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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좌파 조국 교수, 개념없고 비겁하다
[김용민-공희준 방담②] "당신 동네 부녀회부터 개혁하세요"‥강남좌파 특징 '개혁해야 한다, 나와 먼 곳부터!'
 
공희준   기사입력  2011/03/24 [07:37]
아래는 시사평론가 김용민(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와의 방담 내용이다. 이번 방담은 한국 사회의 내로라하는 '신진기예(新進氣銳)'들을 만나 대단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정치를 비롯한 세상사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자는 기획시리즈의 일환이다. 방담은 3월 21일 월요일 오후 원효로 3가에 위치한 '제국기획'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경제적 토대' 문제제기 전혀 안 해
 
- 김용민(이하 김) : 이런 글을 쓰신 걸 예전에 봤어요. “2007년 12월 19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서는 축배를 들었을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비약이 아닐까요?
 
= 공희준(이하 공) : 사실 청와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저는 이명박 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날의 상황을 잘 기억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일은 동시에 노 전 대통령의 퇴임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날 대한민국에서는 딱 두 군데에서 풍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포항과 김해. 나머지 지역들은 우울했죠. 그런데 문제는 포항과 김해의 봉하마을 두 곳에서만 북 치고 장구 치고 온갖 난리를 피더라고요. 그때 저는 이런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러면 하늘이 분노할 텐데….”
 
그리고 BBK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 않습니까? BBK 사기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검찰 고위간부들 누가 임명했습니까?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사람들입니다. 또 웃긴 게 자세히 보세요. 법무부나 국가정보원처럼 공안과 관련된 부처들 있지 않습니까?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넘어갈 때 나는 참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공안 분야를 책임지는 얼굴들은 거의 바뀌지 않았더라고. 대표적인 사람이 김성호 씨입니다. 전임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일했던 인물이 다음 정권에서 국정원장에 발탁됐습니다. 그것도 여야가 교체되는 상황에서. 허허허…. 참고로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장 했던 사람들은 노무현 정부에서 다 콩밥 먹었습니다.
 
- 김 : 노무현 정권에 있던 사람들이 한상률 씨처럼 MB한테 가서 충성맹세를 하고서 계속 자기들 지위를 보장받았다는 해석도 있던데요.
 
= 공 :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가 그런 사실들을 몰랐겠습니까?
 
네 펀드부터 팔라
 
- 김 : 레임덕 현상 때문에 손을 쓸 수 없었을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 공 : (언성을 높이며) 손을 못 썼다고요? 그런 분석이야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진짜 모독입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노 전 대통령은 ‘산 무엇’이었다는 소리 아닙니까? 그렇잖아요? (잠시 숨을 돌리고) 오늘 대화의 주제가 강남좌파잖아요. 강남좌파란 게 요즘 부상한 현상인데 따지고 올라가면 그 흐름이 있습니다. 너무 멀리까지 가지는 맙시다. 1995년 즈음해 결성된 통추, 즉 국민통합추진회의의 구성원들이 지금의 강남좌파의 원류입니다. 강남좌파란 건 과대포장된 존재들입니다. 왜 과대포장이냐? 강남좌파가 나옴으로써 한나라당이 손해 볼 건 없어요. 강남좌파가 설침으로써 누수는 오히려 민주당에서 발생합니다. 한나라당이 누수 될 게 뭐가 있습니까? 전혀 없지.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니까 강남의 타워팰리스가 독립된 투표구라고 하더라고요. 잘 사니까. 흐흐흐…. 타워팰리스에서 투표결과가, 제가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안 나지만, 2000 대 60쯤 됐을 겁니다. 이명박 2,000표, 정동영 60표. 2000 대 600이 아닙니다. 문제는 뭐냐? 넓은 이미에서 좌파서적 읽어본 사람이 타워팰리스에서 60명의 몇 배는 되지 않겠습니까? 강남부자들 의외로 교양 있어요. 전체 주민 중에 마르크스가 쓴 책 읽어본 비율을 계산하면 틀림없이 강남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을 겁니다. 비율 제일 낮은 데는 도봉구일 테고. 안다는 것과 행동한다는 건 근본적으로 다른 겁니다.
 
강남좌파들이 왜 욕을 먹겠습니까? 우리 잠깐 모택동 얘기 한번 해봅시다. 물론 나중에 나쁜 짓도 많이 하긴 했지만 모택동이 왜 훌륭한 사람이냐? 모택동은 자신과 가까운 데서부터 혁명을 한 사람입니다. 가령 그는 “전 중국의 부르주아지를 타도하자!”는 글을 쓰기에 앞서서 역시나 부르주아의 한 사람이었던 자기 아버지부터 들이박은 인간이에요. 강남좌파들이 자본주의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정말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펀드부터 팔아야죠. 펀드부터! 남들한테는 재테크는 옳지 않다고 하면서 자기들은 수중의 펀드 왜 안 팔아?
 
강남주민 중에서 진보적인 사람이 10퍼센트 정도 된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10퍼센트가 자기들 집 전부 매물로 내놓으면 강남 땅값 저절로 떨어집니다. 그럼 누군가 시비 걸겠지. 그 사람들이 매물로 내놓으면 다른 사람이 살 거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거 못 삽니다. 예컨대 10억 짜리가 9억 된다고 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그걸 사들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강남좌파란 게 다른 게 아닙니다. 경제적 토대에 대한 문제제기는 전혀 안 하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조금 전에 조국 씨에 관한 신문칼럼을 잠깐 봤습니다. 김순덕 씨라고 동아일보에 있는 이상한 아줌마 있잖아요? 아줌마, 그 아줌마, 참 웃겨, 흐흐흐. 더 얘기하면 명예훼손이니까….
 
- 김 : 이상한 정도까지는 뭐, 하하하!
 
= 공 : 그 아주머니가 쓰신 글을 보니까 조국 씨가 트위터에서 미국의 노엄 촘스키 교수를 언급했다고 합니다. 난 실은 촘스키도 별로 마땅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유대인이면서도 항상 유대인의 만행을 규탄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촘스키란 사람의 특징이 뭐냐면 멀리, 멀리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유대인은 횡포는 규탄해도 자기 이웃에 사는 유대인의 만행은 규탄하지 않아요. 즉 강남좌파란 거는, “개혁해야 한다. 어디부터? 나와 먼 곳부터!” 모택동은, “개혁해야 한다. 어디부터? 우리 아버지부터!” 그래서 모택동이 자기 아버지한테 먼지 나게 두들겨맞았죠. 흐흐흐.
 
조국 씨가 강남좌파의 선두주자로서 해야 할 일은 뭐냐? 나는 조국 씨에게 정중히 부탁합니다. 한나라당 때려 부수는 거 기대도 안 해요. 대신 민주당에 대해서 문제제기 하기에 앞서서 당신 동네 부녀회부터 개혁하세요. 그리고 서울대 먼저 개혁하세요. 나는 지금까지 조국 씨가 서울대에 대해서, 또는 자기 동네인 강남의 부녀회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문제제기했다는 소식을 별로 듣지 못했어요. 그게 바로 조국과 모택동의 차이입니다. 모택동은 자기와 가까운 데서부터 출발해서 세상을 바꾸려고 했습니다. 조국은 항상 자신과 먼 데서부터 변화시키려고 하지만요.
 
조국은 개념 없는 사람 "강남좌파가 욕인 줄도 모르고"
 
- 김 : 그 점, 즉 강남좌파 논란에 대해서 그동안 조국 교수가 말한 내용이 꽤 있지 않나요?
 
= 공 : 조국 씨가 머리는 좋을 수가 있죠. 서울대 교수라니 좋지 않겠어요. 그런데 개념은 없는 사람에요. (이 대목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강남좌파, 그건 욕이에요. 남들은 욕으로 하는 건데 그걸 혼자 고맙다면서 칭찬으로 받아들여. 그러다간 나중에 심지어 ‘강간좌파’라고 해도 좋아할 것 같아. 나 강간좌파 맞다면서. 그것도 좌파는 좌파니까. 강남좌파는 욕이에요. 아니, 남들은 욕하는 건데 그걸 좋다고 받아들이다니. 그게 뭐야? 등신이지. 머저리고. 진짜 개념 없는 사람입니다.
 
- 김 : 그런 비판에 대해서 다 받아들인다?
 
= 공 : 그게 욕인지도 몰라. 남들은 자기 욕하는 건데 그게 욕인지를 몰라요.
 
- 김 : 서울대학교 문제와 관련해 조국 교수는 “서울대를 없애는 것은 반대하지만, 그 대신에 국공립대학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해 학벌사회의 원흉처럼 돼버린 서울대에 집중된 여려 권력들을 분산시키자.”는 방안을 제안한 바가 있습니다.
 
= 공 : 조국 씨가 각광받는 것도 조국이란 인간 자체가 훌륭해서는 아닐 겁니다. 결국은 소위 스펙의 힘입니다.
 
- 김 : 스펙….
 
= 공 : 한국에서 강남좌파만큼 스펙 많이 따지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만일 제가 고졸이라면 차라리 한나라당을 찾아갈망정 강남좌파한테는 연락 안 합니다. 조국 씨가 촘스키를 거론했다는데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서 촘스키를 아는 비율이 몇 프로나 되겠습니까?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아주 유명하신 여성 진보 정치인이 계십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누군지 알 거야. 흐흐흐.
 
제가 그분과 말씀을 나누다가 그분께서 핀란드의 아호 에리키인가, 에리키 아호인가 하는 인물을 거명하시라고요. 나는 처음에 대체 그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지 몰랐어. 제가 그래서 대화가 끝날 즈음에 충격요법 차원에서 일부러 약간 싸가지 없는 말투를 써가며 조언을 드렸습니다. “대표님”, 아차, 호칭 쓰면 이분 정체가 탄로 나겠구나. 이건 아주 중요한 스포일러다. “대표님, 대한민국 국민들 대다수가 안토니오 이노키는 알아도 아호키가 누군지는 모르거든요. 다음부터는 어디 가서 무슨 말씀 하실 때 안토니오 이노키는 예로 드셔도, 아호키인가 하는 사람 얘기는 하지 마세요.”라고요.
 
강남좌파란 건 결국은 상류층이죠. 그리고 서클이에요. 서클이기 때문에 자기네들끼리만 통할 수 있는 은어, 그러니까 같은 우리말을 쓰긴 하지만 보통의 한국인들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를 하는 법입니다. 일반인들이 촘스키가 뭐하는 사람인지 어떻게 압니까? 촘스키가 새로 나온 위스키인가? 아호키가 이노키 사촌인가 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강남좌파는 한국사회의 평범한 국민들이 발을 딛고 있는 곳과는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강남에 사는 사람들이 뭘 알겠습니까? 김용민 교수님께서도 언론개혁에 관심이 많으시잖아요? 이제 한국 언론의 문제는 조중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그리고 문화일보가 문제가 아니라 강남기자가 문제인 겁니다.
 
제가 옛날에 조선일보에서 참 희한한 내용을 본 기억이 있어요. 신입기자들의 프로필을 소개하면서 기자들 부모들까지 같이 소개해주더라고. 사고(社告)였나? 정확히 어떤 형식의 기사였는지는 모르겠는데, 뭐 이런 걸로 조선일보에서 명예훼손은 안 걸겠지. 내가 그걸 유심히 보니까 조선일보 신입기자의 평균적인 가정적 배경이 그거더라고. 아버님 판사하시고, 어머님 성악하시고. 대한민국에서 아버님 판사하시고, 어머님 성악하시는 사람들이 비율이 몇 퍼센트나 되겠어요? 우리 중에 아버님 판사하시는 사람 있나요? 김 교수님 아버님은 목사하시는 구나. 그래도 좀 비슷하네. 어머님은 뭐하세요? 우리 어머님은 성악이 아예 뭔지도 몰라. 우리 어머님 매일 보는 게 ‘가요무대’야.
 
그런 친구들, 즉 주요 일간지나 방송사 신입기자들이 사는 동네는 또 다 강남에요. 게다가 거의 모두가 외국어고와 같은 특목고 출신들이고. 7호선을 타면 옛날 가리봉에서 출발해서, 가리봉 그 정겨운 이름을 왜 바꿨는지 몰라, 동작을 거쳐서 강남을 지나 저기 도봉구를 갑니다. 서울에서 가장 못사는 동네에서 출발해서, 가장 잘사는 동네를 거쳐서, 또 가장 못하는 동네를 가는 셈입니다. 강남기자들이 어떤 애들이냐? 청담동에 사는데 같은 7호선 타고 갈 수 있는 상봉동보다는, 비행기 타고 거의 스무 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뉴욕이 더 가까운 친구들입니다. 상봉동보다는 뉴욕을 더 자주 가본 애들들야. 강남 특목고 다니는 학생들한테 상봉동 아냐고 물어봐. 아무도 그런 동네가 있는 줄 모를 걸. 망우리야 공동묘지 있으니까 한두 번쯤 들어는 봤겠지. 만일 조국 씨가 내 앞에 있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할 겁니다. “조국 선생, 혹시 앙 선생님 태어나신 구파발에 가보신 적 있어요?”라고. 아니, 상봉동보다는 맨해튼에 더 자주 가는 친구들한테 뭘 기대해? 완전 코미디라니까.
 
강남좌파를 위해 강북서민이 희생하라니
 
- 김 : 조국 교수는 금년 1월 20일에 “강남좌파와 영남좌파가 더 많아질 때 우리 사회가 더 풍요해지고 균형이 맞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공 : 균형이야 맞춰지겠지. 한나라당 내에서의 균형이. 강남좌파가 득세해야 한다고요? 조국 씨의 그런 발상야말로 신자유주의에 물든 사람만이 시도할 수 있는 발상입니다. 신자유주의 있잖아요? Supply Side Economy, 우리말로 공급 중시 경제 강조하고, 적하효과 곧 Trickle Down Effect 주장하는. 신자유주의란 게 별것이 아닙니다. 부자에게 돈이 많이 돌아야지 거기서 떨어지는 낙숫물, 쉽게 말해서 떡고물이 가난한 사람들한테도 돌아가게 된다는 거지요. 강남좌파들 얘기도 딱 그거야. 상층부의 진보한테 권력이 많이 돌아가야 일반국민들도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다는 거예요. 즉 조국 씨가 잘 나가야지 나머지 사람도 잘 나간다, 이 소리입니다. 삼성이 돈을 많이 벌어야지 중소기업도 덩달아 살아난다는 논리와 도대체 다른 게 뭐요?
 
쇼라고 욕은 먹지만 정운찬 씨 같은 인사마저 공생과 상생을 역설합니다. 조국 씨가 제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강남좌파니, 영남좌파니 하는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할 게 아니라, 오랫동안 소외되고 억눌려 살아온 강북서민들과 호남민중들이 더 많은 복리를 누려야 한다고 말해야죠. 그런데 보세요, 조국 씨 입에서 단 한 번이라도 강북서민들을 걱정해주는, 호남민중을 염려해주는 멘트가 나온 적이 있습니까? 그 양반 관심은 오로지 강남좌파와 영남좌파에 관한 일들뿐입니다. 결론적으로 조국 씨와 우리들은 딴 동네 사람입니다. 왜? 강남좌파와 강남우파의 경쟁은 미국 네오콘과 일본 극우파의 싸움입니다. 누가 이기든 그게 나와 무슨 상관입니까? 나는 강남좌파든 강남우파든 전부 사라져줬으면 좋겠어. 그래야 강북서민들이 좀 먹고살만해지지.
 
강남좌파들은 자신들의 발언권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국 씨가 참 비겁한 사람인 이유가 솔직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강남좌파ㆍ영남좌파의 발언권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지 아세요. (또박또박 힘주어 강조하며) “강북서민의 전폭적 지원과 호남민중의 계속적인 희생”이 필요합니다. 강북서민은 강북서민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해줄 정치세력을 키우면 되는 겁니다. 이를테면 내가 집이 강북에 있어. 상봉동 주민의 이해관계는 같은 상봉동 사람이 가장 잘 대변합니다. 청담동 사는 사람이 어떻게 그걸 대변해주겠습니까?
 
- 김 : 현재는 상봉봉의 이해를 누가 대변하고 있나요?
 
= 공 : 지금은 유정현이지, (일동 웃음). 그런데 유정현과 조국의 공통점이 있지 않아요? 배경 좋고, 얼굴 빤지르르하고, 말 잘하는 거. 이건 정말 신들린 통찰력이라니까. 흐흐흐. 조국과 유정현의 차이점이 있습니까? 없잖아요.
 
- 김 : 강남좌파도 그렇지만 강북우파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공 : 그건 일종의 말장난일 따름입니다. ‘강북좌파’라고 하면서 하도 말 같지 않고 어이없는 수작들을 해대니까 거기에 대한 반발 심리로 나타난 거죠.
 
노무현 정권 최대 패착은 '기둥서방·꽃뱀 정치'
 
- 김 : 그렇다면 강북민심은 언제나 가변적이라고 봐야 할까요?
 
= 공 : 참여정부의 최대의 정치적 패착이 뭐냐면 강북 민심을 한나라당 쪽으로 돌려세웠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쪽으로 일정 정도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완벽한 복원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아래서 최대로 피해를 본 게 강북에요. 자기를 뽑아준 사람들의 여론과 민심을 반영해야 기본적으로 올바른 정치가 됩니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도 그렇지만 특히 참여정부 때 어땠습니까? 자기를 뽑아준 사람들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하게 시종일관 움직였어요. 아까 APEC 얘기를 했는데 제주에서 열린우리당 다 당선시켜줬잖아요. 그렇다면 그 행사를 제주에서 개최해야 정상인 거죠. 그런데 표는 제주에서 받아놓고 생색은 부산에서 냈어요. 그게 뭐야? 기둥서방이지. 그건 아무리 좋게 봐줘도 꽃뱀정치에 불과합니다. 하는 게 완전 꽃뱀이었잖아. 돈 뜯는 데 따로, 몸 주는 데 따로.
 
(잠시 숨을 고르고) 강북서민의 이해관계는 강북에 터를 잡은 정치세력이 가장 잘 대변하기 마련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조국 씨가 정확히 어디 사는지 나는 잘 몰라. 그 양반이 자기네 집주소를 공개한 적이 없으니까. 본인 말로 자기가 강남에 산다고 하니까 그렇게 아는 거지. 강북의 이해관계는 강북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압니다. 조국 씨가 미국에 몇 년 동안 유학을 갔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분한테 이렇게 요구하고 싶습니다. 미국에 유학해 있었던 기간만큼 강북의 평범한 서민동네에서 생활한 다음에야 강북좌파 운운하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조국 씨는 앞으로도, 거칠게 말하면 때려죽여도 강북에 살 일은 없을 사람입니다.
 
너희가 ‘영남 마인드’를 아느냐
 
- 김 : 그런데 조국 교수가 아직까지는 현실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내세운 적이 없지 않습니까?
 
= 공 : 그게 아주 비겁하다는 겁니다. 정치적 발언을 함으로써 자기 몸값도 높이고 정치적 이익도 누리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대중이 조국 씨를 정치적으로 심판하기 바란다면 선거에서 떨어뜨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잖아요. 조국 씨는 평생 동안 거의 끄떡없을 철밥통 확보한 사람입니다. 대학교, 그것도 서울대 로스쿨 교수잖아요. 평생 가는 철밥통 챙겨둔 사람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됐으니까 정치에 관심 기울이게 되는 딱 그런 경우입니다. 이제 먹고살 만해졌으니까, 나도 남자니까, 지금부터 정치 한번 해봐야지, 뭐 이런 식이죠. 그게 바로 영남 마인드에요. 영남 마인드가 뭡니까? 사내가 자기 분야에서 일단 성공한 다음에는 정치에 입문하는 것을 인생코스로 생각하는 것이 영남 마인드입니다. 조국 씨도 당연히 예외가 될 수 없겠죠. 결국 조국이란 사람의 경제적 토대는 강남이고, 정신적 백그라운드는 영남이에요. 그러기에 그토록 괴물스러운 강남좌파적 이야기를 서슴없이 할 수가 있는 겁니다. 괴물입니다. 괴물.
 
- 김 : 그렇다면 호남은 그것과는 뭐가 다르냐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는데?
 
= 공 : 호남은 물론 다르죠. 왜냐? 호남은 한나라당 찍은 적이 없어요. 자기 손해 감수하면서까지. 유시민 씨가 어제인가 열린 국민참여당 당대표 선거에서 97프로의 지지율이 나왔다면서요? 광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95프로의 득표율이 나왔을 때 그와 같은 몰표를 가장 격렬하게 성토했던 사람들은 한나라당 사람들이 아닙니다. 유시민 세력이었어요. 북한과 똑같다면서. 참 골 때리는 사람들입니다. 남의 몰표는 욕하면서 자기들 몰표에는 아무 소리도 안 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제 친구가 며칠 전에 제 사무실로 찾아왔습니다. 내 친구긴 하지만 이런 말 하면 뭐한 게 한 번도 민주당을 찍어본 적이 없는 친구거든요.
 
- 김 : 고향이 어디인데요?
 
= 공 : 당연히 영남이지!
 
- 김 : 영남….
 
= 공 : 그런데 친구가 그런 말을 하는 거였습니다. 호남사람들은 DJ가 노무현을 애도했듯이 유시민을 밀어줘야 한다는 거예요. 아무리 내 친한 친구라도 어처구니가 없더라고. (좀 쉬었다가) 강남좌파란 건 근본적으로 경제적 토대로부터 분리된 현상이에요. 왜냐하면 한 사회의 밑바탕을 이루는 경제적 하부구조, 이걸 Infrastructure고 합니다. 인프라란 게 반드시 산에다 터널 뚫고, 강에다가 다리 놓은 것만 뜻하지는 않습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이념적 토대이자 사상적 기초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 사회의 인프라를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 이와 동시에 한 사회의 어떤 계층, 어떤 계급, 어떤 집단에게 유리하게 Infrastructure를 설계하고, 변경하고, 짜 가느냐, 그게 중요한 겁니다. 자세히 보세요. 강남좌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적 인프라는 지금의 그것과 큰 변함이 없습니다. 조국 씨가 엊그제 삼성을 잠깐 비판했더라고요. 하지만 그건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습니다. 강남좌파는 근본적으로 강남을 긍정합니다. 한국사회의 모든 경제적 재화와 물질적 부가 집약되고 집적되어 있는 곳이 강남인데도.
 
강남좌파들을 보면 항상 전 지구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글로벌 마인드를 앞세우면서 그들이 자주 비판하는 게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5프로도 안 되는 미국이 전 세계 에너지의 30퍼센트를 소비하는 현실이죠. 그와 매한가지로 대한민국에서 강남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됩니까? 편의상 일단 백만 명이라고 칩시다. 백만 명 밖에 안 되는 강남사람들이 사실상 우리나라 국부의 반 이상을 쥐고 있어요. 그렇다면 거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올바른 좌파의 자세 아니겠어요? 거기에 진심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강남이란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인정 못해! 내가 강남과 척을 지니까 출세를 못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만일 나한테 권력이 있다면 나는 강남 전체를 완전히 그린벨트로 만들고 싶어.
 
- 김 : 사람 살고 있는 데까지도.
 
= 공 : 그렇지. 왜? 후세의 경계를 삼아야 할 것 아닙니까? 강남부자들이 자기들 돈 벌라고 다른 지역, 다른 동네 사람들 숱하게 강제로 이주시키고 철거했잖아요? 그럼 자기들도 한번 당해봐야 다시는 그런 짓 못할 거 아니에요? 제가 어디에선가 아주 재미있는 댓글을 봤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잘하는 게 남의 나라 하늘에 비행금지구역 설정하는 거랍니다. 그것처럼 나중에 다른 국가가 미국 영공에 비행금지 구역 한번 설정해줘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마찬가지죠. 강남사람들도 강제철거, 강제이주의 고통 한번 겪어봐야지 공정사회 아니겠어요?
 
세상에는 인정하고 싸울 게 있고, 애당초 인정조차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강남은 아예 인정조차 하지 말아야 할 상대입니다. 예를 들면 박정희나 전두환은 인정하고 싸우는 대상이 아니거든요. 처음부터 인정도 안 하는 게 정답입니다. 강남은 인정할 수가 없는 거예요. 강남은 비록 총칼은 안 들었을망정 인정해서는 절대 안 되는 군사독재정권 같은 겁니다. 강남좌파는 한마디로 민정당 좌파 같은 겁니다. 민정당 좌파야, 민정당 좌파! 전두환 인정하고서도 좌파 노릇 할 수 있다, 이게 대관절 말이나 됩니까?
 
[계속 이어짐…]  
글쓴이는 시사평론가, <이수만 평전>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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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3/24 [07:3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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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휴 2011/06/02 [21:46] 수정 | 삭제
  • 별 내용 없구먼.......그냥 조국교수가 부럽다라는 내용...대자보을 자주 보는 사람으로써 이건 뭐....
  • .. 2011/03/25 [21:39] 수정 | 삭제
  • 그리고 BBK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 않습니까? BBK 사기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검찰 고위간부들 누가 임명했습니까?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사람들입니다. 또 웃긴 게 자세히 보세요. 법무부나 국가정보원처럼 공안과 관련된 부처들 있지 않습니까?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넘어갈 때 나는 참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공안 분야를 책임지는 얼굴들은 거의 바뀌지 않았더라고. 대표적인 사람이 김성호 씨입니다. 전임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일했던 인물이 다음 정권에서 국정원장에 발탁됐습니다. 그것도 여야가 교체되는 상황에서. 허허허…. 참고로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장 했던 사람들은 노무현 정부에서 다 콩밥 먹었습니다.
  • . 2011/03/25 [04:57] 수정 | 삭제
  • 자기를 뽑아준 사람들의 여론과 민심을 반영해야 기본적으로 올바른 정치가 됩니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도 그렇지만 특히 참여정부 때 어땠습니까? 자기를 뽑아준 사람들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하게 시종일관 움직였어요. 아까 APEC 얘기를 했는데 제주에서 열린우리당 다 당선시켜줬잖아요. 그렇다면 그 행사를 제주에서 개최해야 정상인 거죠. 그런데 표는 제주에서 받아놓고 생색은 부산에서 냈어요. 그게 뭐야? 기둥서방이지. 그건 아무리 좋게 봐줘도 꽃뱀정치에 불과합니다. 하는 게 완전 꽃뱀이었잖아. 돈 뜯는 데 따로, 몸 주는 데 따로. 강남은 인정할 수가 없는 거예요. 강남은 비록 총칼은 안 들었을망정 인정해서는 절대 안 되는 군사독재정권 같은 겁니다. 강남좌파는 한마디로 민정당 좌파 같은 겁니다. 민정당 좌파야, 민정당 좌파! 전두환 인정하고서도 좌파 노릇 할 수 있다, 이게 대관절 말이나 됩니까?
  • .. 2011/03/25 [04:57] 수정 | 삭제
  • 조국 씨가 강남좌파의 선두주자로서 해야 할 일은 뭐냐? 나는 조국 씨에게 정중히 부탁합니다. 한나라당 때려 부수는 거 기대도 안 해요. 대신 민주당에 대해서 문제제기 하기에 앞서서 당신 동네 부녀회부터 개혁하세요. 그리고 서울대 먼저 개혁하세요. 나는 지금까지 조국 씨가 서울대에 대해서, 또는 자기 동네인 강남의 부녀회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문제제기했다는 소식을 별로 듣지 못했어요. 그게 바로 조국과 모택동의 차이입니다. 모택동은 자기와 가까운 데서부터 출발해서 세상을 바꾸려고 했습니다. 조국은 항상 자신과 먼 데서부터 변화시키려고 하지만요. 그게 아주 비겁하다는 겁니다. 정치적 발언을 함으로써 자기 몸값도 높이고 정치적 이익도 누리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대중이 조국 씨를 정치적으로 심판하기 바란다면 선거에서 떨어뜨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잖아요. 조국 씨는 평생 동안 거의 끄떡없을 철밥통 확보한 사람입니다. 대학교, 그것도 서울대 로스쿨 교수잖아요. 평생 가는 철밥통 챙겨둔 사람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됐으니까 정치에 관심 기울이게 되는 딱 그런 경우입니다. 이제 먹고살 만해졌으니까, 나도 남자니까, 지금부터 정치 한번 해봐야지, 뭐 이런 식이죠. 그게 바로 영남 마인드에요. 영남 마인드가 뭡니까? 사내가 자기 분야에서 일단 성공한 다음에는 정치에 입문하는 것을 인생코스로 생각하는 것이 영남 마인드입니다. 조국 씨도 당연히 예외가 될 수 없겠죠. 결국 조국이란 사람의 경제적 토대는 강남이고, 정신적 백그라운드는 영남이에요. 그러기에 그토록 괴물스러운 강남좌파적 이야기를 서슴없이 할 수가 있는 겁니다. 괴물입니다. 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