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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콤플렉스가 만든 비극, '노짱'의 서거
[시론] 盧서거, 권력독점 깨는 종소리돼야…우리 모두는 송구스럽습니다
 
이동연
‘야!, 기분 좋다’
 
대통령을 마치고 봉하 마을에 내려온 '노짱'의 첫 일성이었다. 작은 권력이라도 움켜쥐면 천년만년 누리려고 하는 세태에 노짱은 대통령 권력을 내놓고 기분 좋아 했다.
 
그런 그가 서거했다. 대통령을 지낸분이 자신의 죽임이 가져올 파장을 모르실 리가 없다. 그도 평범한 변호사였거나 시민이었다면 결코 죽음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분이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주려고 한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대한민국의 주류들은 비주류의 모든 것을 가진 그가 대통령 노릇하는 것을 참아보지 못하고 끊임없이 비아냥댔다.
 
빈농의 아들, 고졸, 지방 촌구석 출신, 인권변호사, 호남당의 경상도 정치인등 어느 것 하나 주류가 곱게 봐줄 이력을 지닌 구석이 없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 <사람사는세상>

이 나라 주류의 상징은 강남형 부호- 삼성형 재벌- 출세한 서울대 출신으로 인식되고 있다.
 
평범한 소시민들도 출세하지 못하고 주류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과 만날 때마다 이죽거리는 소리를 들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공한 주류와 매일 만나는 비 주류츨신의 고뇌가 얼마나 큰지는 짐직할 수 있다.
 
노짱은 권위적이고 심리 위계적인 사회에 도전하고 승부를 거는 일생을 살았다.
 
주류들에게는 주류의 부와 명성이 비주류의 희생으로 된 것임을 깨닫게 하려 했고, 비주류에게는 당신들이 이 땅의 진정한 주인임을 확신시키려 했다. 그런 노짱이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다.
  
노짱을 직접 뵌일은 없으나 살아계시는 동안 좋아도하고 미워도 했다. 그분이 돌아 가시기 몇일 전에‘치사해지 마시라’고 글을 쓰기도 했다.
 
물론 검찰의 현미경식 추궁에 노짱답게 '나를 발가 벗겨 먼지를 찾는 너희는 어떠냐?' 라고 질풍노도처럼 추악한 정치권과 기득권을 폭로해 주기를 바라서였다.
 
이제 우리는 노무현 개인보다 가치 상징으로서의 노짱에 주목할 때이다. 그가 바위에 몸을 던지면서 까지 국민에게 남기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일부에서 말하듯 검찰에 소환될 뻔한 가족들에 대한 고민 심려 때문이었을까? 자기와 고락을 같이해온 주변 인사들이 당하는 고초때문이었을까? 그런 면도 전혀 없을 수는 없겠으나 일부분에 불과한 것 같다.
 
노무현의 서거는 비정상적 주류가 만들어놓은 질서, 그 질서를 깨, 권력과 명예와 부의 독점을 깨려는 세력의 부활을 알리는 종소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깨야 할 주류가 만든 왜곡된 질서는 세 가지이다.
 
하나는 학벌사회이다.
 
이 사회는 수능 점수하나로 평생 우월감과 강요된 열등감을 가지고 살도록 강요한다. 교과목점수는 인간능력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또한 교과목 점수와 인간품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이 땅의 출세한 고시족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는 지역주의이다.
 
노무현은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 1990년 3당 합당을 거부하고, 떨어 질 것이 예상되는 1992년 부산광역시장 선거, 1966년 15대총선에 출마했다. 정동영의 전주 출마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후 노무현은‘바보 노무현’으로 불리었다. 다른 곳에 출마하면 국회의원 뱃지를 달 수 있는데 굳이 떨어질 곳을 찾아나가는 사람을 바보라 하지 뭐라 부르겠는가?
 
올바르지 않고 부당한 지역감정에 기대어 국회의원이 되느니 차라리 떨어지는 길을 택했다. 노짱은 올바르지 않는 감정에 편승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세 번째, 허위의식이다.
 
실상은 허상뒤에 숨는다. 특히 주류가 되면 아무래도 뇌에 기름이 낀다. 그 기름낀 뇌에 자신들의 빈약한 사유 체계를 숨기기 위해서도 번지르르한 의복을 즐겨 입고 화장을 하며 미사여구와 같은 언어를 구사하고자 한다.
 
▲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     ©대자보

이처럼 주류 컴플렉스는 학벌유세와 지역주의, 위선에 기대고 있다. 우리는 이 나라 주류가 되려면 어느 대학쯤은 나와야 되고 어느 지역의 지지를 받아야 되고 말과 행동하는 폼새는 이래야 된다는 위선의 장막을 찢어야 한다.
 
병든 주류가 장막뒤에서 장막으로 은폐하고 장막으로 정당화하고 있는 온갖 추악한 일들을 드러내야 한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실체가 빈약할수록 외양을 멋드러지게 만든다.
 
사깃꾼, 제비들은 대게 머리에 기름바르고 양복을 쭉 빼입었다. 그래서인가 여의도를 비롯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을 보라. 하나같이 양복 집착증이 있는 사람들이다.
 
현 정권의 최대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일부 대형교회들을 유심히 보라. 그중 간통과 고액연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도 매주일 천상의 어휘들만 골라 설교하지 않던가?
 
일개 목사도 교인 수만 명 좀 모였다하면 사람들을 골라 만나고, 사대부 흉내를 내려고하는데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촌부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밀짚 모자 쓰고 누구나 가까이할 수 있는 일상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며 논두렁을 돌아다녔다.
 
앞으로 우리가 노무현처럼 서민적 말투, 서민적 옷차림, 서민적 행태로 사회적 위선을 깨려는 대통령을 또 볼 수 있을까? 앞에서 웃고 뒤에서 내리치는 교활한 정치인이 아니라 앞에서 털털하고 뒤에서 진솔한 정치인을 또 만날 수 있을까?

* 필자는 생명창조의 시대로 접어든 인류 사회의 정신적 좌표와 인류의 상생을 위한 미래신화를 연구하며 방송 강의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법칙] 등의 저서를 집필하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09/05/26 [09:4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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