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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경 고참이 神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주장] 이제라도 전의경 제도는 과연 무엇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야
 
이계덕   기사입력  2011/01/08 [14:56]
최근 백혈병으로 사망한 의경의 어머니가 아들의 일기를 공개하면서 일파만파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구타 가혹행위' 문제와 전의경의 비공식 직책에 대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전의경의 구타및 가혹행위 문제는 예전에도 항상 고질적인 병폐로 논란이 되어왔고 작년에는 한 의경이 구타피해를 견디다못하여 마을버스를 탈취하여 방송국으로 돌진을 시도하던 일도 있었기에 전혀 새로울것도 없지만 사건/사고형이 아닌 이번처럼 대놓고 모든게 드러난것은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거에도 육군전환을 신청할 당시나 다른 전의경 출신들이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이런 사실들을 이야기한적이 있지만 믿어주지를 않더라. 육군에도 그런 가혹행위가 있다라거나, 설마 그정도 까지겠냐라고 이야기하는데 육군에는 최소한 병장, 상병, 일병등 계급이 있지만 전경에서는 이러한 계급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비공식적으로 만들어진 열외, 보고자,챙, 받대기, 평짱, 물땅, 막내, 삥등 철저한 업무분담의 인도식 카스트제도같은 직책이 더 중요하다.
 
상경이라도 보고자를 달아서 피는 경우도 있고, 수경이라도 받대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의경에서 이경,일경, 상경, 수경과 같은 계급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3101기, 3102기등 행정기수가 더 중요하고, 행정기수보다 더 중요한건 바로 이 같은 비공식 직책이다.
 
이 같은 비공식직책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필자도 알지 못하지만 처음 전의경 부대가 생기고부터 있었다고 한다. 또 같이 복무했던 어떤 부관님에 따르면 군복무가 아닌 경찰관들로만 기동대가 운영되었던 시절에도 있었다고 하니까 단순히 군대의 가혹행위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경찰관들로만 구성된 청와대 000단에서 오래전 근무했었다고 주장하던 한 부관은 "순경일때 경사 옷 빨래해주고, 구두 닦아주고 했었다며 너희들이 빨래하는게 그렇게 싫으면 말을 하지 소원수리 같은걸 하느냐"며 고참의 개인사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대원에게 말한적이 있었으니 단순히 전의경의 구타/가혹행위 문제로만 바라보면 해결책이 나올수가 없다.
 
마음만 먹으면 神 이 될수도 있는 전경대 열외고참
 
마음만 먹으면 神이 될수 있는게 전경대 열외고참이다. 전의경의 모든 시스템이 그를 神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육군 복무했던 친구들은 내가 복무했던 서울 모 경찰서 전투경찰대 이야기를 들려주면 모두 놀라고 믿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神이 될수 있는 곳, 그러나 神이 되기위해서는 온갖 가혹행위와 구타를 당해야 했던 곳이 바로 000전경대였다.
 
① 소대원들의 외박/휴가를 자유롭게 조정할수 있는 권리가 있는 열외고참
 
인터넷에 백혈병으로 사망한 의경이 올린글이 선임병이 아닌 기관병에 대한 글이라고 주장하는 글에서 일개 대원이 어떻게 외박/휴가를 자를수 있냐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의경은 외박/휴가를 소대장이 관리하지 않고 대원들이 관리한다. 물론 최종적으로 소대장의 결재를 맡기는 하지만 대원들이 '신고'라는 방법을 통해 통보하는 방식이다.
 
보고자 : 소대장님 이번 몇일날 OOO, OOO, OOO 외박 나가서 보고드리러 왔습니다.
소대장 : 그래 잘 나갔다 오라고 해, 사고치지 말고
 
이게 끝이다. 어떤 대원이 외박을 몇번나갔는지 휴가를 몇일만에 나갔는지 직원들에게는 중요한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개월마다 외박/특박을 꼼꼼히 챙겨서 나가 2년이라는 기간동안 12번에 외박과 3번에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 있는 가하면 2년여동안 겨우 5번의 외박만 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열외고참에 눈에 들면 외박의 기회도 많아지고 자주 나갈수 있지만, 눈밖에 나는 순간 그의 외박은 잘린다. 고참이 직원에게 보고를 해주지 않으면 외박은 밀리는 것이다.
 
심지어는 행정반에 찾아와 OOO 외박증을 O월 OO일자로 끊어달라고 하고 외박을 나간지 얼마안되었기 때문에 나갈수 없다고 직원에게 보고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류상으로 그 대원은 외박을 나간걸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나가지 않았다.. 원래 세번만 갈수 있는 휴가를 직원이 매년 변동되어서 알지못한다는 사실을 노려 네번 나간 사람도 있었다.
 
육군의 경우 행정반에서 꼼꼼히 대원들의 휴가를 관리하는 반면 606전경대는 소대에서 열외고참이 만들어놓은대로 보내고 싶은 순서대로 외박을 내보내주고, 혹은 미루기도 하는 방식이고 직원들이 이에 대해서 문제를 삼거나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다. 고참이 신고를 해주지 않으면 외박을 나갈수 없고, 고참이 외박을 미루고 다른 사람을 먼저 신고하면 외박은 밀리는 것이고, 그렇게 계속 밀리다보면 결국에는 2개월마다 나갈수 있는 외박을 4개월이나 밀린다면 외박 하나는 짤린것이나 마찮가지다. 따라서 하급기수에게 외박을 내보내주는 열외고참은 절대적이고 神이 될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000전경대에서는 지난 2007년 8월달부터 본인이 명과를 시작하면서 소대에서 일방적으로 보고하는 식으로 해서 고참들 위주로 챙겨먹고 막내는 못나가는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나홍식 부중대장에  아방세000계획에 맞추어서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어서 행정반에서 기본틀을 정하고 거기에서 수경은 수경끼리/ 상경은 상경끼리/ 일경은 일경끼리 계급에 맞게  상호 동의하에 순서를 바꿀수 있도록 해서 고참들만 외박을 챙겨먹는것을 바꾸어버렸지만 그때 바꾸면서 참 많이도 소대 불려가서 맞았다. 그때 맹민섭 수경님이 "왜 귀찮게 일을 만들고 그래" 라며 면박주시기도 했지만 바로 "소대 고참들 다 찾아가서 행정막내 괴롭히지 말라"고 해주면서 보호해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
 
② 열외고참및 직원들의 세탁과 구두닦이를 담당하는 평짱
 
열외고참이 되면 본인의 세탁과 구두닦이를 담당해주는 대원들이 생긴다. 바로 평짱이라는 기수인데 중대별로 조금씩 호칭에 차이가 있어서 막내짱이라고도 불린다. 평짱이 하는 일은 고참 구두를 닦아주고, 세탁을 하며, 다림질을 해주면서 고참이 근무를 나가는데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그들에게 막내보다 조금 나은 특권이라면 각종 사역 예를들어 식기사역등에서 사역장의 역할로 사역할때 만큼은 같은 막내들에게 지시를 할수 있다는 것 정도?
 
처음에는 고참이 되면 다 세탁해주고 구두를 닦아주는건줄 알았지만 육군에 병장으로 복무하는 내 친구에게 물어보니까 "야 쓰레기냐" 라는 답변을 들었다. 최소한 육군 병장의 옷을 누가 세탁해주고 다려주는 일은 없는걸 확인하는 순간이었으니까. 캐비닛이 막내들은 한개에 두명,세명이 같이 쓸정도로 부족한 상황임에도 공간이 부족하다고 두개를 쓰는 열외 고참도 많았고, 1층에서 잘곳이 없어서 다른 대원들은 끼어자고 있는데 매트릭스 두개를 붙이고 그 위에 이불을 깔아 침대를 만들어 쓰는 고참도 있었고 막내 한명을 개인 안마사로 쓰는 고참도 있었으니 할말 다했나? 안마를 하다가 고참이 잠들면 막내는 잠들면 안되고 깨워서도 안된다. 고참이 알아서 일어나서 자라고 할때까지 안마 하고 있어야 한다.
 
③ 열외고참이 필요하다고 하면 도둑질이라도 해와야 하는 받대기
 
열외고참이 필요하다고 하면 도둑질이라도 해와야 하는게 받대기이다. 그래서 받대기의 캐비닛은 각종 물건들로 가득차 있다. 수저가 없으면 타 소대에서 수저를 도둑질이라도 해와야 하는게 받대기이고, 휴가를 가서 아이들이 음료수같은 걸 사오거나 빵같은게 나오면 고참에게 갔다가 바쳐야하는게 받대기이다. 구두가 새것이 필요하다고 하면 새것을 찾아서 가져오거나 훔쳐서라도 가져와야 하는게 받대기이다. 신병들이 들어오면 이들이 입을 근무복, 정모를 찾아다 맞춰주는게 받대기의 일이다. 실질적으로 받대기가 사역에 동원되지만 않을뿐 스트레스는 막내보다 더하고 잠은 막내때보다 못잔다. 고참들을 대신해서 막내들을 갈구고 구타하는 것도 받대기가 하는 일중에 하나라면 하나다. 그러나 오히려 구타를 당하는건 막내들보다 받대기들이 더 많이 본거 같다.
 
④ 열외고참 대신 소대 관리, 조금만 마음에 안들면 제일 먼저 구타당하고 불려가는 챙
 
열외고참이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외박/휴가 명단을 작성하고 아이들의 기수를 올려주는게 열외고참의 일이다.
열괴고참을 대신해서 소대를 관리하는게 챙이다. 챙기수가 신병을 관리하고 받대기를 관리하고 교양이라는 명목으로
점호전에 구타와 가혹행위를 주도하는게 챙이다. 그러나 열외고참한테 항상 불려가고 구타당하고 머리박는게 챙이었다.
 
⑤ '솔치'라는 이름의 갈취. 같이 먹었으니 공범이라고 주장하나 갈취는 갈취
 
시설중대의 초소근무는 장시간 한군데만 바라보면서 근무하기에 어려운 환경이다. 이에 고참은 순찰근무를 하면서 "오늘 솔치해야지?"라며 물어본다. 이때 "오늘은 돈이 없다"고 하면 그날 부대 들어가는 순간 '교양'과 '구타의 희생양'이 되거나 불이익의 희생양이 되기 때문에 돈을 꺼낼수밖에 없고 고참은 그것으로 초소에서 중국집에서 시켜먹거나, 피자를 시켜먹거나, 심지어는 술판을 벌이기도 한다. 000전경대의 순찰근무자는 이태원, 동빙고, 북한남, 한남, 태국관 등 다섯지역의 1~2명씩 배치되는데 솔직히 순찰이 아니라 노는 거나 마찮가지다. 고참들은 각 초소마다 사복을 챙겨두고 사복을 입고 피시방에 다녀오기도 하고 CCTV가 설치되어 순찰차가 눈에 오는지 훤히 보이는 이스라엘 관저등에서 술판을 벌이기도 했었다.
 
⑥ 대원들에 관심없는 직원들, "내가 편하기 위해서는 밑에 사람을 더 굴려야 된다"는 분위기 만연
 
열외고참이 이렇게 神과 다름없는 생활을 할수밖에 없었던건 바로 또 神이 되고자 하는 직원들 때문이기도 하다. 직원들은 전의경 부대에 이 같은 구조를 알면서도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챙, 받대기 같은 용어를 오히려 더 잘알고 있다. 심지어는 직원들이 앞장서서 대원 구타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내가 편하려면 밑에 애들은 더 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해있기에 직원이나 열외고참이나 별로 터치하지 않는다. 
 
직원들의 대부분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오는게 아니라 진급시험 승진을 위해 조금더 공부 시간이 남는 기동대를 택해 하는 사람들,  일선에서 휴식을 취하려고 오는 지휘관들, 군복무를 대신해서 소대장으로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원들에 대해 관심이 있을리가 없겠지만 무관심의 정도는 심하다. 단지 사고만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 공부에 방해되지 말라고 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⑦ 디카 휴대전화 금지, 싸이월드 통제가 구타 가혹행위 예방 대책?
 
 2007년 11월 제주에서 구타로 인한 의경의 자살사건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내려온 공문중에 자체사고 방지 대책이라며 올라온 내용중에는 <대원들에게 내무실 디카, 휴대폰 사용을 원천금지 및 싸이월드, 블로그등 통제강화> 하여 그 밑에 주석으로 '구타 사고 발생시 대원들이 디카,휴대폰으로 내무반을 촬영하여 인터넷으로 올려 이를 언론이 보도하여 문제가 커진다'는 내용이 있어 사실상 구타/가혹행위 은폐를 자체사고 방지대책이라며 전 기동대에 뿌린 일이 있었지요.
그거보고 기가막혀서 경찰은 자체사고 은폐하는 대책은 수없이 내놓았지만 예방하는 대책은 내놓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중대해체? 형사처벌? 보여주기식 땜질처방만 하는데 구타 가혹행위가 예방이 되요?
 
전의경 제도는 과연 무엇을 위해 필요한 것인가?
 
저는 전경으로 복무하면서 전의경이 과연 왜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전의경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정치적 집회는 그 상대방이 대통령 혹은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 우리의 요구를 들어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들어야할 당사자는 침묵하고 그들의 외침 앞에는 항상 전의경들이 방패를 들고 서있지요.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달라, 요구를 들어달라고 한 대상이 전의경들은 아니지만 전의경들이 항상 듣게 됩니다.
 
그러다가 진압이 시작되면 다음날 전의경이 얼마나 다쳤냐 시민이 얼마나 다쳤냐 언론에서는 떠들어 댑니다. 요구를 들어야할 당사자는 사라지고 다친건 똑같은데 전경이나 시민이나 똑같은데 누가 더 잘못했냐고 시시비비를 가리게 되는 상황, 전혀 상관없는데 정치적 상황에 개입되어 그 사람 대신 다쳐야하는 것이 바로 전의경입니다.
 
내부에 이야기를 봅시다. 전의경은 경찰관의 기동복 빨래를 해주고, 자동차에 세차를 해주고, 경찰관의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올때 집에 데려다 주고, 경찰관들이 근무시간에 술마실때 새벽에 일어나 술안주를 만들어주고, 경찰관들이 공부를 하기 위해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그런 일들을 하고 있구요.
 
한남동 일대 대사관 근처를 가보면 전의경들이 방범순찰이나 대사관의 시설경비를 하는 것을 볼수 있을 겁니다. 대사관에서 눈앞에 도둑이 들면 전의경은 도둑을 잡으러 가야할까요, 아니면 그냥 신경쓰지 말아야 할까요? 정답은 2번입니다.
 
이건 당시 중대장이 직접 한 말이니 맞을겁니다. 도둑이 들어서 잡으러 가면 근무지이탈이고 다치게 되면 지휘관의 책임이기 때문에 잡으러 가면 안되고 무전으로 지구대에 보고만 하라더군요. 경찰이 대사관 경비를 서는건 외교관에 대한 테러를 방지하는 목적도 있지만 외교관의 재산을 보호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도둑이 들어도 잡지 말아라, 잡으면 근무지 이탈이다. 그렇다면 전의경들이 대사관에 서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외교관의 재산을 보호해주지도 못하고 테러를 방지하지도 못합니다. 결론은 그냥 서있는 겁니다. 심지어 이집트 대사관의 경우 경비요원이 따로 존재하고 시키는 일은 주차관리입니다. 그럼 전의경은 대사관의 주차관리를 위해 서있는 거였을까요?
 
2007년이었습니다. 한남동 아프가니스탄 대사관 인근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배를 칼로 찌르는 것을 전경이 목격하고 무전으로 부대에 보고를 했습니다. 무전기에서 들려온 말은 "부부싸움이면 그냥 신경쓰지마" 라는 말이었습니다. 이게 경찰관이 할말인가요?
 
대원들은 급히 지구대에 연락을 해서 남성을 인계하고, 여성을 순천향병원으로 응급  후송해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후 부대에서 '부부싸움이면 신경쓰지 말라'던 그분은 "너희들이 잘한건 알지만 상을 받아봐야 경찰 할거 아니면 도움도 안되니 같이 잡은걸로 하자, 내가 잘되면 너희들한테 한턱 쏘면 되잖아"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나중에 보고서는 "해당 경사님께서 몸싸움끝에 검거 했다"로 영웅으로 탈바꿈이 되어 서울지방경찰청에 보고 되었구요. 전의경들이 도둑을 잡아도 그것은 경찰관의 공이 되어버립니다. 실제로 경찰관은 귀찮아서 부부싸움이면 지나가라고 떠들었던 분이 나중에는 살인미수 현장을 목격하고 몸싸움끝에 검거한 영웅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전부가 그런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제가 본 경찰들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었습니다. 어디 돈 나올데 없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경찰이었고, 대원들이나 업무보다는 승진공부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경찰이었고, 길거리에서 싸움이 나거나 범죄가 일어나도 잡으러 가기보다는 순찰표에 싸인하러 가는게 경찰입니다.
 
전의경 제도 폐지가 논란이 되었을때 서울경찰청 내부망에는 전의경 제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전의경 제도가 폐지가 되면 "우리 경찰관들의 염원인 지구대 4교대는 평생 불가능합니다" 라는게 전부였습니다.
 
경찰의 근무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십니까? 부대마다 근무환경마다 다를수는 있었지만 저희 근무시스템은 야일비비였습니다. 저녁 5시출근 다음날 저녁5시 퇴근 그리고 이틀 휴무.
 
24시간 근무하고 48시간을 쉬는 근무시스템으로 비교적 널널하고 24시간 근무시간도 휴식시간, 취침시간도 모자라 대부분 공부, 출동시 경찰버스 안에 들어가 공부, 갑호비상 떨어져도 당구장 가서 당구, 심지어 근무시간에 술마시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 근무하고 72시간을 쉬겠다고 전의경 제도가 필요하답니다. 전의경이 존재하는 것은 경찰관의 편안한 근무를 위해서라는 건가요? 지난해에는 전의경 창설의 이유였던 대간첩작전을 유일하게 수행했던 802전경대 (우이동 북한산 상장봉 초소에 상주하던 전경소대)가 집회에 근무인력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해체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제는 대간첩작전을 수행하는 전의경 부대는 사실상 없군요. 그나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건 독도경비대 뿐인듯 합니다. 나라를 위해 국방의무를 지려고 갔었던 전의경들은 경찰관의 승진을 위한 편안한 공부환경 제공을 위해 차출된건가요? 아니면 전의경은 경찰대학교 졸업생의 군면제 수단으로 차출 된걸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군복무를 대행할 정도의 중요한 일이라고는 지금도 생각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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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1/08 [14:5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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