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1일 태국 파타야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다. 아피싯 태국 총리는 대규모 시위 사태로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연기하고 파타야와 주변 촌부리 지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겨 우리 시각으로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다. 태국 정부는 "각국 정상 안전을 최우선 순위로 해서 조속히 귀국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파타야에선 탁신 전 태국 총리를 지지하는 수만 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빨간 옷을 입고 몰려들면서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파란 옷차림의 현 정부 지지세력과 곳곳에서 격렬한 충돌이 빚어지면서 파타야 도심은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은 숙소에 고립되는 사태가 빚어지며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무산됐고 결국 아세안 일정 전체가 연기됐다. 또 반정부 시위대가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릴 호텔에 난입하면서 이곳에 묵고 있던 정상들을 호텔 옥상을 통해 헬기로 구출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 등이 파행을 겪게 되자 이날 오후 한-중 정상 면담과 한-일 정상회담, 한·중·일 정상회의를 잇따라 열고 경제위기 극복 공조방안과 북한 로켓 등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한·중·일 정상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단합되고 강력한 목소리를 조속히 보내야 한다는 데 합의하고 구체적인 형식과 문안은 유엔 안보리 실무자들간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아시아 외교 구상의 첫 무대로 삼았던 아세안 정상회의는 태국 시위대라는 돌발변수에 막혀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보지도 못한 채 허무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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