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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현병철 맹공…"인권위가 좀비기구가 됐다"
"그런 말 들으며 앉아 있나" 여당서도 질책
 
김재덕   기사입력  2009/11/13 [09:49]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13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는 인권위의 기능 저하를 질타하는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야당 의원들은 국가 공권력으로부터 국민 인권을 보호해야 할 인권위가 스스로 기능을 축소시키고 있다며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인권위는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고 본다"며 "인권위가 좀비기구, 살아있는 시체가 됐다"고 힐난했다.
 
홍 의원은 "가장 큰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인권에 대한 이해도, 철학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 당 김재윤 의원은 "정부가 인권위 조직과 예산을 축소해 인권위 힘빼기에 나선 결과 국가기관들도 인권위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는 "인권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하려면 인권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인권위는 입법·사법·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인데 행안부가 일방적으로 인권위 기금을 20% 축소시켰다"며 "인권위 반발이 심한데 위원장은 왜 반발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현병철 위원장은 "행안부도 이유가 있어서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인권위가 독립기구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인권위의 업무는 독립적이지만 인사와 예산은 행정부의 규율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인권등급이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ICC)에 의해 A등급에서 B등급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우려되는 데 대해 현 위원장은 "아시아인권위원회(AHRC)와 ICC에 공문을 보내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며 "등급이 햐향조정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인권위는 그동안 입법·행정·사법에 속하지 않는 독립기구라고 주장해 왔는데, 이는 초법적 주장으로 인권위는 행정부 소속"라며 "인권위원장이 이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못해 인권위가 망신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같은 당 강석호 의원은 "좀비라는 말까지 들으면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참으로 문제 있다"며 "잘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인권후퇴 논란 속 오늘 인권위 국감…현병철 주목
 
국회 국정감사가 이달 초에 끝났지만 청와대와 대통령 직속 기관, 국회 각 기관을 담당하고 있는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실시된다.
 
12일에는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려서 4대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세종시를 손대는 것이 불가피 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수정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원안 추진 약속을 깨버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 대통령의 직접 사과 가능성도 열어놨다.
 
13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다. 인권에 대한 경험과 경륜이 일천한 사람들이 인권위원장과 사무총장에 임명돼 논란이 일었던 곳이 국가인권위원회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 인지 인권위원장은 물론 사무총장도 인터뷰를 좀 하자고 해도 극구 사양하는 등 언론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은 국정감사가 열리는 만큼 현병철 인권위원장과 김옥신 사무총장이 장시간 언론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여당 의원들은 몰라도 우리 사회의 인권이 후퇴하고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것이 뻔하다. 현 위원장과 김 사무총장이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어떻게 대답할 지 주목된다.
 
인권 후퇴 기조는 정권 불만 세력들의 트집잡기가 결코 아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10일,11일 이틀 일정으로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이성주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단장으로 12개 부처, 32명의 매머드급 대사를 파견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이명박 정부들어서 인권위의 인력과 기능이 악화되고 있다는 등의 우려들이 나왔다고 한다.
 
김칠준 변호사는 인권위 사무총장으로 현병철 현 위원장 전에 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교수와 호흡을 맞춰 인권위를 이끌었던 사람이다.
 
인권위 사무총장을 지냈던 이 김칠준 변호사가 용산참사 해결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상황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국제 사회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질타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이 국감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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