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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9.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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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정치권의 홍위병 역활 담당"
[기획취재-좌담] 'UCC와 인터넷선거'…시민사회ㆍ언론, 아젠다 형성해야
 
이석주
<대자보>는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UCC와 인터넷선거'를 주제로 총 17회에 걸쳐 기획기사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는 그 마지막회로 UCC가 인터넷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전문가 좌담을 준비했습니다.
 
지난2000년 이후 웹2.0으로 변화하게 된 과정과 2004년 17대 총선, 대통령 탄핵 및 2006년 지방선거, 지난해 대선, 2008년의 18대 총선 까지. UCC가 선거판도에 미친 영향 및 이에 따른 국가기관의 규제, 외국의 사례 등을 통해 향후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위한 언론계와 시민사회의 과제등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 일시 : 2008년 4월 4일 오전 11시~오후 12시 30분
- 장소 : <대자보> 회의실

- 주제 : UCC와 인터넷 선거
- 참석자 : 송경재 경희대 학술교수,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 

               장여경 진보넷 활동가
- 사회 : 이창은 <대자보> 편집국장

이날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인터넷 실명제와 UCC규제 등을 골자로 한 현행 공직선거법이 개정돼야 올바른 선거담론이 형성된다는 점에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언론, 일반 네티즌들의 지속적인 아젠다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지난 대선 당시 인터넷 공간에서 선거담론이 실종된 원인에 대해 장여경 활동가는 정치적 냉소주의 확대와 법제도적인 측면을 꼽았다. 즉, 현행 공직선거법이 인터넷에 대한 규제강화로 이어졌고, 이는 곧 대중적 회의로 귀결됐다는 주장이다.
 
장 활동가는 "법제도가 강화되면서 일반 사람들이 규제를 감수하면서까지 주민등록 번호와 실명을 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대중적 회의가 최근 UCC에 대한 열풍이 예년 만 못한 배경"이라고 잘라말했다.
 
▲대자보는 한국언론재단의 기획취재 일환으로 지난4일 UCC와 인터넷선거를 주제로 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 대자보

이준희 회장도 "선거공간의 확대와 민주주의 참여는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확장돼 왔지만, 공직선거법 개정 이후 부터 실질적인 하강 국면을 걸어왔다"며 "가장 큰 문제는 선관위가 법률적 잣대에 의해 정치권의 홍위병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언론과 시민사회단체가 담론 형성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선거법이 오히려 강화될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주도적인 아젠다를 설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곧 인터넷을 통한 선거참여의 제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송 교수는 "선거법 개정운동이 시민운동 전체의 중요한 아젠다가 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것에 대한 인식이 너무 없는 것 같다"며 "의제를 만들어서 개정 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정치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는 아예 막힐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장여경 활동가 역시 "선관위 조차도 선거법 93조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도,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총선 이후 실명제 공대위나 미디어 행동,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선거법 개정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향후 바람직한 선거문화 형성에 대해 "지난해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토론회는 향후 UCC를 활용한 정치적 참여운동이 어떻게 나아가는지를 가늠해준 시금석이었다"며 "현재의 외부적 제도가 풀린다면 의미있는 참여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은 편집국장은 "한국의 인터넷 문화가 나름대로 선진국에 영향을 많이 미쳤지만, 지금의 양상은 후진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정치권과 선관위만 탓할 게 아니라, 향후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위해 공동 아젠다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창은 <대자보>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 전문이다.
 
웹2.0의 시대, 참여와 개방 확대?…진정한 UCC의 의미

- 이창은 : 지난 2006년 말 부터 2007년 초 까지. 국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들이있습니다. "UCC가 대선을 바꾼다, 대선은 UCC에 달려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예상과 달리 UCC는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UCC가 도입될 때 너무 과대 포장 된 것은 아닌지, 혹은 순수제작물이라는 UCC의 본래 의미가 많이 왜곡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를 먼저 다뤄보고자 합니다.

- 손경재 : UCC의 개념적 혼돈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일단 웹1.0과 2.0의 차이를 구분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단순히 표현의 문제로 웹2.0을 얘기하는데, 웹1.0과 2.0을 나누는 기준은 비즈니스 마인드에서 시작됐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공급자와 소비자의 간극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웹1.0은 누군가에 의해서 주어진 판, 예를들면 사이버 커뮤니티, 포털, 팀원의 댓글달기등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판에 소비자가 들어가서 작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웹2.0은 시민이 판을 바꿔나간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라든가 유튜브 같은 것들입니다.

자기가 판을 바꾸면서 동영상 조회수를 늘리고, 아니면 위키피디아 처럼 백과사전을 다시 만드는 것들이 전혀 다른 개념인데, 현재 우리는 1.0과 2.0을 혼재해서 사용하고 있고, 웹2.0에 대한 개념 정립이 안돼있는 것 같습니다. 시민참여의 형태가 전혀 달라졌습니다.

그다음에 UCC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제가 주목해서 보는 것은 콘텐츠 입니다. User Creative Contents인데, 한국에 소개돼 있기로는 대부분 동영상만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텍스트, 이미지, 사진,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이미 2002년을 전후해서 UCC의 초보적인 발전이 시작됐고, 가장 성공한것이 2004년 탄핵 당시 패러디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그것을 확대 재생산 하는 것이 전형적으로 집단 지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이런 텍스트들도 UCC라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개념적인 것들을 확대해서 봤을때, 반드시 동영상 만을 한정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본보 이창은 편집국장.     © 대자보
- 이창은 : 웹1.0과 2.0의 개념에 대한 차이가 정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채 혼용돼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UCC의 환상에 대해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회장께서 말씀해 주시죠.


- 이준희 : 시민이 판을 만들고 바꿔나간다는 의미가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UCC가 동영상 위주로 해석되는 것도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관련 기업들이 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동영상 UCC가 선거판도를 바꾼다'는 식의 담론을 확산시키고, 주류 언론이 그것을 받아 재생산 하면서 큰 기대를 걸게 한 측면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느정도 거품이 드러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정화되고 획일적으로 전달돼 왔던 정보와 사회적 담론, 이슈들을 일방적으로 수용받았던 독자들이 참여하므로써 여러가지 사회현상을 바꿔내고, 미디어와 관련한 기술적 부분들을 포함시켜서 변화의 흐름을 형성했다는 측면에선 UCC가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 장여경 : UCC가 확대의 이유가 기술적인 사용자 편의성 등에 있다고 하지만, 그것 보다는 정치사회적인 맥락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인터넷 이전에는 PC통신이 한국사회에서 크게 확장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공교롭게도 87년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데, 기술적으로 지원됐기 때문이었겠지만, 대중들이 기술적 가능성을 스스로 붙잡고, 확대시켰다는 부분도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김대중 정부 이후, 그리고 노무현 정부로 상징되는 정치적 자유주의의 확대, 민주주의 진전에 대한 기대, 그리고 '내가 참여하면 뭔가 될 것이다'라는 대중의 기대가 인터넷에서 적극적으로 정치적 담론을 만들고, 그곳에 개입하는 욕구를 창출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만약 "UCC가 거품이었던 것 같다"라는 비판을 하게된다면, 그것은 사실 기술적인 발달은 그대로 있는데, 문제는 사회정치적인 맥락에 있어서 우리 대중들의 참여를 가로막는 게 무엇이 있는가. 이런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중에 한 가지가 정치적 냉소주의의 확대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법제도적인 측면에서의 규제, 이런 것이 최근 몇년 새 인터넷에 대한 규제 강해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규제를 감수하면서 까지, 주민등록번호와 흔적을 인터넷에 남기면서 까지 내발언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회의, 즉 대중적 회의가 확대된 것이 최근 UCC에 대한 열풍이 예년 만 못한 배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02년 대선과 2007년 대선

- 이창은 : 2002년 선거는 흔히 하는 말로 인터넷 선거로 불리었습니다. 그결과 2007년 대선에서의 인터넷 선거 활성화가 예상됐었죠.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을 놓고 보면 너무 무기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원인을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정치적 냉소주의가 있다 할지라도, 2002년 대선과 비교했을때 참여율이 저조한 원인과 현상에 대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 송경재 : 정치적 맥락에서 2002년에는 인터넷에 대한 규제 강도가 하나도 없었고 선거망법을 시행한다해도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었습니다. 즉 실명제와 선거법 자체에서 인터넷을 규제할만한 여건은 아무것도 없었는데, 2007년에는 규제의 질과 폭이 달라진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하나의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동영상을 통한 정치적 참여가 없었다고 얘기를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일 자에 처음으로 유튜브에 BBK관련 동영상이 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2주만에 조회수가 100만건에 육박했습니다. 당시 그것은 순 한글로 된 유튜브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12월 18일 까지 본 사람이 92만 7천 명, 거기에 댓글을 단 사람들, 새로운 정보를 넣은 사람, 서로 인터랙트 한 사람들 까지 합한다면, 거의 100만 명 정도가 봤다는 것입니다. 유튜브 까지 찾아가서 봤다는 것은 상당한 수 입니다.

이런 점을 봤을때, 판 자체가 흔들리는 원인은 단순히 오프라인에 이슈가 없어서가 아니라, 법제도적인 규제가 너무 강해서 게재하기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중한 처벌을 만들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치적 참여의 공간이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이준희 : 선거국면에서 인터넷 미디어의 역할이나, 영향력이 확장돼온 맥락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2004년 16대 총선 때는 독립적 인터넷 미디어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국면이었고, 그당시에도 초창기에는 인터넷 미디어 규제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사실상 정치인들이 그것에 대해 문외한이었고, 그런 가운데 노무현과 노사모 등이 인터넷을 통한 정치참여 문화를 형성하면서, 그것을 뒷받침한 매체들이 이러한 경향을 많이 키웠던 것 같습니다.

지적하신대로, 87년 부터 형성돼온 사회적 맥락에서 쌓아온 역량과 결합되면서, 선거공간의 참여와 민주주의 확대라는 것들이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확장된 것 같습니다. 2002년 대선을 거치고 2004년 탄핵, 총선, 그리고 2006년 지방선거 때 실명제에 의한 규제, 2007년 대선 규제 등. 초기에 형성됐던 기풍이나 문화들이 2004년 탄핵 이후, 그리고 공직선거법 개정 이후 부터 실질적인 하강 국면을 걸어왔습니다.

- 이창은 : 하강국면을 걸어온 결정적 요인은?

▲장여경 진보넷 활동가     © 대자보
- 장여경 : 정치과정에서 대중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느정도 참여하느냐에 따라서 민주주의의 향방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대중이 단지 동원되느냐, 아니면 자기가 직접정치과정에 참여하느냐, 이게 민주주의의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면, 사실 정치과정에 미디어가 개입하는 현상에 대해 정치학자들은 별로 긍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특히 인터넷 이전에 TV가 정치과정에 등장하면서 부터, 미디어 정치라는 것이 시작되는데, 그 미디어 정치를 통해서 정치과정이 상당히 왜곡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죠. 물론 TV가 대중들에게 정치적 담론을 쉽게, 보편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면, 다른 측면에서는 정책적인 쟁점 보다는 인물에 대한 부각, 연예인화, 볼거리 치중, 대중에 대한 선정적 어필 등의 방식으로 정치과정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예전부터 해왔습니다.

미국의 케네디가 처음 등장했을때, 1960년 TV토론은 굉장히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인터넷 같은 경우도, 16대 대선때 봤던 참여적 민주주의 가능성, 이런 것이 소위 말하는 웹2.0담론이 등장하게 된 것은 기존에 있었던 인터넷 공간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공간이었다고 한다면, 이제 인터넷의 상업적인 가능성에 상당히 주목하고, 자본이나 권력계층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웹2.0은 원래 그렇게 써왔기 때문에 인터넷 대중들에게는 세삼스러울 게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조망받는 다는 것은 상업적인 부분과 연관을 못시켰던 자본이 본격적으로 평가를 끝낸 후 진출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인터넷이 정치과정에도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치과정에 도입되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과거 대중들이 참여적으로 만들었던 것과 조금 다르게 동원되는, 그리고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조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UCC같은 경우에도 이번 대선에는 네티즌이 손수 제작한 제작물 보다, 정치인들이 만든 UCC가 더 많았다는 점입니다.

의제설정이라든지, 자기의 중요한 의사결정, 참여 이런 것들이 포털 중심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뉴스 배치 같은 것들도 기성 정치인, 기성 담론 중심으로 배치되고, 그안의 대중들은 그냥 만들어 진 곳에 댓글을 다는 정도의 참여로 바뀌었다는 것이죠.

그나마도 자유롭게 달지 못하는 상황, 의제 설정에 있어서도 과거 주도했던 세력에서 점차 동원되는 위치로 하락하고 있죠. 정치과정에서의 인터넷 향방의 지위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과거 TV로 시작해서 정치학자들이 누차 경고했던 미디어 정치의 위험성이 인터넷에서 등장한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해봅니다.

2007년 대선에서의 UCC, 어떤영향을 미쳤나?

- 이창은 : 그래도 2007년 UCC선거양상에 대해 바람직한게 없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2006년 미국 민주당 돌풍이나 몇몇 공화당 의원들의 동영상들이 유튜브를 통해 많이 알려진 것들 등. 평가는 달리해야 하지만, 2007년 인상적인 것이나 긍정적인 것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송경재 : 일단 9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지만, 연세대 김연수 학생의 BBK관련 UCC를 들 수 있겠습니다.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었던 생각들이 포함돼 있겠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잘 만들어서 대중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섰는데, 그런 것을 보면 사실 일정한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열린우리당 경선과정에서 있었던 손학규 후보의 유세장면, 상당히 생동감 있게 토론회가 잘 진행됐고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들은 오히려 캠프에서 만들어진 CCC(camp creative contents)의 경우입니다. 너무 많고 범람하다 보니 보기가 싫을 정도였습니다. 하여간 우리가 UCC문화를 조금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혹은 정치적 UCC의 활성화를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규제환경의 변화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현재로선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이준희 : 전반적으로 부정적 생각이 많습니다. 2006년 이후 선거공간과 미디어 공간에서의 담론 형성은 상당히 위축 받는 상황으로 이어졌는데, 이는 사이버 논객의 실종과 침묵으로 귀결됐습니다. 일단 재미가 없어졌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기존의 인터넷 미디어 공간에서 담론을 확산시켰던 논객들이나 매체들이 부진해진 반면에, 의식있는 일반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생산해서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논객들이나 대안미디어들이 반성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UCC의 참여문화 측면에서 볼때, 이명박 후보 자녀들의 유령 취업 문제를 한겨레가 보도해서 포털에 올라간 뒤 달렸던 댓글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결국 여론 형성되니까 이후보 측에서 마지못해 사과를 하게됐고, 세금을 냈습니다.

결국 의식있는 사람들은 잘못된 정치형태나 문제가 있는 정치인들에 대해서 언제든지 참여를 통해 비판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유령취업에 달렸던 수많은 누리꾼들의 여론참여는 대중참여를 통한 선거문화를 바꾼다는 측면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여경 : 최근 UCC참여 국면 등을 보면서 전반적으로 회의적인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송경재 경희대 학술교수     © 대자보
중요한 것은 이른바 '사회적 소수자'라고 불리우는 사람들,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농민들 등 자기 발언을 해봐야 알려질 수 없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정치과정이나, 사회곳곳에서 의견을 펼칠 수 있도록 인터넷이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송경재 : 이밖에 정치적인 측면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소수 후보가 자신의 이름을 확산하는데 있어서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제시 벤츄라, 우리의 허경영도 (비록 그의 주장은 모두 허위로 판명됐지만) 인터넷을 통해 대선이 낳은 스타였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죽었다기 보다는 맥락을 잘못 짚고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조금더 복합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젊은 층 자체가 워낙 선거에 관심이 없습니다. 공식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20대에서 20%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낮은 투표율이 과연 인터넷에서 얼마만큼 글을 쓰고 동영상을 만들겠느냐 하는 회의가 듭니다. 아직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실명제와 선거법 93조를 통해 본 인터넷 선거 규제의 문제점, 해결방안

- 이창은 : 현재 인터넷의 흐름을 보면,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이러한 현상이 단지 정치권의 문제인지, 아니면 대중의 문제인지에 대해 얘기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2002년 노무현 후보 같은 경우는 낙천 낙선 운동이라는 열린 공간이 있었고, 노무현 후보라는 우량주가 있었기 때문에 참여의 기회가 있었는데, 2007년에는 현대사회에서 아이피를 통한 참여를 해야 함에도 선관위는 규제의 칼을 더했습니다. 선관위의 규제 양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이준희 : 우선 선거에 있어서 선관위는 공정성을 담보하고, 유권자들의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인터넷 실명제나 선거법 93를 봐서도 그렇고, 최근에 대운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어제는 정몽준 후보의 성희롱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에서 여성 단체 회원들을 선거법 위반으로 보고 현장 체포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선관위가 정치적 잣대나 정치권에서 통과시킨 법률적 잣대에 의해서 그대로 이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홍위병과 같은 악역을 한다는 데에 가장 큰 심각성을 느끼고 있고, 그런 측면에서 선관위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실명제나 선거법 93조 등 상당히 질 나쁜, 세계에서 유례없는 규제조항들을 가하고 있는데, 굉장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볼 수 있죠.

- 장여경 : 시점별로 봤을때 공직선거법이 인터넷을 규제하는 구조는 둘로 갈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선거일 전 180일 전부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는 날 까지는 사전선거운동기간입니다. 그래서 그 기간동안에는 사전선거운동이 금지 됩니다. 그리고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부터 선거 끝나는 날까지는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거법에서 규정하는 인터넷 선거운동은 후보자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선거운동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정당이나 후보를 거론하면서 좋다, 싫다라는 모든 것들이 선거운동이 되는 것입니다.

공직선거법은 국민의 정치적인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지지나 반대의사, 정치적 견해까지 규제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법률 취지에 돼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선거 즈음해서 국민들 관심이 제일 높을때는 사전선거운동으로 해서 규제하는 양상입니다.

이밖에도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돼서 모든 사람들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 문제는 19세 미만은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청소년들이 이슈정책에 대해서얘기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실명제입니다. 즉 선거운동은 자유롭게 해도 좋은데, 당신이 어디서 허위사실을 유포할지 모르고 후보자들을 비방할지 모르니, 너는 주민등록 번호를 내놓고 이름을 확인받고 글을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대선 때 입건된 이용자가 전국에 걸쳐서 1200명에서 1300명입니다. 물론 입건 되면 사안별로 판단한 뒤 기소여부를 결정하고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입건된 사람들이 1200~1300명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그사람들이 한번씩 다 경찰서에 갔다왔다는 얘기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선거운동기간이 되면, 선관위에서 선거운동을 하라고 홍보하지만, 그때부터는 사람들이 얼어붙어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할 수 있지만, 실명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무서워서 절대 안올리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인터넷 여론이 죽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행 선거법은 인터넷에 있어서의 정치참여가 중요하다고 하는 시대에 오히려 상당한 규제를 하고 있고 이는 곧 정치 참여를 가로막는 상황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 이창은 : 그렇다면 단지 이런 위헌적 사항들을 선관위와 정치권에만 탓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 송경재 :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있는 조직은 헌법재판재소와 선거관리위원회입니다. 우리나라의 법제도화 라는 것이 87년 체제 하에서 사법부의 기능이 과도하게 강화된 뒤, 통제되지 않는 권력으로 가고 있는데, 특히 과거에 부정 전력이 있었던 것에 대해 처절하게 당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규제를 강화해 놓는 형태로 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인터넷에 대한 인식이 너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나만 얘기할께, 너네는 듣기만해"라는 20세기 전근대적인 방식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거법 개정이 전면적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오히려 선거법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거법 개정운동은 시민운동 전체의 중요한 아젠다가 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것에 대한 인식이 너무 없는 것 같습니다. 모든 시민단체가 관련돼 있는데, 아무도 아젠다 세팅을 하지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국보법 폐지 처럼, 의제를 만들어서 개정을 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정치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아예 막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 국민의 범법자화 같은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개정운동을 펼치지 않는다면, 인터넷을 통한 선거참여는 상당히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부터 시작된 시민사회단체의 인터넷 실명제 반대 '저항'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대자보

- 이준희 : 한마디로 계속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2004년 3월 12일 공직선거법을 개정할때 제가 국회에 가서 직접 봤는데, 2월 말 부터 국회가서 '이 법안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해서, 특위위원들에게 다 보냈습니다. 이후 3월 10일 갔는데, 결국은 5분 만에 표결처리했는데,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중요한 법안을 뚝딱 처리했습니다. 아주 개탄 스러웠습니다. 결과적으로 문제는 지적하신대로 정치인들의 의식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때문에 실명제 법안과 선거법 93조를 개정 해야 하는데, 현재 17대 국회에서는 전혀 가능성 없고, 18대 국회 돌입해서 여러 언론이나, 시민단체, 뜻있는 인사들 모여서 개정 촉구운동을 크게 벌여야 합니다. 문제는 그러한 기제를 무엇으로 마련할 수 있는가. 그렇게 해본들 정치가 바뀔것이냐는 불신들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창은 : 선관위에서도 개정 용의를 밝힌 바가 있습니다. 시민단체 입장에서는 공직선거법과 인터넷 활용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 장여경 : 아무튼 선거법은 바뀌어야 합니다. 선거법을 바꾸기 위해 일단 헌재에 판단을 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2004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자 마자 위헌소송을 냈습니다. 그런데 2005년도에 선거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12월 헌재가 각하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에 1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참세상>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할 것입니다. 그래서 헌재가 판단을 잘 내려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봤을때는 명백히 위헌이라는 것입니다. 익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거시기에는 익명 표현의 자유가 더 강하게 옹호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왜 비밀선거라는 것이 헌법에 들어가 있습니까. 선거시기에는 정치적 표현을 익명으로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권적 내용이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하나는 입법부에 요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즉 국회가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죠. 사실 17대 국회에서도 요구했었는데, 워낙 17대 국회가 활동도 없었고, 지난2월 선거법이 바뀌었는데, 그 내용이 선거구 획정에 대한 부분만 바뀌었고 나머지 부분들은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선관위도 93조 등에 대해 문제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도,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이 각성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총선 이후에는 실명제 공대위나 미디어 행동,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선거법 개정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창은 : 하지만 일부시민단체들은 인터넷에 많은 악플러들이 있다는 이유로 실명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     © 대자보
- 이준희 : 2004년을 전후 악플 등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당시 가장 앞장섰던 이들은 다름아닌 주류언론, 일부 주류 시민단체 들도 거기에 동조하면서 실명제 찬성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이후 규제법을 강력히 추진해서 만들었고, 여기에는 포털의 영향력이 커지니까 댓글 등에 규제를 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중동이 강하게 한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정작 그렇게 해놓고 06년, 07년에는 UCC가 선거를 바꾼다는 둥 엄한 소리를 꺼내놓고 있습니다. 

- 송경재 : 지금 현재 인터넷에서 정치참여를 가로막는 것 자체는 두가지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외부로 부터의 훼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거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내부로 부터의 스스로의 훼손이 있습니다. 그런데 내부로 부터의 훼손 문제가 너무 침소봉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주류언론, 일부 시민단체에서 실명제에 대한 개념과 인터넷이 갖고 있는 자체적 속성에 대한 인식 없이 자극적 사건들만 갖고, "악플러 때문에 죽었다, 악플 달지마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사이버 윤리들은 보다 일찍 스스로의 교육이 돼야 하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무엇이 문제라는 것이 인식 돼야 하는데, 너무 자유방임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미 적절하게 자율적으로 되고 있고, 발전하고 있는데, 그 싹을 외부규제가 죽이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내부로 부터의 훼손은 100 중 5정도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외부의 규제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했을때, 100점이라고 한다면 3~40점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내부로 부터의 정화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도 정보사회의 윤리, 올바른 표현 자유, 사이버 독립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여경 : 저는 인권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모든 발언이 다 용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발언도 분명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치명타를 입는 대상은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여기서 두가지는 틀림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실명인증을 받겠다고 결정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이나 커뮤니티 차원에서 결정돼야지 국가가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획일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국가주의라는 것이죠. 그것은 '너희들은 범죄를 어디서 어떻게 저지를지 모르니, 주민등록증을 가슴에 붙이고 다녀라'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수사편의주의, 행정편의주의라는 발상입니다.

둘째는, 거기서 만약 다른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그것을 책임지는 것은 사후에 당사자가 공정한 법적 절차에 따라서 책임지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처럼 주민번호와 이름을 제출해 놓고 "너는 언제 범죄를 저지를지 모른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헌법에 의한 사전 검열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위가 발생하면 그것을 그냥 내버려 두라는 것이 아니라, 현실공간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이 사후에 추적하면서 공정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면 되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는 규제가 현실공간보다 너무 과도하게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기술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의 실명을 인증하는 것은 불가능 하겠지만, 인터넷에선 가능하니까 지배적인 권력 블럭들이 규제하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공정성 조차 결여돼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준희 : 2000년에 선거망법을 갖고 싸울때도 똑같은 논리들이 있었습니다. 사이버 상에 유해물을 찬성한다는 얘기냐, 인터넷 상의 악플들을 어떻게 할 거냐는 비판들을 많이 들었는데, 실명제를 하고 안하고는 개인과 해당 기업, 매체들이 결정해서 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반대하고 있는 것은 국가에 의한 강제적이고 획일 적인 것, 사전에 범죄인으로 예단해서 처벌을 전제로 하는 강제적 실명제를 반대하는 것이지, 모든 발언까지 옹호하는 무한대적 실명제를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실명제에서 기술적 문제를 적용하는데 있어서도, 대부분의 포털과 언론사들이 공직선거법에 명시한 대로 하지 않고 위헌을 하고 있습니다. 즉 역설적인 측면에서 위헌행위를 하고 있는데, 선거법에는 분명히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해선 안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 조항은 사이트에 가입할때 실명으로 가입하라는 얘기가 아니거든요. 해당 사람이 동일한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 문제를 2006년 5.31지방선거때 선관위에 지적했는데, 아무도 듣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신문협회도 자체 인증 받았고, 이후 매체들도 작년 대선때에는 실명 인증, 비실명 이렇게 구분했어야 했는데, 실명인증으로 글쓰게만 해놓았습니다. 자기 스스로 검열을 해버리고 독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죽이는 행위를 그들 조차도 같이 한 것입니다.

외국의 UCC현상과 향후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위한 과제는?

- 이창은 : 우리 뿐만 아니라, 외국의 UCC와 인터넷 현상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타산지석 차원에서 말이죠. 아울러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대비책을 세워야 할까요.
 
- 장여경 : 헌법이나 국제인권 규약에서 얘기하는 표현의 자유는 원래 표현매체를 갖고 있는사람들 보다, 사회적으로 자기표현할 수단이 없는 사람들을 더 강력히 옹호하는 취지를 갖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표현 자유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평소 발언 기회가 없는 사람들이 자기 기본권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미에서 국가가 검열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선거시기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람들은 인터넷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발언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것이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진성고 UCC에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그 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사람이 만든건데, 그것을 만약 실명으로 올려야만 한다면, 누가 자기고발이나 용기있는 고발을 하겠습니까.
 
선거시기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의미에서 실명확인의 문제를 마치 윤리적인 문제인것 처럼 얘기를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기본적 표현의 자유나 인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 소수자들, 이주민들, 학내 혹은 회사 문제, 국가 시책에 대한 내부 고발자들의 발언이 제약되고 있는 현실은 진보넷에 오는 문의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점에 있어서 익명 표현의 자유, 실명제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 이준희 : 지난1월 대자보와 함께 취재일환으로 미국에 갔다왔는데,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지역에서 NGO활동을 하시는 분과 미국의 온라인뉴스 협회 사무국장과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UCC를 통한 선거참여에 대해선 공히 높이 평가 했지만, UCC의 영향력과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상반된 시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언론인 출신인 온라인뉴스 협회 사무국장은 당연히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줄리아니 뉴욕시장의 몰락이 UCC를 통한 네거티브, 부정적인 이미지 확산으로 낙마했다는 것이죠. 이것이 UCC가 미친 영향력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중소도시인 샬롯의 NGO활동가는 결국 그것은 보는 사람들만 본다. 20대 젋은 층만 보고, 나머지 90%이상의 무관심한 사람들은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UCC는 앞으로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부정적 전망을 했습니다.

▲송경재 경희대 학술교수     © 대자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는 블로그나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개진하고 표현하는데, 그다지 법적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면 우리는 법적 규제가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질 나쁜 법들로 인해 후퇴하고 오히려 정치문화를 후퇴시키는 것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문제있는 공직선거법들은 분명히 개정돼야 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언론활동을 하고 있는 언론인이나, 학계 연구자들, 시민단체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송경재 : 해외 같은 경우, 2007년 가장 주목한 것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CNN과 유튜브가 했던 민주-공화당 토론회, 거의 1억명에 가까운 미국민들이 봤다고 합니다. 이것은 향후 UCC를 활용한 정치적 참여운동이 어떻게 나아가는지를 가늠해준 시금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힐러리와 오바마 홈페이지에 가보면, 예전과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면에 동영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CCC도 있고 시민들이 만든 UCC도 있습니다. 그런 현상들을 보면 한편으로 부럽고, 우리나라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만큼 큰 위력을 보여준 것입니다.

둘째, 지난 2007년 대선은 희귀한 경우일 것입니다. 전세계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 보면, 1-2위 차표가 상당히 줄어드는 게 추세입니다. 이념적으로나, 당 간의 차이, 정책 모두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실질적인 정책 차이는 없습니다.

현재 외부의 제도에 의해 억눌려 있기 때문에, 그 제도가 풀린다면 말 그대로 의미있는 참여, 미국 경선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창은 : 한국의 인터넷 문화는 나름대로 선진국에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하지만 지금 흘러가는 양상은 후진적이 되고, 폐쇄적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외국의 사례들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여러가지 악법들이 다른나라에게 나쁜 것 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는 정치권과 선관위만 탓할 게 아니라, 우리의 내부 문제도 있고, 향후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위해 공동 아젠다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시간 말씀 감사합니다.
 
- 좌담 정리 : 이석주 기자
<대자보> 사회부 기자
 
기사입력: 2008/04/06 [22:3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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