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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방문' 클린턴…'강 건너 불구경' MB
오바마가 원하는 것은 북한 통제?…MB정부 대북정책 어떤 변화 가져올까
 
이훈희   기사입력  2009/08/06 [12:01]
그동안 북한에 억류되어 왔던 미국 커런트 TV의 두 여 기자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5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방북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클린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오바마 현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전격 회담에 대해 분분한 한반도 전문가들의 의견 중에서 공통된 점은 ‘북미 모두가 대화를 원한다’는 것과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만족할만한 선물 보따리를 주지 않았을까’하는 해석 등이다.
 
가장 극단적인 해석은 핵 보유국이 되기로 전략적인 결정을 내린 북한의 조치를 간접적 인정하기로 했을지 모른다는 것.
 
어차피 오바마 행정부도 두 여 기자의 억류로 인해 대북 정책을 재검토해야 하는 입장에 있었고, 이에 따라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시점에 클린턴이 전격 특사로 나섰다. 북한을 통제만 할 수 있다면, 핵이 있든 없든 그건 나중의 문제일 수 있다.
 
북한을 맹비난해왔던 커런트 TV
 
커런트 TV와 북한과의 인연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06년에는 ‘바보 북한’이란 만화 동영상을 제작해 핵과 미사일에 집착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풍자한 바 있다. 이 동영상에서 커런트 TV는 “북한의 문제는 김정일 스스로가 만든 것” 이라고 비난했다.
 
▲ 미국 LA에 도착해 가족들과 재회하고 있는 두 여기자.     © CBS노컷뉴스(사진=RFA)

이처럼 도발적인 자세를 취해온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선 커런트 TV가 단순한 회사가 아니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는 커런트 TV는 미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영 방송이며, 미국에서 공영방송이란 CIA의 통제를 받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바보 북한’ 동영상을 배포한 것이나, 유나 리와 로라 링 두 기자를 북한에 월경까지 하면서 취재를 한 것이나 모두 회사 측 지시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두 기자가 북한에 억류돼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큼에도 월경을 지시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하지만 이 문제는 진실의 저편에 있으므로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커런트 TV의 창립자인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또한 이번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지금은 환경운동가로 명함을 바꾸었지만, 그의 가문은 북한 핵 문제와 직접적 관련이 있기 때문.
 
한국전쟁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에 따르면, 엘 고어의 아버지인 앨버트 고어 하원의원은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영구히 둘로 가르는 방사능 벨트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실제 1951년 4월 당시 미국 대통령인 트루먼은 북한에 대한 원자폭탄 사용허가를 재가했다. 이어 원자폭탄을 실은 공군 9폭격대가 괌에 전진 배치되었지만, 세계 제3차대전을 우려한 국제사회의 반대로 인해 한반도가 무사할 수 있었다.
 
남북관계에 어떤 개선이 있을까?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북한이기에 바보 소리 들으면서 핵 무장에 ‘집착’하는지 모른다.  어쨌든, 이렇게 터진 대화의 물꼬가 낳을 결과에 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올해 안에 북한과 관련된 중요한 발표를 하지 않을까 예측한다.
 
중요한 건 이명박 정부의 행보다. 북한과 대화의 창구를 닫은 채 불 구경 하듯 클린턴 방북을 구경하는 마당에 조속한 변화가 요구되기 때문.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을 ‘정치적 미숙아’라면서 “협상 창구를 열어 대화를 통해 남북 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에 방북한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북한의 핵 개발 봉쇄를 위해 전쟁을 불사한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1994년 6월 영변 핵 시설에 대한 폭격을 검토했었다. 다른 한편,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미국판 햇볕정책’을 내놓아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클린턴의 유연한 전략을 거울 삼아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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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06 [12:0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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