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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속 '진보대통합'…노회찬 "정책연합"
노 대표 野 정책연합 제안, 강기갑 제안 거절…"심상정 경기지사 출마 결정"
 
취재부   기사입력  2010/01/14 [12:29]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6월 지방선거를 이명박 정부와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규정한 뒤, 정책 중심의 야권 연대를 14일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
 
노 대표는 그러나 전날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윤곽을 발표한 '진보대통합' 로드맵과 관련해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과거로 회귀하는 통합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부정적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3대가치 중심의 야권 정책연합 제안…"MB정권 극복, 지방선거서 시작"
 
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조승수 의원과 정종권 부대표, 조현연 정책위 의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6월 지방선거를 위한 당 차원의 정책적 필승전략과 야권-시민단체가 논의 중인 정책연합의 밑그림 등을 제시했다.
 
▲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14일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야권의 정책연대를 공식 제안했다.     © 진보신당

노 대표는 "이명박 정권 극복의 대장정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이 대장정에는 이명박 정권 심판 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들의 교체가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정권 심판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 노 대표는 △노동 가치 존중 △생태 가치 실현 △보편적 복지 등 3대 가치를 골자로 한 야권의 정책연합을 공식 제안했다. 단순한 선거연대가 아니라,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바탕으로 야권의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 대표는 "이명박 정권 심판을 위해선 야권 정치세력의 연대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진보신당은 국민의 삶에 꼭 필요한 정책을 중심으로, 국민의 삶에 바탕이 되는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연합을 제안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정책연합을 위한 공통정치강령과 풀뿌리 민생복지 실현과제도 제안했다. 이러한 '공통정치강령'은 지난 정권의 오류와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노 대표는 밝혔다.
 
노 대표는 "노동시장유연화 정책폐기와 사회복지 확대, 한미FTA철회, 근본적 정치개혁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풀뿌리 민생복지 실현과제에는 참여예산제, 대형마트 및 SSM제한, 공보육시설 확충 등 지역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과제들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야당의 선거연합만이 과거로 돌아가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정권교체를 이루는 길"이라며 "2010년은 이명박 정부가 수렁에 빠뜨린 '민주주의와 민생 복원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지방선거에서의 필승의지를 천명했다.
 
노 대표, 강기갑 대표 제안 사실상 거절…"새로운 화분 만들 것"
 
한편 노 대표는 전날 강기갑 대표가 제안한 '진보대통합'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노 대표는 그간 진보진영 내 재결합 요구에 '과거 회귀적'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이날 기자회견에선 강 대표 제안을 거절하는 데 사실상의 방점을 찍었다.
 
▲ 노 대표는 전날 강기갑 대표의 '진보대통합'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 진보신당

노 대표는 "과거로 회귀하는 통합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작금의 정치현실에서 국민들에 희망이 돼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선진 양당 구도 만들고, 진보의 큰 집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깨진 화분의 조각을 맞춰 복원시키는 낡은 방식의 통합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강하고 새로운 화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진보정치의 재구성과 주체의 재구성을 담보로 하는 크고 강한 새 정당의 건설로 나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노 대표는 그러나 '1월 중 (노회찬 대표를) 직접 만나겠다'는 강 대표 주장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자주 만나야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둔 뒤, "첫 논의, 첫 걸음부터 같이 모일 수 있는 세력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 진보정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강 대표는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달 중 노회찬 대표를 만나 '대통합' 제안 의사를 전달한 뒤, 제 정당 및 사회단체 대표와 회동을 갖고, 6월 지방선거 전 까지 공동합의문을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노 대표는 자신이 지난해 12월 제안한 '진보대연합'과 관련해선 "아직 민주노동당으로 부터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진보의 가치에 동의하는 제 세력들과 함께 지방선거가 끝나면 당원들의 의사를 모아 바로 새 정당 건설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세력들을 리모델링하는 통합 대신, 새로운 가치에 맞는 정당을 건설하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으며, 지방선거 이후 2012년 총선까지 2년의 기간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해 진보진영의 제 단체 및 야당과 정책적 연합 논의를 펼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노 대표는 "2012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능가하는 정치세력을 건설하고,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맞서는 목표가 분명히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기갑, 거듭 '진보대통합' 주문…"통합은 국민의 요구, 피해갈 수 없는 것"
 
하지만 강기갑 대표는 14일에도 "선거연대를 통해서 MB정권을 심판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크다"며 "(진보신당과) 재통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강기갑 대표는 14일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진보대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CBS노컷뉴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원음방송 <시사1번지>와의 인터뷰에서 "MB정권을 심판하되, 보다 진보적인 내용과 가치로 심판해야 하지 않겠느냐, 10년 전으로 회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요구가 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강 대표는 "국민들은 '진보진영의 통합을 통해 실제 내용적으로 진전된 심판을 하라'는 것"이라며 "진보진영에 있어서 대통합을 해나가는 것이 국민의 또 다른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당연히 피해갈 수 없는 것"이라고 당위성을 역설했다.
 
강 대표는 "우선 진보진영의 대통합 대상으로는 6.15공동실천선언 정신에 동의를 하고 함께 하겠다는 정당과 단체들, 개인들이 포함될 것"이라며 "양극화의 독식구조로 가는 경제논리에 반대하는 정당과 세력단체, 개인들을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선 1월 중에 각 진보정당, 진보신당, 사회당, 진보단체들의 개별인사를 찾아가서 구체적으로 인사를 하고 6.2지방선거 전에 통합까지 가지는 못하더라도 2011년 이전에 하나의 통합정당을 꼭 만들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분열을 하면서 국민들게 많은 실망감을 드렸던 것들을 빨리 회복하고 새로운 희망정치의 씨를 심어서 싹을 틔워나가겠다는 것을 국민들게 새해 선물로 드리기 위해 행보를 급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전 대표, 다음주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 심상정 전 공동대표     © CBS노컷뉴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선 심상정 전 공동대표의 거취가 언급돼 주목된다. 그간 심 전 대표는 지난 2008년 총선 낙마 이후 올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와 재보선(서울 은평을) 출마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 왔다.

 
이날 노회찬 대표는 "심상정 전 대표가 이른 시일 내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며 심 전 대표가 지방선거 출마를 결정했음을 시사했다.
 
노 대표는 "그동안 진보신당 대표단 회의와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 논의 결과, 심상정 전 대표의 경기도지사 출마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며 "그러한 당의 의사를 심 전 대표에게 전달하였고, 이를 심 전 대표가 대승적으로 받아 안은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진보신당에 따르면, 심상정 전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 초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서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는 지난해 12월8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심 의원이 지방선거에 나가면, 아무래도 보궐선거에는 나가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심상정 전 의원은 다음 보궐선거를 위해 아껴두었으면 한다"고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진 씨는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진보신당의 제한된 역량을 가지고 수도권에서 두 명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보다 이번엔 서울시장선거에 집중하여 심상정 전 의원이 노회찬 대표를 위해 선거운동을 뛰고, 다음 번에 노회찬 대표가 심 전 의원의 보궐선거를 지원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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