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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임종인 연합공천, 민주당 사는 길"
[초점] "차라리 감옥 보내달라. 쉬고 싶다"..최근 '국정원 소송' 심경밝혀
 
김영국
"국정원, 자기들 스스로 명예훼손하고 있어"

▲박원순 변호사(왼쪽)와 임종인 전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평창동 희망제작소에서 최근 국정원 소송과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김영국
  
임종인 전 의원은 어제(23일) 서울 평창동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민운동가인 박원순 변호사를 만났다.

이날 만남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국정원을 당담하는 정보위 간사로 활동한 적이 있는 임 전 의원이 최근 국정원 소송으로 곤경에 처한 박 변호사를 위로하고, 정국 현안과 관련하여 의견을 나누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박 변호사는 자신이 국정원의 민간단체 사찰·압력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국정원이 '대한민국'을 원고로 내세워 국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박 변호사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사건과 관련해 착잡한 소회를 피력했다.

박 변호사는 "자기네들(국정원)이 지금 자기 명예훼손을 자기들이 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이번에 저한테 소송을 제기해 놓고는 훨씬 더 알려지고…. 아니 사람들이 국정원을 믿겠어요, 저를 믿겠어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나는 오히려 민사가 아닌 형사로 제기해서 감옥을 보내줬으면 제일 좋겠다."면서 "지금 내가 좀 쉬어야 된다. 사실 나는 지금 '박 변호사 감옥 보내기' 이런 운동을 해야 할 판이다."며 최근 무거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구치소 공기 좋잖아요."라며 농담조로 애써 태연한 척했다.

임 전 의원은 17대 국회 정보위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 국정원이 많이 변했다. 그래서 대통령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뼈 있는 말을 건넸다.

▲박원순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있는 희망제작소 사무실에는 박 변호사를 응원하는 문구가 담긴 엽서들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 김영국
  
최근 박 변호사에 대해 사회 각계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시민단체들이 국정원을 상대로 공동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고, 박 변호사를 격려·위로하는 e메일과 문자메시지가 답지하고 희망제작소 회원 가입자도 크게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희망제작소에 도착하자 그는 노트북 앞에서 뭔가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이날 박 변호사는 지난 17일 기자회견 때 눈물을 보이던 모습과는 달리 한결 여유로와 보였다.

"야3당 지지 받아놓고, 민주당 가면 양아치 된다"

한편 오는 10.28 국회의원 재선거 안산상록을에 출마한 임종인 전 의원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박 변호사에게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

그는 먼저 자신이 민주당에 입당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임 전 의원은 "민주당이 7~8월달부터 안희정, 김근태로 이어지는 전략공천 이야기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민주당에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하고 서로 얘기가 잘 돼서 그분들이 후보도 안 내고 나를 지지하는 걸로, 사실상 공천하는 걸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들어갈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임 전 의원은 "지난 여름에는 '내가 나가서 민주당이 어렵게 되면 그 때나 보자'던 민주당이 9월 들어 내 지지율이 민주당 후보 하고 똑같이 나오자 '입당해서 경선하라'고 요청을 해오는데 '야3당의 지지를 받아놓고 민주당에 입당하면 내가 양아치가 된다'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진보3당+민주당' 지지가 '임종인 모델'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       ⓒ 김영국
  
임 전 의원은 "민주노동당 등이 나를 지지한다는 것은 내가 민주당에 안 간다는 걸 전제로 해서 진보진영의 영역을 넓히는 의미가 있다."며 이번 재보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민주당에 들어가서 당선되는 것은 내가 국회의원 되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며 "내가 이렇게 진보 야3당의 지지와 민주당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되면 이것이 바로 진정한 야권대연합이고, 새로운 모델 즉 '임종인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중요한 정치적 선택 국면에서 야권에 새로운 모델이 시도되고, 그것이 성공해야만 침체된 야당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박 변호사는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민주당의 양보 아닌 진보진영 몫 달라"

임 전 의원은 또 이번 안산 재보선에 임하는 입장과 관련해 "지금 우리측 선거대책위 고문으로 내정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권영길 민주노동당 전 대표,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김동민 창조한국당 사무총장 등이 민주당을 향하여 '지금 야권대연합, 민주대연합을 해가지고 한나라당과 싸우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재보궐선거 4개 지역에서 1개 지역은 진보진영이 원하는 대로 줘라. 즉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말고 안산은 야권대연합으로 가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임 전 의원은 단순히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임 전 의원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해도 내가 충분히 이길 수 있지만, 그런 방식은 (지금 국면에서) 의미가 없다."며, 그 이유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의회 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도 진보정당에게 할당을 해야 되지, 전부 다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하게 되면 민주당이 다 먹고 진보정당은 당 지지율 때문에 무조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조정 차원에서라도 민주당이 진보정당 몫으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민주당이 7대3으로 하려고 하지 말고, 진보정당에 더 준다는 각오로 해라' 이렇게 민주대연합 관련해서 말씀하셨지 않았느냐."며 "나는 그래야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변호사도 "그래야 (민주당이) 살죠. 나도 그런 원칙에는 동의한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임 전 의원은 또 "현재 인터넷상에서 이쪽은 민주당이 줘라 이런 여론이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전직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산은 민주당이 진보진영이 원하는 후보에게 양보하는 게 맞다. 그것이 민주당이 사는 길이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변호사는 "그렇게 되면 민주당이 승리하는 거다."며 "(임종인을) 연합공천하면 민주당 후보인 셈 아니냐."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면 내년 지방선거에도 좋은 모델이 된다."며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한번 찾아보겠다."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박원순, "임종인측 주장 충분히 이해"

▲박원순 변호사와 임종인 전 의원이 23일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가진 간담회를 마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김영국

임 전 의원은 "지금 좋은 방법은 어떻게 하는 게 야권대연합에 맞느냐, 후보가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주대연합을 어떻게 해서 한나라당과 싸우느냐."라며 "지금 민주당이 안산에서 야3당과 시민사회와 싸우고, 수원에서 민주노동당 하고 싸우고 이렇게 해서 싸우는 형태로 가면 안된다."고 야권 분열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야권이 연합을 해서 현재 이명박 정권에 대항해 이 국면을 돌파해야 되는데, 지금의 야권연합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바로 이번 안산 재선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박 변호사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를 했다."며 "저희들이 의견을 한번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기사입력: 2009/09/24 [18:06]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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