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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혈서설' 사실로, '친일명단공개' 초긴장
민족문제연구소, 후손들 소송에 맞서 증거자료 공개…"한번 죽음으로 충성"
 
이석주   기사입력  2009/11/05 [14:36]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언론인 장지연의 후손들이 오는 8일로 예정된 '친일인명사전' 공개를 앞두고 게재 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에 돌입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을 보여주는 객관적 근거자료가 5일 민족문제연구소에 의해 공개됐다.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는 이날 "그간 말로만 전해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주군 혈서지원' 사실 입증 자료가 발굴 공개됐다"고 밝힌 뒤, 최근 연구소 측이 일본에서 입수한 <만주신문>(1939년 3월 31일 자) 사본을 공개했다.
 
"박정희, 혈서 통해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충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
 
<만주신문>(滿洲新聞)은 당시 만주지역에서 발행되던 일본어 신문이며, 박 전 대통령이 만주군에 지원하기 위해 혈서를 썼다는 이른바 '박정희 혈서설'은 "박정희를 죽이기 위해 날조된 음모"라는 일각의 비판과 맞물리면서 진위여부가 불분명했다.
 
▲ 민족문제연구소가 5일 공개한 1939년 <만주신문> 3월 31일 자. (붉은색 테두리)     © 민족문제연구소

하지만 이날 연구소 측이 공개한 1939년 <만주신문> 기사 내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문경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중,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군관으로 지원했으나 연령 초과로 1차 탈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고 1939년 재차 지원 서류를 제출했으며, 여기엔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 박정희'(一死以テ御奉公 朴正熙)라는 혈서와 함께 채용을 간곡히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가 동봉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편지 내용도 일사봉공(一死奉公), 멸사봉공(滅私奉公), 견마(犬馬)의 충성 등 확고한 신념을 담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밝혔다.
 
■ <만주신문> 1939년 3월 31일 자 전문 (민족문제연구소 번역)
 
혈서(血書) 군관지원
반도의 젊은 훈도(訓導)로부터

 
29일 치안부(治安部) 군정사(軍政司) 징모과(徵募課)로 조선 경상북도 문경 서부 공립소학교 훈도(訓導) 박정희군(23)의 열렬한 군관지원 편지가 호적등본, 이력서, 교련검정합격 증명서와 함께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함 박정희(一死以テ御奉公 朴正熙)’라는 혈서를 넣은 서류로 송부되어 계원(係員)을 감격시켰다. 동봉된 편지에는
 
(전략) 일계(日系) 군관모집요강을 받들어 읽은 소생은 일반적인 조건에 부적합한 것 같습니다. 심히 분수에 넘치고 송구하지만 무리가 있더라도 반드시 국군(만주국군-편집자 주)에 채용시켜 주실 수 없겠습니까. (중략)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써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입니다. 확실히 하겠습니다. 목숨을 다해 충성을 다할 각오입니다. (중략) 한 명의 만주국군으로서 만주국을 위해, 나아가 조국(일본 : 편집자 주)을 위해 어떠한 일신의 영달을 바라지 않겠습니다. 멸사봉공(滅私奉公), 견마(犬馬)의 충성을 다할 결심입니다.(후략)
 
라고 펜으로 쓴 달필로 보이는 동군(同君)의 군관지원 편지는 이것으로 두 번째이지만 군관이 되기에는 군적에 있는 자로 한정되어 있고 군관학교에 들어가기에는 자격 연령 16세 이상 19세이기 때문에 23세로는 나이가 너무 많아 동군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중히 사절하게 되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세 차례의 시도 끝에 1940년 4월 신경군관학교 예과과정에 입학, 이곳에서 군사교육을 받은 뒤 1942년 3월 우등생으로 졸업하면서 만주국 황제 푸이(溥儀)가 하사하는 금장시계를 은사상(恩賜賞)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또 1942년 10월 성적 우수자로 일본 육군사관학교 본과 3학년에 편입했으며, 1944년 4월 일본육사 제57기와 함께 졸업했다. 이후 같은해 12월엔 일본군 소위로 예비역 편입됐고, 동시에 만주국군 보병소위로도 임관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보병 8단 단장의 부관실에 부임해 작전참모 역할을 하는 을종(乙種) 부관 겸 부대의 단기(團旗)를 책임지는 기수로 근무했으며, 1945년 7월 만주국군 중위로 진급했다고 민족문제연구소는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등 후손들, '게재금지 가처분 신청'…"욕설 끊이지 않아"
 
민족문제연구소가 사전 공개를 사흘 앞두고 '박정희 혈서설'의 근거자료를 전격 공개한 배경은, 친일인명사전의 8일 공개를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이름을 싣지 말라"고 촉구한 박 전 대통령과 언론인 장지연 후손들의 법적 대응에 따른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만 씨가 10월 28일 게재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후 '친일인명사전' 발간의 본지가 흐려지고 정치쟁점화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며 "관련 보도가 나간 뒤 연구소에는 욕설 전화가 끊이지 않아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 씨는 지난달 28일 "박 전 대통령은 일본군이 아닌 만주군에 근무했다. 조국에 이바지한 것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친일인사로 규정하는 것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게재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북부지법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이 복무했던 만주군은 일제의 괴뢰정부였던 만주국 소속의 군대로, 일제 관동군의 지휘 하에 있던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라며 "친일행각에 대해선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위암장지연선생기념사업회와 언론인 장지연의 후손들도 지난달 10일 "장지연을 친일인명사전에서 제외하라"며 게재금지 가처분 신청을 같은지법에 냈다.
 
▲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는 지난해 4월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인명사전에 수록 예정인 1686명의 친일파 명단을 공개했다.     ©대자보

대표적 항일논설 '시일야방성대곡'(1905년)을 쓴 언론인 장지연의 경우, 임헌영 소장은 지난달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독립운동을 하다가 나중에 친일행위를, 어떤 이유로든 친일행위를 하게 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성균 부대변인은 "역사적 진실 앞에 금기와 성역은 없어야 한다. 역사 바로 세우기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식민과 분단 독재와 반공을 겪으며 우리 민중이 감내해야 했던 부정의를 반성하고 바람직한 가치를 제시하는 미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 8일 4,370명 명단 담긴 사전 공개…연기 가능성도
 
한편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특정 정치인의 입지와 무관하게 1991년부터 편찬 작업을 해왔다"며 후손들의 법적 대응과 일각의 '정치적 의도'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연구소는 "해방 이후 60년이 넘도록 미결 상태로 끌어왔던 친일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학문적 정리를, 마치 정치적 의도를 갖고 진행하는 듯이 왜곡하는 일부 의견에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날 자료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나아가 "근거 없는 비난을 방치할 때 민족사 정립이라는 대의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자신의 언행이 담긴 객관적인 원사료를 공개함으로써 불필요한 논란 확대를 막고, 이성적인 토론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는 8일 4,370명의 '반 민족 행적'이 담긴 친일인명사전을 숙명여대 숙명아트센터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엔 박정희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장면 전 부통령, 무용가 최승희, 음악가 안익태, 홍난파, 동아일보 설립자인 김성수, 소설가 김동인, 아동문학가 이원수, 현상윤 고려대 초대 총장 등 사회 지도층 유력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이 박 전 대통령과 장지연 후손들의 가처분 신청 등을 받아들일 경우, 지난해와 같이 '친일인명사전 발간 보고회'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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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1/05 [14:3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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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2015/10/24 [16:44] 수정 | 삭제
  • 혈서 원본이 없어서 증거가 빈약함신문은 100퍼 믿을수가없음님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기사 다 믿으심?ㅋㅋ
  • chj9857 2011/08/13 [13:52] 수정 | 삭제
  • 대한민국 국가유공자 문화 환경운동 본부

    사딘법인 통일인보중앙협의회 경경기지회

    대한민국 국가유공자 부사관연맹 경기지사

    大韓民國의六藝.禮.樂.射.御.書.數.敎育의本

    우리나라 대한민국은(대한사람 대한으로 부름)

    (꼬리아.깡꼬꾸찐.쪼쌘찐.망언 배제합시다.?)
  • 다물 2009/11/09 [14:22] 수정 | 삭제
  • 그러니까 지들이 지들 선조들이 일본넘의 개 시키 이었음을
    강력히 주장 하는 군요,------ 명단 공개 자체를 거부 하는 투쟁을 강력히 벌린다
    하는 건 친일을 하지 아니 했다는거가 아님을 더욱 강조하는 행위 이죠

    열심히 공개거부를 하세여,
    공개반대 군중 집회도 하구여, 혈서도 쓰면 더욱 좋구요,
    자기들 신문이니 공자로 광도도 냅다 연일 때리구요
  • 지나가다 2009/11/09 [09:14] 수정 | 삭제
  • 맞다!박정희는 좌익사상에 경도되어 좌익활동을 하다 군수사기관에 발각되어 자기가 아는 수많은 좌익인사들(후배,동료.상사)을 불어 사지로 밀어내고 자기는 살아남는다. 그 덕으로 사형에서 무기로 감형되었고 문관으로 강등되어 군복무하다 육이오를 기회로 다시 군에 원대복귀한다.역설적으로 김일성이 그를 살린꼴이 된다. 그는 친일경력자에도 좌익경력자에도 포함되는 인물이다
  • 들꽃 2009/11/06 [16:00] 수정 | 삭제
  • 친북명단/ 댓글 보고 한 번 웃고 만다. 박정희도 친북명단에도 들어갈껄..
    이도저도 안되는 인물인거다..알고 댓글달아라..ㅎㅎ
  • sukbool 2009/11/05 [18:14] 수정 | 삭제
  • 당시 친일 아닌자 어딧어, 살기위한 방도였지- 친북 명단도 만들지 그러나...!
  • 불독 2009/11/05 [17:11]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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