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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다시 진보정론을 다짐하며
[감사의 글] 대자보 창간 10주년, 인터넷언론의 소임을 다시 시작합니다
 
이창은   기사입력  2009/01/24 [17:34]
1999년 1월 23일, 인터넷언론의 기치를 높이 든 대자보가 어언 10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조중동 등 보수언론으로 왜곡된 우리 사회를 위해 진정한 대안언론으로 우뚝서자는 몇몇 피시통신의 논객들의 의기투합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엄중했고 어려운 여건속에 몇 번이나 발행중단 등의 위기에 처하면서도 10년을 이어왔습니다. 참으로 대견하고 뿌듯하지만, 그래도 대자보가 10년이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대안언론 대자보를 아껴주신 독자들의 성원이 절대적이었음을 밝히면서 제작단을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럼에도 창간 10년을 맞은 대자보는 암울한 현실 앞에서 더욱 자괴감을 느낍니다.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도 없이 감사의 글과 몇몇 참여한 분들의 자축과 회고, 그리고 전망을 담은 글만 소개하는 것은 경제위기 등 어려운 여건 뿐만이 아닌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뚜렸한 비전과 각오를 밝힐 준비가 안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대자보 창간 이후 10년의 세월은 한국 사회에서도 이른바 격동의 세월이었습니다. IMF를 겪으며 등장한 김대중 정부는 기득권의 조직적 저항속에 소수정권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김대중 정부를 계승한 노무현 정부 역시 시민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숙한 국정운영과 정체성의 상실로 인해 정권을 이명박과 한나라당에 넘겨주게 됩니다.
 
대자보는 이 기간 운영상 어려움 속에서도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침묵하면서도 진보적 관점과 정론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대자보는 1998년 월간조선과 조선일보의 연이은 최장집교수 왜곡보도에 자극받고 저항한 하이텔 나우누리 등의 피시통신 논객들이 모인 만큼 언론개혁의 기치를 선명히 들었고, 안티조선부터 시작해 한글중심, 호주제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성적 소수자, 이주노동자, 장애인이동권 등 주류언론이 잘 다루지 않은 소수세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나름대로 우리 사회 다양성과 양성평등에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대자보는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에도 적극 결합, 총선정보통신연대의 결성에 적극 나섰으며, 2002년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등장과 당선에도 나름대로 기여했다고 자평합니다. 그러면서도 대자보는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켰으며, 내부적으로는 당시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이 이 땅의 서민들을 위한 정당이라는데 구성원 간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이 시기 노무현 후보의 등장과 함께 인터넷의 중요성과 인터넷언론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습니다. 많은 인터넷매체들이 스스로 정치과잉에 빠지고 경영상의 문제로 대안언론 독립언론의 가치를 훼손할 때도 대자보는 꿋꿋히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어쩌면 이는 대자보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초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대자보는 어느 누구의 일인매체가 아닌 구성원이 함께 만들며 독자와 호흡하는 매체였기 때문에 외형적 확대나 대형화를 꾀할 필요가 없었고, 무엇보다 성격상 진보와 정론이라는 가치를 포기하면서까지 참여할 구성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자보의 기사분류에는 유난히 '개혁'이란 단어가 많습니다. 정치개혁, 경제개혁, 언론개혁, 방송개혁, 사법개혁, 교육개혁 등 어찌보면 대자보 창간 시기부터 김대중 정부, 그리고 이어진 노무현 정부 하에서도 우리 사회는 더 많은 개혁을 필요로 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권이든 개혁은 미진했고, 쉽게 기득권과 타협하며 시민과 누리꾼을 배신했습니다. 더많은 감시와 비판의 날 대신 더 나쁜 한나라당과 조중동을 견제한다면서 노무현 정권에겐 무딘 날과 손쉬운 타협을 자행하며 쉬운 길을 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수많은 인터넷매체의 어려움은 스스로 자초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와중에 순수 개혁을 부르짖으며 충실했던 대자보의 선택과 진로는 당연히 순탄할 수가 없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참담함이 더 큰 것은 더 좋은 세상은 만들었기 보다는 더 열악한 세상을 맞게 된 점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더욱 암담한 처지에 놓여 있으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동안 숨을 죽였던 기득권 세력은 더욱 발호하고 있으며, 조중동은 자신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광분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용산 참사'는 이같은 흐름과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증좌라 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진보진영과 시민운동은 더 열악한 처지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자보는 경영이 어려워 몇 번이나 문을 닫을려고 했습니다. 광고 등 수익구조가 없는 상황에서 끌고가는 사람이나 묵묵히 참여하면서 원고료 한푼 못받는 필진들에게 면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대자보를 말없이 성원해 주시면서 기대를 거는 독자분들에게 더 좋은 내용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자보는 창간 10년을 맞아 더 힘찬 진군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 사회에 진보적 관점과 목소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시민과 누리꾼의 목소리를 낼 공간은 더욱 필요로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폭악과 실정을 비판 견제하고, 그들의 만행을 기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정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자보도 작은 힘을 보태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자보의 작은 외침과 진군이 어떤 역할을 할지, 얼마나 지속될지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래도 대자보가 버틸 힘은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과 격려라고 믿습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대자보에 더 많은 애정과 격려, 그리고 비판을 부탁드리며,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묵묵히 대자보를 빛내주신 필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대자보 제작단을 대표해
발행인 겸 편집국장 이창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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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1/24 [17: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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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성우 2009/01/30 [21:54] 수정 | 삭제
  • 벌써 10년이네요 짧지않은 시간입니다 꿋꿋하게 한 길을 걸어온 대자보의 창간 10주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의 10년은 더 가열찬 대자보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 참세상 2009/01/26 [23:09] 수정 | 삭제
  • 고마우신 신맹순선생님께서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는 메모를 보고...저도 번호가 바뀌어서 새로운 번호를 적어놓으면 옛날 전화만 알고있는 지인들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새로운 번호를 첨가합니다.
    그리고 전자우편 주소도 함께 적겠습니다.

    ** chamsesang@dreamwiz.com
    ** chamsesang@gmail.com
    => 참세상 전화번호 : 010-7788-8085 (연락주시면 복 많이 받습니다 ^^*)
  • 쳬로키나인 2009/01/26 [13:38] 수정 | 삭제
  • 진보와 정론을 기치로 창간된 인터넷신문 대자보 창간 10주년을 축하합니다.독재와 거대 재벌자본에 빌붙어 부역하고 曲學阿世하는 소위 조중동이라 불리는 쓰레기 신문지들이 범람하는 세태에 진실로 사회의 파수꾼이 되어 정론직필을 펼처온 대자보의 의연한 기상에 가슴으로부터 훈훈한 동지애적 격려와
    감사의맘 전합니다.
    발행인 이하 기자여러분 그리고 대자보의 독자여러분 부디 페활량넘치는
    힘찬 한해 맞이하시길..
    안산에서 독자 체로키나인(ckeynine@naver.com) 拜
  • 신 맹 순 2009/01/26 [09:44] 수정 | 삭제
  •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정론 직필로 '옳은 것은 옳다. 틀린 것은 틀린다.'는 철학으로 앞으로 계속 노력하시길 기대 합니다.

    창간 1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인 천 신 맹 순(0707-122-3800, 010-7979-5985)
  • 템즈 2009/01/25 [22:22] 수정 | 삭제
  • 이창은 발행인님과 필진들께 멀리서나마 축하드립니다.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기획하는가가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볼 것 입니다.

    영국에서 템즈 올림
  • 참세상 2009/01/25 [21:04] 수정 | 삭제
  • 이창은대표님 수고많으셨습니다.
    결코 헛되지않은 땀방울, 반드시 보상 받을 날이 올 것입니다.
    더욱 힘 내세요, 우리 함께 참언론을 키우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십시다.
    기쁜 설날, 희망을 안고 달려나갑시다!!
  • 백송 2009/01/25 [20:19] 수정 | 삭제
  • 앞으로 10년을 준비합시다. YTN 기자이어 KBS PD와 기자 해고, 용산 재개발지역 철거민 죽음 바로 이 사회의 모습입니다. 대자보가 존재한 이유입니다.
  • 안일규 2009/01/25 [10:34] 수정 | 삭제
  • 지금까지 견뎌온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이 더 시련의 계절이 될 것 같지만 대자보의 명맥만큼은 건드리지 못할 것입니다. 이창은 편집장님, 앞으로도 좋은 활약 부탁드립니다. 글 하나 보냈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 한님 2009/01/24 [21:19] 수정 | 삭제
  • 좋은 날이 있을 겁니다. 이창은 대표님, 힘내세요. 당신은 꼭 성공할 겁니다.
  • 뒷북 2009/01/24 [20:51] 수정 | 삭제
  • 이창은님,
    인터넷 언론의 첫 주자로 이렇게 먼 길을 달려오신 노고에 깊은 감사와
    축하의 말씀 올립니다.

    지금 처럼 앞으로도 계속 정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