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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씨, 더 이상 치사해지지 맙시다
[시론] 구차한 변명보다 과오를 철저히 밝혀 제2 권력형 비리 방지해야
 
이동연
우리는 광복 65주년을 맞이하는 지금까지도 역대 대통령이나 그 친인척들이 저지르는 부정과 부패의 소식을 듣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유권자들이 전임자에 비해 조금 나아 보여 선출한 대통령들마다 예외없이 임기가 끝날 즈음부터 추잡하게 썩어 문드러진 모습을 드러 내고 있다
 
마치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The fish always stinks from the head down-wards).’는 서양격언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전직 대통령들의 청와대 안방부터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썩은 물을 정화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더러운 오물을 계속 걷어 내는 것과 깨끗한 물을 퍼붓는 방법,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다. 부패의 근원을 치료해, 근원에서부터 풍성한 생명수가 흘러나와 점차 강과 바다를 덮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공자는 지도자란 예와 덕으로 가득한 샘물과 같아야 된다고 말했다.
 
“오로지 형벌과 권력으로 이끌려 할 때 백성들은 겉으로 따르는 척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덕과 예로써 이끌면 수치심을 백성들이 알고 스스로 격조높은 사람들이 된다.(도지이정 제지이형, 민면이무치-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 도지이덕 제지이예 유치차격-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윗물이 더러운데 아랫 동리 물을 아무리 정화해 봐도 맑아 질 수가 없다. 국민들은 윗물을 정화해보라고 노무현을 뽑았었다.
 
그러나 역시 반칙과 특권을 깬다며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권력에 취했던 전임대통령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사람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전임들과 다른 것은 노 전 대통령의 금품수수액수가 비교적 적다는 것일 뿐 부패의 양상은 큰 차이가 없다.
 
논두렁 유기, 계약서파기가 웬말...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의 검찰진술과 측근들의 대응방식이 처량해 보이고 구차해 보인다.
 
노 전 대통령측은 정연씨가 송금받은 40만 달러로 계약한 아파트의 계약서를 찢었다거나, 권양숙 여사가 노전대통령 회갑때 받은 억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말한다.
 
한때 일국의 대통령이 오직 법정에서 유리하기 위해 증거인멸의 의혹을 사는 행위까지 했어야 할까? 노무현씨는 대통령까지 지낸 마당에 좀 더 당당할 수는 없었을까?
 
계약서가 짖어 없어졌다는 등, 논두렁에 시계를 던져 버렸다는 등의 변론은 구차함을 넘어 치사해 보이기까지 한다. 국민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갑자기 횡재를 한 졸부를 연상하게 된다. 궁상맞게 살다 갑자기 부자가 된 졸부들은 사리 분별력이 떨어져 사회적 금단의 영역을 거침없이 드나드는 경우가 많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치졸해 보이는 행태를 중단하고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는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는 작은 실책이라도 의연하게 책임을 지고 묵묵히 백의종군하든지, 자신의 눈속 티끌을 탓하는 사람들의 눈 속에 들보는 없었는지를 추궁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든지이다.
 
물론 들보에 대한 충분한 입증자료를 가지고 있다면, 공개하면서 도발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닐 경우 노무현은 천하의 좀팽이처럼 비쳐질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게 뭔가? 고액의 계약서를 찢어 버리고,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것으로 설득될 사람이 있겠는가?
 
선진사회일수록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는 하위 공직자들에 비해 확연히 적다. 그만큼 공직 후보를 검증하는 장치가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검증이 두려우면 아예 공직을 포기하라는 식이다.
 
우리처럼 공직후보의 재산 형성 정도 등만 형식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고향친구에게까지 찾아가 평판을 묻고 책상 서랍에 숨겨둔 해골까지 내놓으라는 식이다. 이런 치밀하고 냉혹한 검증을 받기 싫어 공직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나라의 부모들은 자녀를 고위 공직자로 출세시키려면 유치원 때부터 관리한다. 근대화의 진통을 겪은 서구는 공적 영향력이 큰 인사의 잘못이 국민들에게 정신적, 물질적으로 끼치는 악영향은 평범한 사람의 잘못에 비할 바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
 
미국의 포드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로 처벌받은 닉슨을 사면했다가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렸다. 미국인의 정서는 고위층일수록 작은 잘못도 엄하게 다스려야된다고 생각한다. 포드는 미국인들에게 미움을 받아 대중장소에는 연설을 하지도 못하고, 철통같은 호위를 받는 군부대에서나 겨우 연설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정치인이나 공직자나, 유명한 성직자들까지도 탈선을 하고도 안 걸리면 의인, 걸리면 재수 없는 죄인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 걸려도 진실로 참회하기보다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변명하기에 바쁘고, 소매점 도둑은 엄벌을 받아도 크게 한탕한 고위층들은 사면을 받거나 정치적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한국은 고위직들이나 대재벌의 임원이 잘못을 저지를 때 ‘사회적 기여’ 운운하며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래가지고 한국이 어떻게 글로벌시대의 리더가 된단 말인가.
 
물론 법으로만 사회가 맑아지는 것은 아니나, 정의 구현이라는 법정신에 맞게 약자에 관대하고 강자에게 보다 엄정한 법의 적용이 필요하다.  더불어 똑똑한 로봇을 만들려는 교육보다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인간의 외적 행동을 규제하는 법으로만 향기나는 사회를 만들기는 어렵다.
 
아무리 리걸 마인드가 충만하다 해도 법망을 교묘히 피해나가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사회전체가 더 영악스럽고 교활해져 한마디로 수치와 염치를 모르는 사회가 된다. 수치와 염치가 사라진 사람에게 양심을 기대하기 어렵다 양심을 버린 인간에게는 즉자적 자기 탐욕을 채우기 위해 타인을 기꺼이 기만하기를 즐겨하는 정서만 남는다.
 
특권과 반칙은 수치와 염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일
 
노 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든다고 약속했었다. 그 약속은 청와대 안방에서부터 깨졌다. 그 조짐은 거액의 봉하 마을을 건립하면서부터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이 그를 지지했다가 실망한 국민들을 위로하는 길은 수치와 염치를 회복하고, 자기를 버린다는 각오로 과오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먼저 보여 주며, 지금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에게도 경종을 울려 주는 일이다. / 편집위원


* 필자는 생명창조의 시대로 접어든 인류 사회의 정신적 좌표와 인류의 상생을 위한 미래신화를 연구하며 방송 강의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법칙] 등의 저서를 집필하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09/05/16 [15:2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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