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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이반, 금품살포…한, 대형 악재 겹쳐 '당혹'
당 내홍 이어 김택기 후보 수천만원 금품 살포 적발에 곤혹
 
이재준   기사입력  2008/03/25 [16:54]
▲한나라당 김택기 예비후보측 선거운동원 차에서 발견된 돈뭉치     © 선관위 제공

총선을 코앞에 둔 한나라당의 '악재(惡材) 시리즈'에 '금품 살포'가 추가됐다. 인사 파문과 공천 갈등, 또 이에 따른 집권초 권력 투쟁에 이어 5년전 '차떼기'를 연상하게 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
 
이번 총선에서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 공천을 받은 한나라당 김택기 후보는 후보 등록이 시작된 25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고 공천장을 반납했다. 전날 금품 살포 등 혐의로 선관위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 김택기 예비후보, 수천만원 살포 현장 적발
 
공천을 받은 예비 후보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걸려 낙마하기는 이번이 처음. 게다가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금품 제공 등 불법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겠다"고 발표한 뒤 불과 몇 시간만에 벌어진 일이어서, 파문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김택기 후보와 그의 측근 김모씨 등 2명은 24일 4천여만원의 '돈 보따리'를 주고받은 혐의로 선관위에 적발돼 경찰에 고발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김 후보가 건넨 현금 다발과 수표 등 4천 백만원이 측근 김씨의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 선관위는 김 후보가 검은 비닐봉투에 담긴 돈 뭉치를 김씨에게 건네는 장면을 현장 포착, 5km를 쫓아가 결국 적발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을 건네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거사무실 집기 등을 구입하기 위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논란의 당사자인 김택기 후보는 25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고, 중앙당에 공천을 반납했다.
 
김 후보는 한국자동차보험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93년 국회 노동위 소속 의원들에게 현금 8백만 원의 뇌물을 뿌린 혐의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은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지난 10일 부적격 후보자로 지목한 인물로, 당 최고위원회도 공심위에 재심을 요구했지만 결국 공천이 확정된 바 있다.
 
김 후보는 특히 지난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해당 지역에서 당선된 데 이어,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경선에서 이광재 의원에게 패배했다가 이번에는 한나라당에 몸 담았다.
 
MBC와 동아일보가 지난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27.8%의 지지율로 40.7%를 얻은 이광재 후보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한나라당, 금품살포 대형 악재에 당혹…야당 "차떼기 정당 생얼 드러난 사건" 공세
 
한나라당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금품 살포'라는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당직자는 "그렇잖아도 표 깎아먹는 일만 잇따라 터지고 있는데, 왜 이런 일까지 또 불거지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또다른 한나라당 관계자는 "금품 살포가 사실인지, 경찰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사실이다 해도 김씨 개인의 문제일 뿐, 당과는 무관한 것 아니냐"고 선을 그었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또다시 터진 '호재'(好材)에 내심 '쾌재'를 부르는 분위기다. 유종필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김택기 후보 개인의 일이라기보다 '부패 정당' '차떼기 정당'이라는 한나라당의 생 얼굴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아무리 허물을 열 번, 스무 번 벗어봐야 본질은 없어지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은 대국민 사과 의미로 해당 지역 공천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곧바로 최동규 전 중소기업청장을 공천자로 확정해 발표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김 후보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 CBS정치부 이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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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25 [16: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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