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지적 즐거움, 격조 높은 사고 쪽을 선택하라
[책동네] 해머튼의 <지적즐거움>...물질로 정신 황폐화된 현대인 필독서
 
김철관   기사입력  2008/08/30 [12:39]
▲ 지적즐거움     © 베이직북스
삶에 지친 이 시대의 지적 노동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주는 한권의 책이 눈길을 끈다.

영국 출신 예술가이자 수필가인 필립 길버트 해머튼(1834~1894)의 <지적즐거움>(베이직 북스, 2008.8)은 지적활동에 종사하는 지적노동자에게 위로와 용기와, 일반 교양인에게도 지적향유를 통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에 충분하다. 특히 편지투 형식을 빌어 전개된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박해순·김욱현·이성원·윤문종씨가 공동 번역으로 제작한 <지적즐거움>에서는 사람을 지적으로 만드는 것은 배우고 익힌 학식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고 생기발랄하게 생각하고 느끼는 일종의 미덕이라고 전하고 있다. 지적생활이란 무엇인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가장 고매하고 순수한 진리를 열렬히 추구해 가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주도면밀한 지혜와 명석함이 부족해 때로는 실수를 저질러 실패하기도 한다고. 그럴 때 항상심은 허무하게 무너지고 더할 나위 없이 높은 지성을 향해 좀 더 접근할 수 있는 확신을 마음속에 품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적인 탐구가 지닌 매력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조금씩 우주 영원의 진리를 탐구해 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확고한 신뢰를 품게 되면, 알려지지 않는 것, 혹은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을 지배하고 있는 신의 법칙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품게 되는 지적 탐구를 발견할 수 있다고.

이 책에서는 지적으로 생활하는 기술이란 주변을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일상생활과 관련된 온갖 사정과 제약을 극복함으로서 보다 풍요롭고 강인한 지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적생활의 본질은 얼마나 과학적이냐 아니냐, 표현방식이 완벽하냐 아니냐의 수준이 아니라, 늘 수준 낮은 생각보다, 격조 높은 사고 쪽을 선택하는 것에 있다고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고도의 물질문명의 혜택으로 정신적 황폐를 의식할 만큼 위기의식이 고조돼 있는 이 때, <지적즐거움>은 각자 삶의 영역에서 본능에 의한 지적 생활을 영위하는 길라잡이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 책을 지은 필립 길버트 해머튼(1834~1894)은 영국의 예술가이자 예술평론가이면서 작가이다. 어릴 적부터 화가가 꿈이었고 미술잡지의 편집책임자를 역임하기도 했다. 생전에 다수의 수필집과 전기를 저술했고 월간 예술잡지 <포트폴리오(the portfolio)>를 직접 창간해 작품 활동을 벌였다. 1896년 그의 자서전과 부인이 전하는 회고록이 출판됐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8/08/30 [12:39]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