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한국, 도박경제와 그 주범들을 청산해야"
[신년기획-강성종 박사 인터뷰①] "일가구 일주택 세금 모두 폐지해야"
 
안일규   기사입력  2011/01/04 [15:08]
정치, 경제, 사회, 국제관계 등 사회 모든 분야서 말 많았던 2010년이 지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보냈다. 이명박 정권도 어느덧 4년차에 접어든 2011년. 우리는 민주화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할 수도 살지 않고 있다고 할 수도 없는 상태에 있다.

경제는 신자유주의 이후 새로운 경제기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1997년 IMF 이후 한국경제는 극심한 불평등 심화, 중산층의 몰락(Trickle-up Economy), 삼성의 초집중화 등 수많은 문제를 겪었고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전임정부였던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라는 재앙을 끌고 왔다.

21세기가 시작한지 10년째지만 새로운 세기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국가는 이미 지나간 20세기에 멈춰있을지도 모른다. 민주화 이후 어느 정부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만들지 못했다. 이에 <대자보>는 과학기술계 원로 강성종 박사(美 바이오다인 연구소 소장)와 인터뷰했다. 강 박사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통해 2011년 현재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내다보고자 한다.

강성종 박사와 인터뷰는 크게 경제, 교육, 과학기술 세 부분으로 나눠 차례로 싣는다. - 필자 주.

도박경제와 도박경제 만드는 이들 청산해야

안일규 : 박사님께서는 주식과 선물시장이 판치는 경제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박사님이 구상하는 과학기술대국의 경제구조는 어떻게 되어야 합니까?

강성종 : 지금 서구 자본주의의 경제는 한 마디로 도박경제학(Casino Economy)입니다. 주식과 선물시장,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인간의 탐욕이 이번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가져왔습니다. 미국이 제조업을 버리고 금융시장으로 뛰어든 것은 금융으로 제3국에 넘긴 제조업을 노예로 전락시키겠다는 의도였습니다. 금융장악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완벽한 성공으로 봤습니다.

그 결과 미국은 세계 이등국가로 전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반면 중국을 보세요. 모택동이 강조한 게 과학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왕-존슨(Wang-Johnson) 협상인데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끝나고 중국에 억류되어있는 미군 포로 협상에서 중국이 원한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미국에 있는 중국과학자들을 본인이 원할 경우 중국으로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포로교환협상에서 과학자의 중국귀국을 내세운 것을 보면 중국이 얼마나 집요하게 과학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우리는 뭘 했습니까? 한국은 중국에 비해서 과학이 100년 뒤져있습니다. 한국 사람들, 정말 뭐가 먼지 모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의 무식은 이제 지나가 일이지만 이명박 정권 한 번 보세요. 금융시장에 매달려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이 주식을 사라고 했습니다. 주식사라고 했을 때 산 사람들 망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느 증권회사 사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금융은 보수적으로 해야 합니다. 보수주의 한나라당이 금융의 최전방 진보주의자들입니다. 왠지 아세요? 돈이 거기에 있고 남의 돈 뺏어먹기 쉬운 곳이 그 곳입니다. 다시 말해서 합법적으로 남의 돈을 착취하는 곳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나라당은 보수도 진보도 아닙니다. 진보진영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의 중요성은 제가 강조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막연한 입장에서는 다들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방향과 심도이겠지요. 제가 <한국 과학기술 백년대계를 말한다(이하 백년대계)>를 쓴 이유는 바로 방향과 심도, 그리고 정책입니다. 제 책은 能量(Energy)를 상당히 강조한 책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능량(Energy)은 자연을 파괴하고 인류를 질병으로 몰아넣는 요소입니다. 화석연료와 핵분열에 의한 능량창출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류의 멸망을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태양열의 수확과 첨단과학기술에 의한 열량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제 책에서 초전도를 많이 언급했는데 단순한 과제로 보면 안 됩니다. 초전도를 이용, 송전에서부터 가전제품까지 모든 전조(電阻, 전기저항)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면 40% 이상의 소모 전력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납미기술(nanotechnology)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전학이나 생물경생산 (生物氫生産 biohydrogen production) 에 이르기까지 비용이 하나도 들지 않는 태양열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태양열로 자기부상차 (Mag-Lev Train)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 강성종 박사(바이오다인 연구소 소장)     ©조영설
안일규 : 한국이 도박경제라면 민주화 이후 민주정부 시기에 도박경제체제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주화 이후 정부들은 왜 도박경제를 만들었다고 보십니까?

강성종 : 한국은 완전히 도박경제입니다. 모든 자본주의 경제는 도박경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제도를 이행하는 사람들의 도덕이 더 문제입니다. Robert Reich(로버트 라이시, 클린턴 행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했으며 현 버클리대 교수이다)는 초자본주의(Supercapitalism)라는 책(한국에는 ‘슈퍼자본주의’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 편집자 주)을 썼는데 이념이 아니고 인간의 탐욕을 많이 말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제목이 잘못 되었습니다. 초자본주의가 아니라 과자본주의(Hypercapitalism)입니다. 끝없는 탐욕을 규제하는 것은 자본주의로는 어렵습니다. 코스피 지수를 한국경제의 척도로 보는 경향이 바로 도박경제입니다.

안일규 : 박사님께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민영화’에 초점을 두고 비판하셨습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경제정책들을 총괄적으로 평가해주셨으면 합니다.

강성종 : 김대중 정권에서 시작한 민영화는 이명박 정권에서 절정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럴 바에야 정부까지 민영화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김대중 정권이 다 팔아먹고 남은 찌꺼기를 가지고 정치를 하자니 힘들고 재미가 없겠지요. 김대중 정권이 팔아먹지 않고 놔두었으면 아마도 신나게 팔아먹었을 겁니다. 김대중 정권은 자신이 빨갱이 소리 안 들으려고 미국에 모두 팔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외국친구가 없어서 덜 팔아먹을 줄 알았습니다. 김대중 사람들을 그대로 물려받은 데다 경상도 사람과 물타기 해서 문제가 복잡해졌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에 친구가 많아서 나라까지 일본에 민영화 할까 걱정입니다. 이 대통령은 걱정되는 인물입니다. 평생 정주영 씨 밑에서 Yes라는 말 밖에 쓸 줄 모르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서 Yes 해야 할 사람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일본, 미국에 그저 Yes, Yes 하는 것이지요. 정주영 씨에게 No라는 말 한 번이면 끝난다는 걸 잘 알 텐데 어떻게 사장까지 되었겠습니까?

안일규 :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와 월가의 관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강성종 :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되고 난 뒤 청와대 첫 손님이 누군가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국제 사기 헤지펀드(Hedge Fund)의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아닙니까? 무분별하게 돈을 꿔서 뿌린 게 김영삼 정권 아닙니까?

누가 나라의 실질재산(Real Assets)을 다 팔아먹었습니까? 김대중 정권 아닙니까? 노무현 정권도 그 뒤를 이어 외환은행을 헐값에 팔아먹지 않습니까? 그러니 뒤에서 돈을 얼마나 먹었겠습니까? 이게 한 대통령의 무지나 과실이 아닙니다. 역대 대통령마다 그랬으니 이는 마치 나라 팔아먹는 연속극이나 릴레이 경기 아닙니까?

이는 구조적 정치제도의 문제로 봐야 병명이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청소를 해야 하는데 한국 국민들도 나밖에 모르는 사회를 만든 공범들이니까 혁명도 안 됩니다. 혁명이란 국민의 대다수가 원하지 않고는 어렵습니다. 이명박도 마찬가지입니다. 월가에서 막장 종친 사람인데 그것도 일국의 대통령으로 자랑스럽게. 월가에 가서 어쩌자는 겁니까? 이게 다 매국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안일규 : 진보진영의 경제정책은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강성종 : 진보진영 말이에요? 한국에 진보 없습니다. 진보라는 가면을 쓴 사람들은 좀 있더군요. 경제는 진보고 보수고 그저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위해 자기는 하루에 두 끼 먹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정치인이면 됩니다.

지식을 우습게 보지마세요. 알지 않고 나라 운영 못합니다. 그래서 이명박은 무식해서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내각이름도 무식경제부로 바꾸지 않았나요? 지식도 칼날의 양면처럼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지식도 생각이 제대로 박혀야 합니다. 이명박 밑에서 아양 부리는 지식인들은 정말 위험한 존재들입니다. 물론 완장차고 돌아다니는 유인촌 장관이나 한때 노동운동하던 이영희 전 장관과 같은 사람들은 지식인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노인의 울음소리 들을 수 있어야

안일규 : 박사님께서 우리나라의 세계 최고 수준의 자영업자 비율과 노인 문제를 지적하신 바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어디서 어떻게 창출할 수 있습니까?

강성종 : 자영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자영이라는 것은 구멍가게, 식당이 거의 전부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자영이 농산물 자급자족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그런데 한국 실정으로는 농촌자영은 불가능합니다. 농촌부흥에는 막대한 정부지원이 있어야하는데 정부의 그간 50년 정책을 보십시오. 농촌을 망쳐놓은 정책이었습니다. 지금 갑자기 자영은 어렵습니다. 정부가 농촌 자영 모형을 만들고 시험을 해보아야합니다. 정부가 농촌에 돈은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러면 뭐합니까? 바다이야기라는 도박장 만들어서 농촌지원금 다시 걷어드렸는데요. 

노인인구 또한 심각합니다. 우선 급한 것이 은퇴연령을 높이는 것입니다. 지금 수명은 올라가고 멀쩡한 사람이 은퇴라는 이름 밑에서 할일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노동의 창출을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은 할일이 태산같이 많습니다. 왜 노령인구가 그것을 못합니까? 반론은 40에서 명퇴를 하는 판에 어떻게 노령인구를 생산에 투입하느냐는 것인데 공장에서 물건 만드는 것만이 생산이 아닙니다. 노령인구를 활용 못하면 치매를 비롯해서 많은 병에 걸립니다. 서울의 아파트마다 아들집이나 딸집에서 큰소리도 못 지르고 눈치 보며 사는 노인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은퇴 전에 하든일이 계속되는 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노인들도 나이만을 내세우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사실을 알아야합니다. 나이가 들면 많은 일에서 민첩성이 떨어지고 행동과 생각이 바르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 맞춰서 자기를 평가해야합니다. 정부가 그러한 인력을 활용해야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애만 자꾸 낳으라고 하지 말고.

안일규 : 박사님께선 더 늦기 전에 근본적인 노인 정책 수립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여러 정부들의 노인 정책들이 어떤 문제를 보였기에 이런 주장을 하시게 된 것입니까?

강성종 : 한번 생각해 봅시다. 이론적으로 65세에 은퇴해서 90세에 죽는다고 할 때, 그분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누군가가 25년을 부양해야합니다.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일찍이 경제활동을 못합니다. 자식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나라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개인이든 국가든 경제적부담은 상당히 큽니다.

노인의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누군가의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자식이 책임지는 시대는 점점 살아집니다. 복지정책을 아무리 멋있게 만들어 놓아보았자 뒷받침하는 재정이 없으면 공염불입니다. 여기에 대처를 하지 않으면 사회적 혼란이 와서 결국은 고려장으로 이어집니다.

방법을 하나입니다. 노인들이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자급자족이 어려우면 그 차액을 정부나 자식이 대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정책문제이기 때문에 자식이 해줄 거라는 생각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잔인한 예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병원 ICU(Intensice Care Unit: 특별호리방)에서 장기간 있으면서 회복불능환자는 자연사를 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안일규 : 노인 문제에 대해 복지와 자립을 병행 조화하는 구조, 노인들이 죽을 때까지 일하는 사회구조 만드는 작업을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방법론이 있습니까?

강성종 : 복지보다는 자립을 강조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일한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복지에는 평생 번 돈의 일부를 연금으로 돌리고 죽을 때까지 매달 타먹는 것과 국가가 책임을 짓는 것을 병합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곧 나이 65세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50%가 넘게 되면(국가가 고령화되면) 복지로는 불가능합니다.

생계비와 병원비가 많은 경우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대재앙이 일어나서 노인 인구를 많이 해결해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 국가는 파산합니다. 지금 미국을 보세요. 하루에 만 명씩 65세 정년 은퇴를 합니다. 의회는 69세를 정년으로 하는 법안을 연구 중 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도 파산한다고 야단입니다.

노인 뜯어먹고 사는 병원서부터 각종 사기와 범죄가 난무하게 됩니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병원이 환자의 죽음을 연장하고 있습니까? 삶의 연장과 죽음의 연장은 구별해야 합니다. 죽음의 연장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연세대병원에서는 가족이 인공호흡기를 차단해달라고 했지만 병원에서 거절해 법정까지 간 일이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생명이 중요해서 법정에까지 가겠으면 모든 경비는 병원이 부담하게 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병원은 하루도 유지 안합니다. 죽음을 연장하면서까지 돈을 벌겠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의료제국주의에 속합니다.

이제부터 건물 몇 개가지고 할 일 없이 사는 사람들도 재교육시켜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도록 일해서 세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얘기 자주 듣습니다. 불로소득은 중지해야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허락해야 합니다. 고생고생해서 일전 한 푼 못쓰고 노후를 보장받으려고 조그마한 건물 하나 사놨는데 불로소득이라고 벌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것을 조절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폭행이 아니라 불쌍하고 보잘 것 없는 노인의 울음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이게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는 “백만 표냐 백십만 표냐”가 아닙니다. 노인 재교육도 모아놓고 구청회관에서 컴퓨터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경제활동에 연결시켜줘야 합니다. 약간의 경제적 위협은 머리를 더 쓰게 만듭니다. 약간의 스트레스가 나쁘지만 않은 것처럼. 다시 강조하건데 복지는 돈의 액수나 숫자로 해결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과 인간성이 있어야 합니다.

안일규 : 노인 복지 문제와 재교육, 불로소득 문제를 언급하시는 것을 보면서 진보진영의 증세담론에 대한 박사님의 견해가 어떤지 묻고 싶습니다.

강성종 : 증세담론이라면 세금 올리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요? 우선 근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봅시다. 지금 현 정부는 돈을 아껴 쓴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돈이 많이 새나가고 있습니다. 이것 전부 정비하면 아마도 지금의 세금을 반만 거둬도 충분합니다. 현 상황으로는 세금을 더 거두지 않아도 됩니다.

불로소득은 과세를 많이 해야 합니다. 지금 건물 하나만 있으면 자식들 미국 전부 보내고 아주 어깨에 힘주고 삽니다. 세금을 왕창 물리면 그에 해당하는 임대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없습니다. 임대료가 오르면 장소 빌려 장사하시는 분들은 허리가 더 휘어집니다. 그러면 세금을 줄이면 되나요? 그것도 안 됩니다. 방법은 건물 하나 가지고 세계여행이나 하고 자식들 전부 미국유학 보내고 하는 계급을 일해서 먹고 사는 제도로 돌려야 합니다.

한국의 기업들, M&A가 아니라 ‘쪼개야’ 한다

안일규 : 박사님께서는 그동안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생태학자인 프리드리히 슈마허가 주장하는 ‘불교경제학’의 필요성을 주장하셨습니다. 불교경제학은 어떤 경제학입니까?

▲ E.F. 슈마허의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     © 문예출판사
강성종 : 불교경제학이라는 말은 Fritz Schumacher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제 4장 전체에서 설명한 말입니다. 사성제, 팔정도의 핵심 불교 사상으로 경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972년에 나온 책인데 지금의 금융위기를 그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四聖諦란, 四諦十六行相으로 苦諦(無常무상, 苦고, 空공, 無我무아), 集諦(因인, 集집, 生생,緣연), 滅諦(滅멸, 靜정, 妙묘, 離리), 道諦(道도, 理리, 行행, 出출) 를 말하고 도제에서 우리가 평온한 자아뿐만 아니라 사회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八正道는 정견(正見: Samma-ditthi), 정사유(正思惟: Samma-sankappa), 정어(正語: Samma-vaca), 정업(正業: Samma-kammanta), 정명(正命: Samma-ajiva), 정정진(正精進: Samma-vayama), 정념(正念: Samma-sati),  정정(正定: Samma-amadhi)으로 불교교리의 수행법입니다. 슈마허가 미안마에 가서 불교 수련을 받았는데 불교만이 서구의 물질문명이 가져오는 인류의 파멸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깨달았다고 합니다.

소비가 미덕인 서구 경제정책은 몰락한다는 것입니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밀톤 프리드만의 시카고 경제조폭(econo-gansters)에 이르기까지 서구 자본주의의 경제이론은 개인의 욕망을 극대화하는데 있습니다. 극대화란 끝이 없습니다. 불교식으로 말하자면 욕망의 극대화란 것 자체가 오히려 우리를 병들게 하는 핵심요인이라는 말입니다. 오히려 물질의 무상함을 알고 욕망과 소비를 적절히 자제하는 것이 불교경제의 기본 사상입니다. 이것은 앞서 말한 Fritz Schumacher 의 <작은 것이 아릅답다> 논리와도 정확히 부합합니다. 

제가 슈마허의 불교경제를 들고 나온 것은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한 노력입니다. 요즈음 한국경제가 아주 나빠서 혹시 소망교회나 나가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지금 소망교회는 사람 발 들여 놀 때가 없다고 합니다. 한국 한번보세요. 한국은 미국 흉내 내기에 혈안이 되어있어요. M&A라는 기업탄합병(企業吞合倂)을 보세요. 누가 M&A 를 주동했습니까? 한국이건 미국이건 다 미국에서 경제 경영을 공부했다는 부류들 아닙니까? 

우선 기업탄병(Aquisition)을 한번 봅시다. 생소한 말이지요? 기업합병이라는 말은 익숙해있지만 탄합병 혹은 탄병이라는 말은 아마도 처음 듣는 말 일겁니다. 이는 중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입니다. 탄(呑) 자는 참 재미있는 말입니다. 삼킨다는 뜻입니다. 대기업이 작은 기업을 삼켜먹는다는 뜻이지요. 

한국은 김대중의 시장경제라는 미명하에 외국의 먹이가 되어 모두 삼켰습니다. 탄병 된 것이지요. 물론 기업탄합병은 미국을 근원지로 하는 세계의 전염병이었습니다. 그게 좋아서 날뛰는 한국경제학자들 정말 가관이 아니었습니다. 기업들이 합해서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탄합병에서 탄합병으로 끝없이 계속되면서 세계경제가 망하는 것이지요. 결국에는 한 개만 남게 되고 자연히 독점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완전 망한 미국경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정부개입을 원하고 있습니다. 케인스가 다시 영웅이 되고 있습니다. 탄합병이 비인간적이라면 이젠 쪼개야합니다. 쪼개서 작은 기업을 만드는 게 인간적입니다. 이것이 슈마허가 말하는 불교경제학입니다.

경제학에는 규모경제학(scale economy), 규모부경제학(scale diseconomy), 범위경제학(scope economy) 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종의 대소척촌(大小尺寸)경제학인데 일종의 계량경제학입니다. 크기의 경제학인데 크기와 경영을 수학적으로 푸는 경제학입니다. 그런 입장에서도 한국의 재벌기업은 쪼개야합니다. 초기에 대기업화는 당시 한국기업은 세계시장에서 구멍가게였기 때문에 필요했을 겁니다.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불교경제라는 말은 박애의 인성을 중시하는 일종의 크기의 경제학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제 질서에 인간적인 것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인간적인 것>이라는 참수(parameter)를 경제 방정식에 삽입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담 스미스의 <분업>에는 인간은 없습니다. 생산가격에 인간이라는 요소를 집어넣는 것이 인건비라는 것인데 없앨수록 좋은 것이 자본주의 입니다. 적정선이라는 게 없습니다. 불교경제는 종합적인 접근입니다. 더불어 산다는 개념의 교육, 제도적 보안장치, 100년 장기계획, 지식에 바탕을 둔 사회구조라야 합니다. 우선 인성교육이 중요하고, 과학과 분배의 합리성에 기초를 두어야합니다. 불교경제라는 말을 사용하든 하지 않든 지금 세계는 불교경제를 도입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안일규 : 한국의 재벌기업들을 쪼개야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강성종 : 전문성입니다. 개인에게도 전문성이 있듯이 기업도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이 보험, 언론방송, 은행을 소유할 수 없습니다. 전문성이 연관된 분야 반도체, 컴퓨터, 가전제품, 우주항공의 일부, 광학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수를 제한해야 합니다. 생명공학을 함께 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는 반도체와 관련된 생명공학이어야 합니다.

안일규 : 한 때 이슈가 되었던 금산분리 완화 움직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성종 : 미국의 금융붕괴를 보고도 금산분리완화라니요. 우선 A.I.G.가 왜 망했는지 보세요. A.I.G.는 보험회사입니다. 금융에 들어가서 망했습니다. 보험만 했으면 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파생상품에 손을 댔다가 이렇게 됐습니다. A.I.G.라는 말은 참 애매모호한 말입니다. American International Group? 전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모릅니다. 은행은 증권장사를 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에서 금산분리 완화는 금융위기 뿐만 아니라 독재로 가는 길입니다.

안일규 : “경제질서에 인간적인 것을 도입하자”는 박사님의 주장에서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를 말하는 조세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평소 주장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까?

강성종 : 전혀 다릅니다.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는 전형적인 자본주의를 욕하는 자본주의 앞잡이입니다. <여당 안의 야당>이런 말이 있지요? 그런 사람들은 더 사기꾼입니다. 스티그리츠는 영국 캠부리지 대학 교수라고 명함찍고 돌아다니는 장하준이가 한국에서 영웅으로 만든 자본주의 앞잡이입니다. 그는 앞뒤가 다른 사람입니다. 오죽하면 하바드대학 경제학교수 Kenneth Rogoff는 스티그리츠를 평하기를 좋게 봐주어서는 問題兒, 좀 나쁘게 말해서는 사기꾼 (snake-oil) 이라고 말했겠습니까?
 
참고자료 : http://www.imf.org/external/np/vc/2002/070202.HTM
 
야비하기 짝이 없는 스티그리츠는 전 연방준비은행장 Paul Volcker 욕이나 하고 돌아다니고 씹지 못해서 안달난 사람입니다. 사실 Paul Volcker가 있었으면 미국경제 이렇게까지 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처음 오바마 행정부가 Paul Volcker에게 경제를 맡겨 보려고 했었는데 Lawrence Summers, Tim Geitner (현 재무장관), Robert Ruben을 비롯한 골드만삭스 앞잡이들의 朋黨組織 (마피아조직)에 의해 철저한 배제되어 그는 그늘로 사라졌습니다. 자본주의로는 안 됩니다.
 
요즈음은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로 이름을 둔갑했지요.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을 극대화하는 주의입니다. 인간의 얼굴을 가진 자본주의?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규제가 자본주의 눈에 가시 같으니까 규제를 없애다가 이 꼴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경제몰락이 증명하고 있는데 무슨 자본주의? 경제의 인간화는 슈마허의 소규모 경제입니다. 즉, 불교경제학입니다.

안일규 :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 (Friedrich List) 가 썼던 Kicking the Ladder 개념을 박사님의 저서 <백년대계>에서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개도국들이 Kicking the Ladder를 벗어나기 위해 어떤 정책들을 써야 된다고 보십니까?

강성종 : List 는 중국개방정책을 시작한 등소평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의 책이 바로 Friedrich List 의 정치경제학의 국가체계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장하준이가 이 책의 사상을 많이 응용하여 국내에 좀 알려졌습니다.

리스트는 제가 다녔던 튜빙겐 대학 교수였습니다. 칼 맑스의 동 연대 사람으로 맑스가 싫어했던 분입니다. 리스트와 칼 맑스는 경제학 이론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리스트를 가장 많이 연구하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그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Adam Smith가 개인에 중점을 두었다면, List는 국가에 중점을 뒀습니다. 국가경제는 각 국가마다 그 나라의 사정에 따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인데 당연한 것 아닙니까? 특히 개발도상국에는 참으로 중요한 얘기입니다. 당시 경제대국으로는 영국이었는데 영국을 상당히 비판했습니다. 梯子扔掉(제자잉도 Ladder kicking)는 당시 영국을 비판한 것입니다. 저는 제 책에서 ‘제축’이라고 말을 만들었는데 List의 중국판을 보면 梯子扔掉(제자잉도)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한문 실력이 중국 사람들이 저보다는 나을 것이니 梯子扔掉라고 쓰겠습니다. 

List는 미국과 소련이 영국을 제치고 강국이 될 것을 예언했었습니다. 바로 맞은 것이지요. 경제대국은 그들의 경제침략을 위해서 전구화(全球化 Globalization)를 주장하는 것도 그 나라의 이익을 위해 당연하겠지만 개발도상국가가 개발 국가의 뒤를 쫒는 것은 강요에 의한 것인데 말도 되지 않습니다. 그는 미국에 와서 당시 국수주의자로 알려진 알렉산더 하밀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1가구 1주택은 세금 없애야”

안일규 : 박사님께서는 “일 가구 일 주택 60평 이하는 완전 무세금으로 하고 두 채 이상 소유자에게는 추가 세금을 징수해서 두 채 이상의 집을 소유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가르쳐줘야 한다”고 하신 바 있습니다. 강남의 60평과 부산의 60평이 같다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강성종 : 모든 60평은 다 같지 않습니다. 지금 땅값과 건축비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획일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러나 좋든 나쁘든 한 가구당 한 채는 필수입니다. 왜 60평 정도로 하느냐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잘살 때 가구 당 60평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중산층 월급쟁이들은 월급으로 60평 아파트 유지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일가구 일주택의 세금은 모두 폐지해야 합니다.

노무현 정권의 실책은 집값을 올려놓고 세금을 왕창 물린 것입니다. 사람들은 집을 살 때 잘 계산을 하고 삽니다. 그런데 세금이 갑자기 오르면 어디서 그 차이를 메우라는 것입니까? 도둑질 하라는 것이지요.

집값의 지역차를 말씀하셨는데 이것까지 평준화할 수 없습니다. 강남으로 몰리는 것은 교육의 차이인데 이는 교육에서 따로 취급합니다.

안일규 : 물가와 토지 소유권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강성종 : 크게 경제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면 다분히 심리적인 요소가 많은 곳이 경제분야 입니다. 소유권이란 말을 없애고 사용권으로 바꿔야 합니다. 국토는 한국처럼 땅이 없는 사회에서는 철저한 규제만이 경제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국토관리공단 같은 곳은 정치인들의 돈 먹는 클럽 같습니다. 제도적으로 필요 이상의 토지를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나라가 해마다 땅을 사들여야 합니다. 한국이 세계에서 국유지 면적이 가장 적은 나라입니다. 이를 수정하고 특히 도시를 중심으로 해서 공원조성에 착수해야 공동의식이 더 생깁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1/01/04 [15:0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주공 2011/01/29 [23:50] 수정 | 삭제
  • 오래 전에 화두처럼 스쳐 지나간 생각이 있었습니다.
    불교식의 사고방식과 생활이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가장 적절한 방법일 것이라는 생각말입니다.

    단, 그랜저 모는 땡초들의 생활이 아닌
    법정스님의 생활을 조금 현실화, 세속화 시킨
    그런 어떤 길 말입니다...

    오늘 이 글에서 박사님의 말씀을 읽고
    안개가 조금은 걷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잘 일고 갑니다....
    건강하십시요...
  • ddd 2011/01/27 [11:16] 수정 | 삭제
  • 원로 교수님의 식견에 탄복을 하게 됩니다.
  • 강성종 2011/01/18 [20:19] 수정 | 삭제
  • 아시다싶이 신문은 각론을 쓰는장소가 아닙니다. 세부적인것을 원하셨는데 제 책 500 패이지에 자세히 써있으니 읽오보시고 평! 책 이름? 한국 과학기술 백년 대계를 말한다. 라이프 사이언스, 서울 2008.11. 출간
  • 다물인 2011/01/12 [18:47] 수정 | 삭제
  • 아뭏튼 자본은 참으로 매력적인 것이다, 자본주의의 꽃은 주식이라고 하던데, 그 꽃이 시들면 많은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지고..훌훌 게임의 법칙은 곧 주식의 법칙이라던가? 그 복잡한 주식거래표라든지 무슨 선물거래그래프라든지 보면 머리가 지근지근한데, 그 돈의 흐름을 어떻게 잘 집어 내는지..나도 진작에 수학공부나 열심히 할걸 쓰잘데없는 인문사회-예술미학에 매료되어 인생 헛사는것 같다.
  • 오시나요 2011/01/11 [20:00] 수정 | 삭제
  • 자기 전문분야에 실무적이고 세부적인 언급으로 진행해야 알기 쉬운데 너무 거대담론으로 시작해서 대안을 찾는 디테일이 없다. 울 아부지도 하는 말씀이다. 그냥 울아부지 하는 말 듣고 말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