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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준이 대체 뭘잘못했나, 사교육비 줄이자는데
학부모, 교육단체 "정치권 꼬투리 잡기..대한민국 국민 아닌가?"
 
곽인숙   기사입력  2009/04/29 [09:13]
'사교육비와의 전쟁'을 선포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을 상대로 정치권의 집중포화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곽 위원장은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교육부에 권고하고, 대입 내신 반영 비율 축소 등 사교육비 절감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자문기구의 장이 자기생각을 마음대로 얘기하고 교육부와 혼선을 빚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자기 본연의 분수에 충실하도록 권고한다"고 곽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래기획위원장이 마치 자신이 교육정책의 총괄 책임자인 것처럼 교육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곽승준 위원장은 최소한 교육부총리 이상은 되고 교육부통령 정도는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 이후의 큰 과제가 교육개혁과 대학의 경쟁력 강화"라며 곽 위원장의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전국 14개 총장들과 간담회와 오찬을 갖고 "교육개혁의 근간은 글로벌 인재를 키워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대학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대학입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입시 제도가 잘 확립돼야 초.중.고교 교육이 정상화된다"며 "선 대학입시제도 확립, 후 공교육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입 정상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속도감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입 정상화를 말하면 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과거 6,70년대 지식정보화시대 이전의 속도이고, 오늘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개혁의 속도를 높일 수 있고,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개혁에의 강력한 추진 의지와 시급성을 나타낸 대목이다. 실제 학부모, 교사들의 생각도 여야 정치권의 시각과는 온도차가 있다.
 
학부모, "사교육비 절감 정치적 이용, 대한민국 사람이길 포기한 것"
 
중계동에 사는 학부모 최모(43) 씨는 "곽 위원장의 사교육비 절감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등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두 자녀의 학부모인 최씨는 "매달 생활비의 절반인 150여 만 원을 고스란히 사교육비에 쏟아넣다 보니 도저히 생활이 안돼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처지"라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는 사교육비 절감을 여야 대표들이 비난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람이길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직교사인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정책위원장도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어느 기구, 부처에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냐"며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권의 비난은 이해하기 어려운 '꼬투리잡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곽 위원장이 사교육비라는 민생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정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나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진선 간사도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대원칙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심야 학원 교습 금지 등은 실효성 없는 규제라고 본다"면서 보다 현실성 있는 대안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곽 위원장이 확정 단계인 정부안을 공개한 것이 다소 성급했다고 할지라도 사교육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보려는 의도라면 공론화가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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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29 [09: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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