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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밀어주기, 강심장의 무리한 신민아 띄우기
[하재근 칼럼] 스타띄우기에 연예인들이 병풍으로 서는 구도는 신뢰해쳐
 
하재근
<강심장>이 SBS의 새 수목드라마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특집을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해도 너무했다. 총 19명의 연예인들을 모아놓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그중에서도 특히 신민아 띄우기로 방송 내용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처음에 신민아와 이승기 이야기로 20여 분을 다 보내길래 설마 이쯤에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겠지 했다. <강심장>은 다시 신민아와 임슬옹 이야기로 방송을 다 채웠다. 중간에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을 빼면 신민아 관련 이야기로만 거의 40~50분을 채운 것 같다. 40분이 지나 신민아의 이상형 월드컵이 시작될 때는 ‘너무한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강호동과 자막의 낯 뜨거운 신민아 띄우기, 드라마 띄우기도 계속 이어졌다. ‘스튜디오를 밝혀주는 그녀’, ‘인간인가 구미호인가 눈부신 그녀’, ‘2010년 드라마 최고의 기대작’, ‘드라마 사상 최고의 커플이 될 것이다’ 등 극찬이 이어졌다.

다른 출연자들은 병풍이었다. 웃는 역할과 약간의 감초 역할밖에 못했다. 강호동이 신민아가 한 마디 할 때마다 오버하는 것에 다른 모든 출연자가 호응하는 모습은 안쓰러워보였다. 박수부대 방청객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도 주목받고 싶은 연예인일 텐데 말이다. 

무리수 신민아 띄우기였다. 대놓고 신분차가 느껴졌다. 떠받드는 스타와 박수쳐줘야 하는 일반 연예인이 너무나 선명하게 대비됐다. 신민아가 아무리 스타라지만 보기 좋은 광경이 결코 아니었다. 

- 만약 ‘유재석식’ 스타일이었다면 - 

요즘 강호동, 유재석 비교만 하면 둘을 비교하지 말라는 댓글들이 달린다. 무리한 비교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논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강심장>을 보면서 유재석식 진행이 떠오르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유재석식 진행은 출연자들을 골고루 배려한다. 일반 토크쇼는 말할 것도 없고 <패밀리가 떴다>에서도 그랬다. 출연진들이 ‘핫’한 게스트 주위에만 몰려 있을 때 유재석이 소외된 게스트에게 말을 붙이면 그 순간 마법이 일어난다. 순식간에 그 사람이 부각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모두를 골고루 포용하는 진행은 보는 이를 흐뭇하게 만든다. 

<놀러와>나 <해피투게더>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엔 이런 이유도 큰 몫을 한다. 반대로 이번에 <강심장>은 극단적으로 스타를 밀어주는 구도를 보여줬다. 이런 것이 일시적으로 재미는 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구도는 되지 못할 것이다. 스타만 대접받고 다른 사람들은 병풍이 되는 ‘더러운 세상’을 사랑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여기서 유재석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유재석식’이라고 한 것은 유재석과 강호동의 개인 간 비교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이건 개인 스타일의 문제라기보다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와 방송사의 문제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신민아 맞는 최악의 방식 - 

어느 방송사나 자사 드라마를 토크쇼를 통해 홍보한다. <놀러와>, <해피투게더> 다 마찬가지다. 아무리 그래도 이번 <강심장>처럼 노골적으로, 극단적인 찬사를 나열하며, 수많은 연예인을 병풍으로 동원하면서까지 홍보쇼를 하진 않는다. 보통은 특정 프로그램 홍보라 해도, 적당한 연예인들로 조합을 이뤄 별개의 주제로 프로그램을 꾸민다. 그 속에서 홍보는 잠깐, 별로 튀지 않는 선에서 행해진다. 이번에 <강심장>은 낯 뜨겁도록 노골적이었다.

이런 것이 SBS의 스타일로 보인다. 어떤 상업적인 목표가 있을 때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것 같은 이미지 말이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이번에 이하늘의 폭로에 대한 사람들의 지지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강심장>의 시청률을 위해서 이하늘에게도 조금 무리한 말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지레짐작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인기가요>는 <강심장>의 부록이 되고, 이번에 <강심장>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부록이 된 셈이니, 그 꼭대기에 있는 신민아는 ‘여왕마마’인가? 이렇게 다른 이들을 병풍으로 만들며 여왕마마로 모셔지는 구도는 본인에게도 안 좋다. 비가 예능에서 황태자로 떠받들어지며 비호감을 초래한 일을 잊어선 안 된다. 프로그램이 잠깐 잘 되자고 스타를 바닥까지 소모하는 최악의 방식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모든 방송을 월드컵으로 도배했을 때도 지나친 수익성 위주 방송이라는 비난을 받았었다. 이번에 <강심장>이라는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대놓고 자사 프로그램 홍보를 위한 ‘광고판’으로 만든 것도 좋은 평가를 받긴 힘들다. 시청자는 방송사 광고를 보려고 프로그램을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르샤가 병풍으로 앉아 있다가 섹시춤으로 잠깐 나오는 대굴욕을 당하는 것을 보며, DJ DOC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그림이었을까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이번처럼 지나친 자사 광고에 프로그램이 이용되고, 스타띄우기에 연예인들이 병풍으로 서는 구도는 너무 노골적이다.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을 악수였다.

* 필자는 문화평론가이며 <학벌없는사회> 사무처장을 역임했습니다. 블로그는 http://ooljiana.tistory.com, 저서에 [서울대학교 학생선발지침 - 자유화 파탄, 대학 평준화로 뒤집기]등이 있습니다.
 
기사입력: 2010/08/07 [04:5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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