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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위험 과장 말라'던 유시민과 이명박
[광화문 단상]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설거지' 정권, 오십보백보
 
김영국
노무현-이명박, 공범자끼리 침 뱉기

요즘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따른 광우병 위험 공포 때문에 네티즌을 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서명자 수가 오늘 날짜(5월 2일)로 벌써 6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하루에만 10만여 명씩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히 '사이버 민란' 수준이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쇠고기 협상 책임론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협상은 노무현 정부에서 세워놓았던 조건이 성취됐기 때문에 타결한 것.'이라며 졸속·굴욕·조공 외교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쇠고기 협상은 노무현 정권 때부터 시작하고 약속했던 것을 이명박 정부가 완성시킨 것이니 통합민주당이 이를 비난을 한다면 그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는 주장이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책임전가 작전으로 나온 것.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노무현 정부 때 쇠고기 협상을 하기는 했으나 이처럼 전면적인 개방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쇠고기 협상의 최종적인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게 있다고 역공했다.

결국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유시민, "나도 출장가면 미국 쇠고기 잘 먹고 온다"

이를 보면서 문득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자 후계자로까지 지목된 유시민 의원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과거 발언이 떠오른다.

유시민 의원은 작년(2007년) 9월 6일 MBC <100분 토론>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 출연, '뼈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찬성하느냐'는 네티즌의 UCC 질문을 받고 빙긋이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이 있습니다. 있는데 너무 과장하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약 미국산 소고기가 그렇게 위험하다면 미국에 있는 교민들 한테 소고기 못 먹게 해야 되구요, 미국 관광가는 분들, 출장가는 사람 다 못 먹게 해야 됩니다.
저도 미국에 출장가서 잘 먹고 오고, 기자분들도 먹고 오시고, 시민단체 분들도 다 먹고 오십니다. 냉정하게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노무현 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는 걸 강조하면서 한 이 발언은 같은 시기에 유시민 의원이 "한미FTA는 하루빨리 비준처리해야 한다. 국정조사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할 정도로 강경한 한미FTA 찬성론자로 돌변한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 비준을 위해 졸속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유시민 의원의 한미FTA 비준과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입장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사고방식과 너무도 '판박이'다.

유시민 의원의 당시 발언들은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어쩌면 '광우병 문제에 대해 정치적인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오늘(2일) 발언보다 훨씬 노골적이다. 유 의원이 당장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대변인을 한다 해도 누구보다 이 대통령을 기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지금 서프라이즈 등 친노 사이트에서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맹렬히 비난하고 탄핵하자는 글들로 도배를 이루고 있다.

친노 대표주자인 유시민 의원의 지금 생각은 어떨지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수시로 말을 바꾸는 '변신의 귀재'인 유 의원이 이같은 흐름에 편승해 돌연 광우병 위험성을 강조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타박할 수 있을까.

이명박 정권과 통합민주당의 광우병 네탓 공방 '국민 사기극'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후폭풍 때문에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친노세력 포함)도 사실 둘다 '국민 사기극'에 가깝다.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전격적으로 전면 개방한 핵심 이유가 바로 '한미FTA 조기 비준'이라는 점에서 한미FTA를 강력히 추진했던 노무현 정권에서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노무현 정권이 계속되었다 해도 어떤 식으로든 한미FTA 조기 비준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조치를 취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서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통합민주당 의원들마저 대부분 한미FTA 적극 찬성론자들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FTA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의원들은 대부분 낙선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24일 청와대에서 "한미FTA는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중에 이뤄놓은 가장 큰 업적"이라며 노골적으로 치켜세운 것도 두 정권의 지향점이 내용적으론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성장 정책을 보다 '격렬하게' 추진하는 정권이라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을 '노명박 정권'이라는 부르는 이유를 광우병 파동을 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뿐이다.

오로지 성장 일변도의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혈안이 되어 국민 건강마저 내팽개치는 극단적 신자유주의 경제관이 낳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경제를 살리는 방편으로 재벌기업 등 상층부의 배부터 불려놓고 보자는 '성장지상주의'가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물가만 잔뜩 올려놓고 급기야 국민과 자라나는 어린이의 미래 생명까지 위협하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

'노명박'에서 '노무현 설거지' 정권으로

문제는 이번 광우병 파동 같은 일들이 이명박 정권 내내 이어질 거라는 예상과 함께 '이게 다 노무현 탓인가, 이명박 탓인가'란 황당 시츄에이션이 계속되면서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일 또한 반복될 것이란 점이다.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이 사회경제 정책상 본질적으로 성격이 같은 '노명박 정권'이라는 점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광우병이 문제가 돼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친노무현 세력, 통합민주당이 모두 한꺼번에 탄핵되어야 할 정치세력일 뿐이다.

아뭏든 노무현 정권과 달리 국민을 섬기겠다고 해서 탄생한 이명박 정권이 스스로 '노무현 설거지 정권'을 자임하고 나섰으니 '노무현이 싫어 이명박 찍은 사람들'은 적지않게 퐝당(?)할 것 같다. / 편집위원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기사입력: 2008/05/02 [18:2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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