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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의 노림수, 투표율을 낮춰라!
[벼리의 느긋하게 영화보기] 80년 5·18 같이 2010년 5·18은 탄압받고 있다
 
벼리   기사입력  2010/05/18 [06:33]
5·18이다. 달라졌는가? 1980년과 2010년이 달라진 것이 있는가? 정말 묘한 착시현상처럼 현재와 과거가 오버랩된다. 80년 5·18과 같이 2010년 5·18은 탄압받고 있다. 80년 때는 총칼이었지만 지금은 펜대와 명령이다. 그때는 직접 쐈지만 지금은 뒤에서 공작한다.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이 금지되었다. 권력의 두려움이 짐작 간다. 지방 선거가 코 앞인데, 그리고 각종 여론 조사에서 박빙이고, 이러저러한 정책 실패로 밑바닥 민심이 돌아 섰는데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묻지마 수구층’은 투표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간단하다. 포용이 불가능하다면 갈라 쳐라는 것. 맞다. MB는 제대로 하고 있다. 그걸 욕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따로 있다. 이런 전략이 궁극적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이 와중에 한을 품을만한 희생자들이 생긴다. 이들은 정권의 잠재적이면서 결정적인 반대자들이 될 것이다. 지금은 숨죽이며 있지만 이 사람들은 잊지 않는다. 사실상 이 스펙트럼은 만만치 않다. 2년 전 촛불에서부터, 30년전 광주까지 이어져 있으니 말이다. 한이 반 세기다.

그러니 MB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천안함 발표를, 또는 지방선거 도우미 역할을 말이다. 하긴 이 상황을 잘 해결하면 MB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정국이 펼쳐질 것이다. 적어도 대내정치 상황은 그렇다. 지방선거를 박빙 끝에 승리로 이끌면 정권의 명분이 하늘을 찌를 것이고, 그로 인해 야당에 대한 견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또는 이 경우 같은 말이지만) 폭력적으로 해 낼 것이고, 이미 경색된 남북관계를 빌미로 ‘국민통합’(실제로는 수구통합)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경제적 실정을 은폐하거나, 4대강 사업의 허점을 무마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방선거 일정 속에 천안함 사건을 배치하고, 그것을 통해 노풍과 검사 향응 파동, 교육감 비리 등을 묻어 버리려는 전략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것이 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MB가 이 전략을 밀어붙이는 것은 삼척동자 외의 선거권자들을 노린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한 줌도 안 되는 수구들 말이다. 과연 성공할 것인가? 

성공할 수 있다. 투표율을 낮춘다면 말이다. 그것도 극적으로 낮춘다면 가능하다. 북풍이 투표율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예년의 선거에서도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MB가 이 끝물의 이데올로기를 활용하려면 그만한 타겟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어쩌랴. 위태롭다. 촛불을 들었던 아이들은 자라서 이미 선거권자가 되었고, 전쟁에 미친 수구들은 쌈박질 외에 달리 힘쓸 경우가 사라졌다. 그러니 투표율을 최대한 낮추어야 한다. 촛불을 들었던 그 폭도들에게 붉은 셔츠를 하루빨리 선사하여 축구장에 홀드 시키고, 정치나 선거 따위는 개나 주라는 의식을 주입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이렇게 더럽게 나가야 한다. 가당치도 않은 논리로, 최대한 억지를 쓰면서 말이다. 천안함은 북의 소행이라고 억지 쓰고, 5·18 기념식에 ‘방아타령’을 부르게 하고, 선관위는 4대강 반대는 ‘금지’하면서 정부 홍보는 ‘자제’시키는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결정적으로 선거 몇 일 전에 대국민 담화하고...

얼마나 혐오스러운가? 그래서 사람들은 투표하러 가기보다 그날 놀러 갈 것이다. 이렇게 되었을 때, 그리고 결국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 MB는 지하벙커에서 어떤 말을 할까? 단 한 마디다. 아듀!  - redbrigade
수유너머N에서 공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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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18 [06:3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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