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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 왜곡하는 비례대표제 폐지를...
[김영호 칼럼] 정치발전 퇴영시키는 비례대표제 폐지하는 것이 옳다
 
김영호
 웃지못할 희극이다. 4·9 총선에 따라 뽑힌 비례대표 면면을 보면 이 나라의 추악한 정치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아무리 국회의 권위와 위신이 추락했더라도 그들이 국정을 논의한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비례대표가 국민의 대표성을 지녔는지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개중에는 훌륭한 인사들이 적지 않지만  말이다.

 공천장사 탓인지 주가조작 ,학력위조, 사기-공갈 전과 등등 섞은 냄새가 진동한다. 그들 말고도 국회의원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수긍하기 어려운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수두룩하다. 지역구라면 당선은커녕 공천조차 받지 못했을 것이다.

 노무현 정권의 무능과 독선이 진보진영을 궤멸시켰다. 그 바람에 의정활동이 탁월했던 숱한 인사들이 낙천-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 자리를 저질인사들이 비례대표라는 간판을 들고 채운다니 18대 국회도 국민의 신뢰와는 거리가 멀 듯하다.

 국가행정이 양적으로 팽창하고 질적으로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료집단의 권한은 비대해지는 반면에 의회의 역할은 행정부의 조치를 추인하는 수준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국회의원이 양산되니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이다. 그 내용이 복잡하고 난해하며 전문적이고 분량마저 방대하나 멋도 모르며 찬성한다고 떠벌인다.

 역대 국회가 예산을 제대로 심의한 적이 없다.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행정기능의 확대로 인해 예산규모가 방대하고 내용도 복잡하다. 재정의 효율성을 제고하자면 밀도 있는 예산심의가 중요하다. 그런데 내용을 모르니 정치현안을 트집 잡아 시간을 낭비하기 일쑤이다. 입법부의 최대권한은 입법권이다. 그런데 입법활동이 저조하고 법률체계도 엉망이다. 기초적인 법률지식조차 없는 국회의원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를 통해 전문성을 살릴 필요가 제기된다.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지역대표의 한계를 보완하는데 있다. 직업별 직능대표나 전문성 있는 인사를 의정활동에 참여케 해 국정운영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또 여성과 소외계층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창구역을 맡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이다. 그 취지가 무색해져 계파간의 세력확충을 위한 도구가 아니면 공천장사 거리로 변질되고 말았다. 한나라당이나 통합민주당에서 공천권을 행사한 지도부가 지역구에서 패배했다. 그런데 그들이 밀실에서 비례대표를 선출했다. 군소정당은 한둘이 주물럭거렸다. 선출과정이 불투명한데 그들의 대표성을 인정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웃음거리 인물들을 멋대로 뽑은 것이다.

 차제에 비례대표제를 없애야 한다. 비례대표제가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부정적 측면이 너무 많다. 비례대표제는 원래 국민적 지지로는 다수당이 될 수 없는 군사정권이 민의를 왜곡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군사정권에 기생해 국회의원이 된 자들이 너무나 민의와 동떨어진 행동을 해대자 당시 우의(牛意)니 마의(馬意)니 하는 유행어까지 생겼다. 이런 태생적 모순 때문에 그 동안 엉터리 의원들을 너무 많이 양산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종교집단이 비례대표를 통해 의회진출을 기도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일교가 평화통일가정당을 만들어 245개 지역구 모두에 공천하자 이에 대항하여 개신교 쪽에서는 기독사랑실천당을 세워 의회진출을 꾀했다. 두 당이 모두 실패했지만 돈만 뿌리면 정치세력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발전을 퇴영시키는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것이 옳다.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에도 이런 제도는 없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기사입력: 2008/04/26 [12:5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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