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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50대 이상은 아무때나 잘라도 괜찮다?
[진단] 'MB식' 일자리 창출...비정규직 확대, 빈곤·양극화 심화될뿐
 
안일규   기사입력  2008/03/06 [23:19]
이미 50대가 ‘비정규직’인데 이를 완화해 일자리 창출?

현행 비정규직법은 2년 사용 뒤 정규직 전환이나 ‘55세 이상은 예외’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도 있다. 즉 55세 이상부터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호마저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인수위 시절 ‘고령자 일자리 창출’이 비정규직 예외 연령을 55세에서 50세로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이러한 비정규직 예외 연령 확대 추진 명분을 ‘일자리 창출’로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만 봐도 거짓임을 알 수 있다.
 

50~54세

정규직

비정규직

남성

49만 3천

36만 3천

여성

11만 4천

43만 8천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2007.08)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랜들리’ 파트너로 같이 해온 한국노총은 기업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비정규직만 늘리는 거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으며 50살로 낮추는 것에 대해선 명분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이미 50대 초반(50~54세)에서 비정규직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비정규직 보호 예외 범위 확대로 그들이 창출하겠다는 ‘일자리’는 모두 비정규직일 뿐이다. 그러한 비정규직은 ‘일자리’가 아니다. 내가 언제 잘릴지 모르는 일터가 과연 일차리 창출 수치에 더해야 하는가.

아무리 일해도 끝도 없는 ‘가난’

보건복지부의 2005년 8월 자료에 의하면 빈곤층은 우리 인구 전체 15%(716만)였다. 그리고 이들은 7~80%가 4대 보험을 적용 못 받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빈민’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중위 임금 2/3이하 저임금 노동자는 전체 근로자 중 25.9%라 한다.

최저 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절대 빈곤층 비율은 3.35%(99년)에서 8.07%(04년 2분기)로 증가했는데 자영업 비중이 압도적(34%)으로 나타났으며, 여기서 월 평균 소득 100만 이하인 경우는 34%의 40%에 달한다 한다. 외환위기 이후 고용 창출 잠재력 급감과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는 모두 비정규직으로 바뀌었다.

고려대 김유선 교수의 자료에 의하면 비정규직은 임금노동자의 60%이며 임금 소득은 정규직의 50%도 되지 않는다. 사회보험 가입률은 겨우 30%대며 퇴직금과 같은 여러 조건에서도 14%만이 적용받는데 불과하다. 여성 비정규직의 경우 전체 여성 노동자 중 70%가 임시직 등의 형태로 불안정한 비정규직 형태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저임 노동자 중 70% 이상을 여성이다.

국민소득 중 노동소득의 비율을 보여주는 ‘노동소득분배율’에 있어서도 96년 63.4%에서 04년 58.8%로 매년 하향하고 있으며 선진국(70%대)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고려대 고세훈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총자본과 총노동 간의 양극화가 그만큼 심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니계수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1년 미만의 근로자 비중은 40.1%(04년)로 97년(20.9%)의 두 배로 뛰었으며 평균 근속 연수 또한 짧아 (전체 4.4년-상용직 7.7년/임시직 1.8년)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다. 비빈곤층 경제활동 인구 중 실업자 비율(4.7%)와 달리 빈곤층 실업률(22.4%)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이는 것도 이와 같다.

李정부는 틀렸다, 답은 민주주의·정치·복지에 달렸다

비정규직은 노동자의 빈곤, 노동시장의 격차 확대의 문제다. 소득의 양극화·불평등은 의료·교육·부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만든다. 이는 국가 성장과 노동운동의 가능성마저 막으며 계층간 갈등으로 번져 사회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이 문제는 비정규직 예외 연령 55세를 50세로 낮춰 ‘비정규직’ 일자리를 양산하겠다는 이명박 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평등’과 정치-정당을 통한 부정적 효과 완화·차단, 복지의 기본인 공공 부조 지출부터 저급한 잔여적 복지 수준도 되지 않는 철학 없는 복지체계를 타개할 누구나 혜택받는 보편적 복지야 말로 비정규직·일자리 창출 문제의 ‘정답’이다.
 


참고 자료
한겨레 / ‘55→50살’ 보호 못받는 비정규직 확대 추진
고세훈 / 복지한국, 미래는 있는가(후마니타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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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06 [23:1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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