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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서 단 이틀만에 발가벗겨진 'MB식 인권'
사회권위원회 종료, 용산참사-노동권침해 등 강력 비판…20일 보고서 채택
 
이석주
지난 10일 부터 이틀 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유엔(UN) 사회권위원회'의 한국정부 심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인력을 파견한 정부가 용산참사와 노동기본권 침해 등 한국의 인권상황과 관련해 유엔 심의위원들로 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강제퇴거 발생하고 있다"…정부 "용산참사, 주거권과 권련 없다"
 
'유엔(UN)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이하 사회권위원회)는 1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정부의 '사회권 규약' (경제·사회·문화적 권리규약) 이행 여부에 대한 두번 째 심의를 열고, 일련의 '한국 인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사회권위원회는 전날 열린 첫 심의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조직 및 권한 축소에 대해 한국정부 관계자들에게 고강도 질문을 던졌으며, 11명의 위원들 중 8명이 이명박 정부 이후 인권위 인력과 기능이 약화됐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
 
▲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정부의 '사회권 규약' 이행 여부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하지만 위원들은 한 발 더 나아가 11일 열린 심의에선 용산참사와 관련한 경찰 진압작전의 적절성 여부와 철거민 주거권에 대한 한국정부의 인식, 노동계 총파업과 관련한 탄압,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여론수렴 문제 등을 따저 물었다.
 
56개 인권시민단체로 구성된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에 따르면, 위원들은 역대 심의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대규모 인력(39명)을 파견한 한국정부에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한국의 '인권 후퇴' 상황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미 공동행동은 지난달 '한국 사회권 현황 NGO 보고서'를 사회권위원회에 제출했으며, 이번 심의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동화 간사와 박지웅 변호사,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상임활동가,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경숙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이날 필레이(PILLAY) 위원은 용산참사와 관련, "시위자들은 약 40명이 되었음에도 1200명의 전경이 동원됐다. 개인경비업체 사람들도 동원돼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죽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장례도 못 치르고 정부의 공식 사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철거민연합회 관계자들을 거론, "시위를 지원한 인권활동가들이 은신상태에 있다"며 "개발을 해도 재정착률이 20%밖에 되지 않지만 계획된 개발이 많은 상황이어서 강제퇴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용산참사를 둘러싼 총체적 문제점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강제퇴거를 막을 수 있는 지침을 입법화할 용의가 있느냐'는 필레이 위원의 질의에 "상가세입자들이 보상금에 대한 요구를 한 것이므로 주거권과 관련이 없다"며 한국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필레이 위원은 "강제퇴거란 자기 의사에 반하는 비자발적인 퇴거를 말하는 것이니, 사회권 일반논평을 참고하라"고 비판섞인 충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위원들 "4대강 주체들과 협의 없었다"…정부 "조직간 의견 청취했다"
 
이밖에, 노동계의 파업권과 관련한 정부의 '노동권 부정'도 도마위에 올랐다. 단단(DAN-DAN) 위원은 지난해 민주노총 등이 진행한 총파업 등을 거론, "2008년 (노동계) 총파업 과정에서 경찰력이 동원됐고, 활동에 비해 지나친 처벌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단단 위원은 자신이 한국에서 목격한 사례까지 밝히며 "(지난해)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본 추도집회는 평화집회였는데, 거기에 동원된 경찰 수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메즈(GOMES)위원도 한국 노동부 관계자를 향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여러 노조지도자에게 발부된 구속영장의 근거는 업무방해인데, '업무방해'의 적용근거는 무엇이냐"며 "파업을 합법과 불법으로 판단하는 주체가 누구냐. 비율을 알려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홍섭 노동부 담당자는 "대법원 판례를 불법파업의 판정기준으로 한다"며 "2008년 전체 파업 중 불법파업은 17건으로 약 15%, 2009년 10월 말 현재, 전체파업 중 불법파업은 8건으로 약 8%로 줄었다"고 답변했다.
 
또 "(노동계 총파업이) 불법인지 합법인지를 판단하는 주체는 1차적으로 검경"이라며 "이후에는 대법원에서 판단한다"고 절차상 문제될 게 없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캐지아(KEDZIA)위원은 지난 7~8월 쌍용차 사태를 우려한 듯, "공장에서 농성하는 노동자들의 노조권리와 자유에 있어서 당국의 강경대응, 특히 최근에 발생한 공권력의 사용은 매우 강압적이고 지나쳤다"고 강도높은 질책을 가했다.
 
한편 지난 10일 '첫 삽'을 뜬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위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환경시민단체와 학계, 야당들의 반발을 뒤로 하고 사업을 강행한 배경과, '22조원+α'로 추정되는 예산 문제와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 사회권위원회 심의위원들과 한국정부 관계자들.     ©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단단(DAN-DAN) 위원은 4대강 사업에 대한 한국 내 비판이 있다는 점을 주목, "막대한 예산이 드는 사업임에도 영향을 받는 주체들과 협의가 없었다"라며 "그 비용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더 많은 혜택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의 담당자는 "사회적 의견통합에 대해 각 정부조직간 의견을 청취했다. 지역주민들과 지차체들과의 의견도 청취했다"며 "지역주민들과의 여러 차례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일방추진'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규모는 '역대 최고', 인권 의식은 '최저'…20일 최종 보고서 채택
 
지난 10일과 11일 진행된 '한국정부의 사회권 규약 이행 여부 심의'에선 사실상 한국정부의 총체적 인권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적돼온 '민주주의 후퇴' 논란이 단 이틀 만에 국제사회의 비판을 가져온 것이다.
 
이번 심의에 한국정부는 12개 관계 부처 실무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수석대표 이성주 주제네바대표부 대사)을 현지에 파견했으며, 특히 39명에 달하는 공식 참가인원수는 평균 20명이 넘지 않았던 심사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는 게 인권단체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당초 일부 위원들은 "사회권 규약 심의와 관련 없는 정부 부처에서도 참가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놀라운 시선과 의혹 섞인 찬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이틀 간 진행된 정부의 답변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번 심의를 통해 위원들은 앞서 언급한 주요 현안들 외에도, 이주노동자의 임금차별,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 교원노조 및 공무원 노조의 노동권 제한, 한국종합예술대학교의 자율권 침해, MBC <PD수첩>에 대한 탄압 등 주요 이슈들도 제기했다.
 
하지만 공동행동은 "주요 인권현안에 대해 정부는 변명으로 일색하거나 인권 기준을 전혀 몰라서 오히려 인권후퇴 현황을 밝히는 답변이 있었다"면서 "이는 현 정부가 인권의 가치와 지향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10일부터 11일까지 정부 대표단이 보여준 답변은 사회권 현실을 가리려는 변명에 급급하였을 뿐 아니라 인권의 가치와 국제인권기준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참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맹성토했다.
 
한편 이번 심의는 지난 1995년과 2001년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3차 심의이며, 한국정부는 이날로 유엔 사회권규약 이행 여부 심의를 모두 마무리 했다.
 
위원회의 최종 견해는 오는 20일 보고서 형식으로 채택될 계획이며, 여기엔 한국정부의 인권 후퇴 상황을 지적하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어서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이명박 정권의 반인권적 통치행태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국민들은 지금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며 "(유엔의 지적은) 이명박 정권 들어 일상화 된 인권탄압에 대한 우려"라고 질타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기사입력: 2009/11/12 [11:5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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