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11살 흑인 어린이 기자, 오바마 단독인터뷰 화제
초등학교 6학년생, 오바마에게 교육정책-학교급식-농구실력 등 질문 던져
 
박종률   기사입력  2009/08/15 [22:10]

미국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인 11살 흑인 어린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플로리다주의 캐트린 E. 커닝햄/커넬 포인트 초등학교에 다니는 데이먼 위버(Damon Weaver.11)군.
 
위버는 학교 방송국 KEC-TV에서 기자로 활약하면서 그동안 각계 저명인사들과 인터뷰를 갖고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위버는 지난해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조 바이든 상원의원을 인터뷰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동딸인 캐롤라인 케네디, 에릭 슈미트 구글 CEO등과도 인터뷰를 가졌다.
 
또 플로리다 지역 정치인들은 물론 NBA 농구스타인 마이애미 히트의 드와인 웨이드, 션 매리언을 인터뷰 취재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의 인터넷 동영상을 올렸고, 올해 1월 취임식에도 참석해 인터뷰를 시도했었다.
 
당시 위버의 오바마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학교측에서도 항공편과 숙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후원했지만 보안문제 때문에 오바마를 만나지 못하고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러다 이번에 비로소 8개월만에 위버의 소원이 이뤄지게 된 것.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인터뷰를 시작한 위버는 오바마에게 학교급식과 교육정책, 농구실력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오바마도 소년기자 위버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경칭을 사용하며 예의를 갖췄다. 첫 질문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딸들은 영양가 있는 학교급식을 먹는데...왜 난 안되지?"라는 광고포스터로 이슈가 된 학교급식 개선문제였다.
 
오바마는 '어떻게 하면 학교급식의 질을 높일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나 역시 어렸을 적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때 가끔씩 좋지 않은 음식이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현재 많은 학교에서 프렌치 프라이나 피자 등이 메뉴로 나오는데 이는 영양을 배려한 식단은 아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학교급식 만큼은 건강한 식단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에 위버는 "하지만 저는 프렌치 프라이를 먹고 싶고, 또 망고도 매일 점심으로 먹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위버는 또 (실업률 증가와 건강보험 개혁방안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반대측의 부정적인 발언이나 공격을 받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물었다.
 
오바마는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지금 (너도) 대통령이 된다면 이런 상황들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내가 역점을 두는 것은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고, 사람들이 가끔씩 화를 낼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는 이어 부모들의 자녀 교육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불행하게도 많은 가정이 낮은 수입으로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 투자를 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면서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또 오바마의 '특기'인 농구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위버는 갑자기 오바마에게 '마이애미 히트의 유명 가드인 드와인 웨이드와 일대일 농구를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왜냐하면 지난해 드와인 웨이드는 "오바마와 인터뷰에 성공하면 대통령과 일대일 농구를 하겠다"고 위버와 약속했던 것. 오바마는 "웨이드가 나보다 농구실력이 조금 더 나은 편이지만..."이라고 농담을 한 뒤 "그와 일대일 농구를 하고 싶다"고 수락의사를 밝혔다.
 
그런가하면 위버는 인터뷰 말미에 오바마에게 자신의 '친구(homeboy)'가 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오바마는 흔쾌히 "당연하다"고 답했다. 위버는 지난해 조 바이든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바이든은 이제 내 친구"라고 말했었다.
 
한편 위버는 오바마와 인터뷰를 마친 후 백악관을 배경으로 스탠딩을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키가 매우 크고 또 멋있었다"고 전했다.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위버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꿈은 진짜 기자도 되고 싶고, 프로풋볼 선수도 되고 싶고, 나중에는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위버의 오바마 인터뷰 동영상은 백악관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9/08/15 [22:10]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