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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정책과 철학, 한국의 인권과 민주주의
[책동네] 김홍국의 '오바마2.0'을 통해 본 우리사회 현재의 자화상은?
 
김철관   기사입력  2009/02/18 [01:14]
▲ <오바마 2.0>    © 나무와 숲
지난 1월 22일 미국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 최초의 흑인대통령으로 그리고 인권대통령으로 주목을 받았고 미국사회에 대한 '변화와 희망'을 얘기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인물. 서점가에도 그에 인기만큼이나 책들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책들은 오바마에 대해 기록한 신문 기사나 인터넷 정보에 의지해 나름대로 파헤쳤지만 오바마의 철학과 정책을 명확히 해부한 책은 별로 없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위해 도왔거나 앞으로 도울 인물에 대한 분석 또한 미미하다. 하지만 오바마의 철학과 정책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 정교하게 분석한 책이 최근 출판됐다.
 
실제 미국 연수(2004~2005년)를 통해 오바마의 상원의원시절부터 줄곧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민영통신사<뉴시스> 김홍국 정치부장이 쓴 <오바마 2.0 -오바마의 정책, 철학, 사람들->(나무와 숲, 2009년 2월)은 오바마의 정책과 비전, 철학, 사람들을 보다 객관적 시각으로 서술해 놨다.
 
아프리카 케냐와 아시아 인도네시아를 관통하는 출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흑인이라는 태생적인 고난의 벽을 담대한 희망으로 넘어선 오바마의 극적인 인생 이야기는 전 세계를 뜨거운 감동으로 몰아넣으면서 세계는 지금도 오바마 신드롬에 사로잡혀 있다.
 
이 책은 크게 ▲오바마가 걸어온 길 ▲오바마의 정치철학 ▲오바마를 만든 사람들 ▲오바마의 어젠더 ▲2008년 미국 대선 ▲위기의 오바마 미국호, 어디로 갈 것인가 등 6부로 이루어졌다.
 
그는 오바마의 정치철학을 크게 7가지로 분류했다. 요약하자면 첫째, 저소득층과 소수인종을 배려하는 따뜻한 정치 둘째, 희망 가득한 세상으로의 변화 셋째, 적과도 협상하는 타협정신 넷째, 균형감 있는 애국주의와 사회분열을 치유하는 정치 다섯째, 동맹국과의 협조를 통한 전지국적 문제 대응 여섯째, 흑인의 아픈 역사를 긍정적인 역사로 승화하는 힘 일곱째, 근본주의와 거리를 두지만 가족가치 등의 보수적인 태도 등이다.
 
"미국이 위대한 이유는 높은 빌딩을 많이 보유하고, 강한 군사력, 거대한 경제규모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자긍심은 200년 전 만들어진 독립선언문에 요약돼 있는 아주 간단한 전제에 기초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진정한 비범함입니다." - 본문 중 오바마 연설문 중에서 -
 
오바마는 2008년 10월 초 1차 미국 대통령후보 TV토론에서 북핵 문제를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거부한 결과 미국은 '악의 축'인 북한을 다룰 수 없게 됐고, 북한은 핵능력을 4배나 확대했으며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기조를 바꾼 뒤 진전을 이뤘습니다. 북한 문제는 외교적 해결이 정답입니다." - 책 본문 1차 미국 대통령 후보 TV토론 연설문 발췌록 중에서 -
 
이 책은 오바마를 만든 사람들과 앞으로 오바마를 도울 사람들에 대해서도 정교하게 분석했다. 오바마의 입 백악관 대변인 로버트 깁스, 오바마의 최고의 재사(장자방) 데이비드 액샐로드, 선거대책본부를 총괄 운영한 스티브 힐더브랜드, 오바마의 심금을 울리는 연설문 작성자 27세의 청년 존 페브로, 97년 대체에너지를 의제로 해 노벨물리학상을 받고 에너지장관 오른 스티븐 추, 소수민족 히니패닉계의 친노동자적인 솔리스 노동장관, 보훈장관에 일본계 신세키 등이다.
 
하지만 저자는 오바마에 대한 지나친 희망은 금물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오바마가 변화와 희망을 이야기하고, 또 소수인종 대표로서 기적과 같은 변화를 이끌어냈지만 그는 한국이나 세계의 정치인이 아니라 미국 국익을 추구하는 미국정치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은 민주당의 보호무역성향으로 인해 통상마찰이 격화되고, 양국간 정부의 가치와 이념이 충돌하면서 갈등과 협력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한국의 보수진영이나 진보진영이나 편안치 않는 상황이 됐다고 밝히고 있다.
 
또 북핵문제와 새로운 중국과 일본의 관계 등 세계 중심이 된 동북아시아의 지형변화는 한반도 문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미국 정부의 심장인 백악관에 입성한 오바마의 정치행보와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 스스로 편가르기, 지역가르기, 이념가르기에 나서면서 국민 목소리를 외면함에 따라 다시 과거지향적 분열의 시대를 겪고 있는 한국사회가 반드시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한다.
 
저자 김홍국은 현재 민영통신사 <뉴시스> 정치부장이다. 15년간 <문화일보>에 근무했다. 인터넷신문 <뷰스앤뉴스>에서 정치부장, 경제부장을 역임했다. 2004년 미국 뉴저지주 페어리디킨슨대학(FDU) 연수시절 유엔과 월스트리트 등을 찾아 미국 정치와 금융, 기업 및 미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연구를 했다.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방송에서 출연해 정치해설을 하기도 했다. 미국 특파원협회회원이며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자문위원이다. 저서로 <한국건축가 100인, 세계건축가 100인>, <미국의 거장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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