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하나

4. 전문가 인터뷰 (1~3회, 1회 당 2~3편으로 나눠 게재)

 
언론들을 통해 등록금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리들 중 맞는 것도 있지만 틀린 것도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교육혁명을 위해 철학이나 백년대계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현재의 논의가 재정과 기술적인 문제로 협소하게 되는 것이 더 문제다. 문제의 근본을 찾아가는 과정이 없다는 것이다.

<대자보>에서는 기획보도 1부 ‘정치권 재이슈화’에 게재된 4편의 글을 통해 전면 쟁점화 과정, 정치세력 간 정략적인 선택, 반값등록금에 대한 시장경제적 관점, 반대 논리의 잘못된 점, 현실정치의 반 정치화 등을 다뤘다.

2부와 3부, 4부에서는 대안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으려 한다. 문제의 근본을 진단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담는 것이다. 2부에서는 책을 통해 등록금과 교육의 길을 묻고 답하려 한다. 교육 전반을 다루는 데 있어 필독서들을 아래와 같이 뽑았다. 앞으로 2부에서는 필독서를 중심으로 서평을 게재한다.

[위기의 한국교육, 교육철학을 묻는다]

<1> 한국 과학기술 백년대계를 말한다 (강성종 저)


▲ 강성종 박사 저서 '한국 과학기술 백년대계를 말한다'     ©라이프사이언스
2년 전 필자가 서평을 썼던 책이다. 당시 이 책을 ‘강 박사의 정치경제학’이라고 소개했었다. 강 박사는 한국은 물론 독일, 미국 등 여러 나라를 돌며 만들어온 50년의 내공과 고뇌를 이 책을 통해 담았다. 단순한 감정적인 애국심으로 끝나지 않고 이성적이며 과학적인 판단을 기반으로 교육문제를 접근했다.

강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영어몰입교육 비판, 과학실험비 재정적 지원은 물론 등록금 전폐와 대학들의 시립/도립대화, 시간강사 전원 정규직화 등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실성, 재정문제 차원에서의 접근이 아니라 외국과 한국을 드나들며 보고 배우며 느껴 50년간 축적한 철학적 접근을 하고 있다. 그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외치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철학과 원칙 없이 현실성, 재정 등을 말하는 것은 등록금과 교육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근간을 만들 수 없는 일이다. 현실성, 재정 문제를 이겨내는 것이 철학과 원칙이다. 독일이 전후 꿀꿀이죽을 먹으면서도 대학 등록금이란 개념 자체가 없어도 됐던 기반에 철학과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듯(참고자료 - 강성종 박사 인터뷰 2부, 강성종 박사 정동영 토론회 발제문). 강 박사는 이 책을 통해 그 시작을 ‘개념정립 위한 새로운 단어 직접 만들기’를 택하고 어떠한 타협도 없이 책에 실었다. 왜 말이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2> 논어 (공자 저)

이는 자연스레 논어의 정명(正名)을 떠오르게 한다. 논어는 인문철학 고전의 기본이다. 인문철학이 어떻게 교육에 관련 있는지 되물을 수 있다. 말부터 제대로 못쓰면서 참교육을 하겠다는 말과 같다. 우리는 국가를 잃었던 기억도 있는 만큼 제대로 된 말부터 정립해야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더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반값등록금’이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효과’를 내는 것이고 사실 등록금 원가마저 계산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반값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다. 한나라당에서 ‘등록금 부담 경감’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값등록금’을 말한다는 것부터 제대로 된 말을 쓰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논어는 공자가 쓴 것 외에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역주인 논어고금주와 도올의 논어, 시모무라 고진의 논어가 있다.

[대학의 현 주소, 미래에도 이대로?]

<3> 대학 주식회사 (제니퍼 워시번 저) / 대학과 자본주의 국가 (클라이드 W. 바로우 저)

<대학주식회사>는 대학의 상업화를 진단하고 대학의 역할을 묻는다. 대학이 기업화를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로 인한 문제는 무엇이며 앞으로 갈 길을 묻는다. <대학과 자본주의 국가>는 대학과 자본(기업)의 관계, 그 사이에 존재하는 구성원들을 분석한다. 이 책 두 권이면 대학과 자본, 대학이 왜 자본에 잠식당하는지를 알 수 있다. <대학과 자본주의 국가>의 부제가 “기업자유주의와 미국 고등교육의 개조, 1894-1928”에서 볼 수 있듯 국공립대 법인화를 앞둔 한국의 현실과 연결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학 총장 21인의 혁신제안 - 새로운 대학을 말하다>와 같은 한국 사립대들의 논리와 관점을 담은 책을 본다면 현 대학들의 위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교육사상가 프레이리가 말하는 ‘교육의 길’은]

<4> 페다고지 (파울로 프레이리 저)

교육학 분야의 고전, 페다고지(피억압자의 교육학)! 저자의 본뜻은 아니겠지만 이 책을 보면 미국적 사고에 정신을 모두 내놓은 한국에 이 책을 선사하는 게 아닐까 싶다. 교육의 근본 목표가 ‘인간해방’이라는 저자의 사고와 한국 교육 개혁을 말하면 꼭 나오는 대학 진학률, 학력 인플레, 대학 자율화, 재정문제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학진학률을 낮춰야 한다는 대학을 엘리트의 전유물적 시각이 아닌 ‘피억압자의 교육학’으로 ‘문제 제기식 교육’ 등을 제시한다. 기계적인 암기교육, 생각이 없는 벙어리 양산하는 한국교육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알 수 있다. 학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을 만드는 교육을 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한국의 교육, 역사와 현재]

<5> 일제강점기 조선어 교육과 조선어 말살정책 연구 (김성준 저)
미군 점령시대의 한국 교육 (오옥환, 최정실 공저)
신자유주의와 한국교육의 진로 (천보선, 김학한 공저)


일제강점기부터 중요한 시기였던 미군점령기까지 일본과 미국에 정체성을 어떻게 내줬는지를 교육 측면에서 바라 본 책들이다. 왜 한국이 국어보다 영어를 중시하고 영어에 이 나라가 미쳤다는 말까지 나오는지 그 배경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스타벅스에서 혁명을 논하는 이율배반적인 혹자들도 이해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 각종 교육정책들까지 이해하려면 <신자유주의와 한국교육의 진로>를 읽으면 된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노무현 정부 교육부장관 시절 “국립대 등록금을 사립대 등록금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해 민생과 반대되는 길을 가는 게 왜 그런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정치, 경제의 문제]

<6> 국가권력의 이념사 (프리드리히 마이나케 저) / 재정학 (이준구 저)

교육문제는 가장 정치적이다. 정치의 역할이 필요하고 ‘어떤’ 정치냐에 따라 교육정책이 엇갈린다. 동시에 현 문제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것도 정치란 것이다. 어떤 교육철학을 가진 정치세력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교육이 달라지는 만큼 국가권력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가권력의 이념사>를 읽을 필요가 있다.

등록금 문제에 있어 가장 큰 저항요소는 ‘재정’이다. 이 재정에 대해 기본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는 책이 이준구 교수의 <재정학>이다. 교육혁명을 하려면 재원이 필요 조세이론과 국가 재정을 합리적으로 어떻게 분배 운영해야 할 것인지 폭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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