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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자체에서 삶을 배운 예수를 묵상함
민중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책에 부치는 노래'
 
정연복
내가 책을 덮을 때
나는 삶을 연다.
나는 듣는다
항구 사이에서
더듬거리는 고함 소리를.
구리 잉곳이
沙坑을 미끄러져
토코필라로 간다.
밤.
섬들 사이에서
우리의 대양은
물고기로 고동치고,
우리나라의
발과, 넓적다리와,
白堊 갈비뼈를 건드린다.
밤은 내내
그 해변에 매어 달리고, 새벽이 오자
그건 노래하며 눈을 뜬다
마치 그게 기타아를 자극한 듯이.
바다의 큰 파도가 부르고 있다.
바람이
나를 부르고
로드리게스가 부르고,
또 호세 안토니오 ㅡ
나는 광산 노조에서
전보를 받았고
내가 사랑하는 어떤 사람은
(이름은 말하지 않겠다)
부칼레무에서 나를 기다린다.
 
어떤 책도 나를
종이로 쌀 수 없었고,
인쇄로
나를 채울 수 없으며,
거룩한 刊記로도 채울 수 없고,
여태껏 내 눈을
덮지도 못했다.
나는 책에서 나와 과수원으로 살러 간다
내 목쉰 노래 一族과 함께,
달아오르는 금속 일을 하러 가고
산 속 난롯가에서
훈제 쇠고기를 먹으러 간다.
 
나는 모험적인 책을
좋아한다.
숲이나 눈[雪]에 대한 책
바다나 하늘
그러나
거미 책은 싫어한다
생각이
해로운 철망을 쳐서
어리고
선회하는 비상에 올가미를 씌우는 그런 책.
책이여, 나를 놓아다오.
나는 여러 권의 책으로
뒤덮이지 않으련다,
나는 작품집에서
나오지 않았고,
내 시들은
시들을 먹지도 않았다 ㅡ
그들은 자극적인 일들을
삼켰고
험악한 날씨로 컸으며,
땅과 사람들한테서
음식을 얻었다.
신발에는 먼지가 낀 채
나는 가는 중이다
신화에서 자유롭게 :
책들은 서가로 보내자,
나는 거리로 나가련다.
나는 삶 자체에서
삶을 배웠고,
단 한번의 키스에서 사랑을 배웠으며
사람들과 함께 싸우고
그들의 말을 내 노래 속에서 말하며
그들과 더불어 산 거 말고는
누구한테 어떤 것도 가르칠 수 없었다.
(파블로 네루다·칠레의 민중시인, 1904-1973) 
 

* 연세대학교 영문과와 감리교 신학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으로 있다. 민중신학적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
 
기사입력: 2010/03/22 [19:5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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