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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화난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분노'와 '좌절'…
 
김규완   기사입력  2009/01/16 [13:08]
좀처럼 개인감정을 노출하지 않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단단히 화가 났다.
 
이유는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 때문. 수십 차례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단순한 공습 때문이 아니다.
 
이스라엘군이 자신의 잇따른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엔건물을 두번씩이나 폭격한데 대해 분노를 표시한 것이다.
 
◈ 이스라엘군 유엔건물 연속 공습
 
이스라엘군은 15일 이른 아침부터 전차와 공격용 헬기를 앞세워 가자시티 도심으로 진격해가며 주요 건물들에 포탄을 마구 쏘아댔다. 
 
이 과정에서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단지가 날벼락을 맞았다. 구호품 수백톤이 불타버렸고 직원들이 큰 부상을 입었다.
 
또, 수백명의 팔레스타인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알-쿠즈 병원에도 폭격을 가해 병동이 불에 타고 환자들이 대피하는 아비규환의 상황이 벌어졌다.
 
외국 방송사와 통신사들도 덩달아 폭격을 맞았다. 병원과 언론사 직원들의 피해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6일에도 유엔이 가자지구에서 운영하는 학교 3곳을 공격해 피난나온 팔레스타인 사람 40여 명이 사망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 반기문 사무총장 분노 폭발
 
이 소식을 접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크게 분노했다. 때마침 반 총장은 휴전을 논의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중이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바라크 국방장관에게 강력한 항의와 분노감을 전달하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반 총장은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하고 "폭력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대해, 바라크 국방장관은 "중대한 실수였다"고 답했고 올메르트 총리도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받아 응사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 지연되는 휴전논의에 답답
 
반기문 사무총장은 가자사태 해결을 위해 중동 6개국을 순방중이다.국제분쟁 최후의 중재자로서 막중한 부담을 안은 것이다.
 
그러나,아직까지 결과는 신통치 않다. 협상은 될듯 말듯하면서 양쪽 당사자들로부터 흔쾌한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15일에는 12시간에 이르는 마라톤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측은 협상장에서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말만 거듭하며 반기문 총장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 와중에 유엔건물 폭격소식까지 접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으로서는 이스라엘의 벽을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극적인 타결에 한줄기 희망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중동행에 전혀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협상이 냉온탕을 오가고 있지만 여전히 '희망'이라는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동행하고 있는 유엔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중동 현지를 취재하고 있는 세계 주요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는 오는 20일이 전쟁의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도하고 있다.
 
반기문 총장으로서는 이스라엘을 향해 국제사회의 여론을 공식 전달하고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분쟁의 최후 중재자라는 위상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따라서,이번 주안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측이 휴전안에 극적으로 합의할 경우, 그 공의 일정 정도는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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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1/16 [13: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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