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曲學阿世하는 언론학자의 '언론개혁론'
김동민교수의 '이론적으로 설익은 발상' 비판
 
양문석

한일장신대 교수 김동민이 9월19일 부산의 민주주의사회연구소 정례연구발표회에서 '언론과 권력, 그리고 자본'이라는 제목으로, 필자의 '노무현대통령 6개월 그리고 언론개혁'이라는 글에 대해 '순진하고 이론적으로 설익은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먼저 김동민의 발제문 중 필자와 관련된 부분만 살펴보자.

김동민, 언론노조까지 걸고 넘어져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     ©대자보
…일단 청와대나 정부는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정권이 바뀌면 참여정부의 노력만 모범적인 사례로 회자될 수 있는 것이다…그러면 누가 정부에 대해 언론개혁을 위해 나서지 않는다고 질타를 하는가?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들(조중동 등 수구언론)의 오보나 악의적인 왜곡보도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제대로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또 이들의 보도행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편집권 및 인사권 독립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인 소유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중심에 두고 제기해야 한다.

[관련기사] 양문석, 노대통령, 조중동과 싸움만할것인가, 대자보(2003. 8. 29)

전국언론노조 정책위원인 언론학자 양문석의 주장이다. 노대통령이 자신과 주변인사들의 피해사례만 갖고 중재를 요청하고 소송을 한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이렇게 주장한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언론노조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순진하고 이론적으로 설익은 발상이다.

편집권과 인사권의 독립이 오보나 악의적인 왜곡보도를 근절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는지, 또 소유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주장이 옳은 판단인지에 대한 논의는 별개로 하더라도, 대통령이 언론개혁 차원에서 편집권 독립과 소유구조 등을 주제로 의제설정을 주도해야 한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정당한 소송행위도 언론탄압이라고 역공을 당하는 현실에서 대통령이 언론개혁의 제도적 차원을 언급한다면 언론개혁의 아젠다 자체에 깊은 상처를 주게 될 것이다.

언론개혁을 위한 제도개선은 국회의 몫이며, 시민사회가 국회를 압박하여 얻어내야 하는 과제다. 시민사회가 정부에 대해 요구할 것은 신문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확실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김동민 교수의 발표문)

김동민의 왜곡보도 근절 대안, 이것이 알고싶다

발표문의 핵심 내용 중 하나가 언론개혁과 관련하여 노대통령이 '잘 하고 있는데 왜 시비를 걸고 질타를 하냐'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김동민처럼 주장할 수 있다. 한데 온통 '억지논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김동민은 '편집권과 인사권의 독립이 오보나 악의적 왜곡보도를 근절할 수 있는지를 논외'로 하고, '소유구조 개선이 오보나 악의적 왜곡보도의 근본적인 문제인지도 논외'로 하자고 주장한다. 

이해할 수 없다. 왜 이를 논외로 해야 하는가. 김동민은 '안티조선'으로 유명해 진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편집권과 인사권의 독립을 수없이 외쳐 온 사람이다. 안티조선을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조선일보의 악의적 왜곡보도를 근절하기 위함이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편집권과 인사권 독립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유구조 개선 또한 사주의 전횡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자신이 상임집행위원장을 역임했던 '언론개혁시민연대'의 핵심과제이기도 하다. 절대적으로 옳을 수는 없겠지만 시민사회단체와 수많은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짜낸 제도적 장치다. 한데 김동민은 '논외'로 하자며 이들 제도가 왜곡보도의 근절 대안이 아니라는 듯이 주장한다. 김동민의 대안은 뭘까? 이것이 알고 싶다.

조선일보로부터 전수 받은 김동민의 왜곡수법

둘째, 김동민은 '대통령이 언론개혁 차원에서 편집권 독립과 소유구조 등을 주제로 의제설정을 주도해야 한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단 김동민의 의도적인 왜곡은 조선일보 못지 않다는 점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분명히 밝히건데 필자는 '대통령이…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 위의 인용문에서도 나와 있듯이 '편집권 및 인사권 독립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인 소유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중심에 두고 제기해야 한다'고 썼다. '중심에 두고 제기하는 것'과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맥이다. 김동민은 자신의 국어실력에 문제가 있는지 조선일보와 속성이 유사해서 그런지 답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양문석, 노대통령과 조중동의 코드는 똑같다? 대자보(2003. 8. 5)
양문석, 제사보다는 젯밥에 눈독들이는 언론학자, 대자보(2003. 3. 4)

▲양문석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전문위원장     ©대자보
그리고 김동민이 제도개선에 대한 의제설정의 필요성을 잘못된 발상으로 규정하면서 제시한 이유는 딱 하나다. '조중동으로부터 역공을 당해 언론개혁의 아젠다 자체에 깊은 상처를 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란다. 언론개혁이 아니라 그 어떤 '개혁'에도 '역공'을 가하는 조중동의 보도태도를 아직까지도 모르면서 '안티조선'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이미 노대통령이 8월2일 제2차 국정토론회에서 편집권과 인사권 독립 그리고 소유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제도개선의 필요성 언급'이란 의제설정을 했다는 의미이고, 필자가 요구한 것은 이를 보다 '중심적으로' 언급할 필요성을 제기했던 것이다. 한데 김동민은 남들 다 아는 노대통령의 이 발언을 혼자만 몰랐던 모양이다.

대통령은 책임회피, 김동민은 정당화

셋째, 김동민은 '언론개혁을 위한 제도개선은 국회의 몫이며, 시민사회가 국회를 압박하여 얻어내야 하는 과제다. 시민사회가 정부에 대해 요구할 것은 신문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확실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극히 자의적인 역할분담까지 해 준다. 이런 주장의 근저에는 김동민의 발제문에도 나와 있는 '안타깝게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고 주장한 노대통령의 발언이 깔려 있다. 이것은 대통령의 착각 아니면 책임회피다. 대통령 권한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설명하여 동의의 폭을 확대하는 것도 대통령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권한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공권력을 통해서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고, 제도개선을 위한 대통령의 역할은 의제설정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의제설정을 시민단체만 하란 법은 없다.

한데 김동민의 주장처럼 조중동의 역공이 무서워서인지, 의제설정을 하기는 했는데 슬쩍 지나가는 말로하고 그것도 언론인과 시민단체의 몫이라고 대통령은 자기책임을 회피했으며,  이를 받아 김동민은 언론학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설익은 이론으로 노대통령의 주장을 정당화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曲學阿世하는 학자가 아니라 그냥 설익은 학자로 김동민을 이해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번에는 '명예훼손으로 고발' 운운하지 말고 반론으로 답하기를 기대한다. /논설위원

* 필자는 언론학 박사로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전문위원입니다.


기사입력: 2003/09/20 [00:2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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