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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지지자가 '昌' 지지자보다 더 위험
[김수민의 호모 폴리티쿠스] 온정도 없는 신우익, 쇼비니스즘에 열광
 
숨인씨
이회창과 이명박이 5대8쯤의 비율로 지지율을 나눠먹자 언론은 전통보수와 중도실용이 나뉘어진다고 보도하고 있다. 진보진영에서도 극우와 우파의 분리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명박은 결코 극우와 자신을 분리시키지 않았으며, 대북정책에서 정형근만큼의 전향을 밝힌 적도 없었다. 최근 몇년동안 <조선일보>를 수구 또는 극우로 불러왔던 정당한 관례에 비추어봐도 이명박을 중도실용이라거나 온건보수라거나 우파라고 일컫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퇴행이고 반동이다.
 
이명박의 지지자 상당수가 2002년 노무현이나 정몽준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끄집어내는 것에도 현명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들은 후보를 바꾼 것이 아니라 우경화되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원래의 보수주의를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정몽준을 찍었다는 이들은 당시에도 이회창의 지지자들보다 위험했다. 노동자 테러와 주가조작 등의 의혹이 끊임없이 나돌던 이 축구협회회장을, 월드컵 4강의 회오리에 휘말려 선호해댄 것은 그들이 결코 진보적이지도 개혁적이지도 않음을 입증한다. 그들은 기껏해야 92년에 정주영이나 박찬종, 97년에 이인제를 찍었고 나중에는 고건 등에게 한번씩 기웃거려본 ‘그들’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잘 투표하지도 않지만, 쉽게 세상을 이야기하고 일어날 수밖에 없는 온갖 대립들을 단순화시켜 스스로를 중도로 자처한다. 
 
이명박 성향의 지지자들은 이회창을 지지하는 손윗세대들보다 더 위험하게 우경화되었다. 그들은 평상시 국가나 민족, 회사 따위에 매달렸다가 위기가 닥치면 가족주의자의 본색을 드러낸다.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에 애정이 없는 그들은 게젤샤프트(이익사회)를 만날 때 한없이 무식해진다. 그래도 회사에 노조가 있는 게 맞긴 하다는 자기변명만 내세울 뿐, 거의 모든 노조는 귀족적이며 한국 경제의 주범이라는 기치 하에, 푸닥거리들을 벌이는 데 이내 동참하는 주요세력이 그들이다.
 
이명박의 지지자들은 이회창의 지지자들보다 더한 쇼비니스트일지도 모른다. 젊은이나 도시 (신)중산층 가운데 황우석 열풍을 추동하기에 여념없던 이들을 보라. 문국현이 노무현의 왼편 후계자라 한다면, 이명박은 오른편 후계자라고 칠 수도 있겠다. 전쟁을 경험하고 또 안보에 예민한 이들은, 이회창의 지지자들에 비하면 이명박의 지지자들 중에는 훨씬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쇼비니즘에 열광하는 까닭은 허위의식에 더 쉽게 빠져들고, 더욱더 광적이라는 이야기다.   
 
이회창의 지지자들을 대표하는 소위 구보수 구세대 유권자들은 북한은 (어떤 경우 호남까지)  '나쁜 새끼'지만 이웃에게는 따뜻하게 대하자는 신념을 갖고 살아왔다. 그들은 자녀가 가난한 친구를 집에 데려오면 반가이 맞이해 따뜻한 밥 한끼라도 먹여 되돌려 보냈다. 그런 이웃사랑은 연고주의와 지역주의 그리고 정실자본주의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온정적인 공동체주의로 발휘되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잘 나가는 재벌이라도 '대우 가족'과 같은 식으로 슬로건을 내걸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한나라당내의 경쟁에서, 이명박은 재벌 출신을 박근혜는 군벌의 후예를 상징했다. 그러나 거꾸로 이명박은 국가의 개입을 박근혜는 자유시장을 추구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경선이 끝나자 박근혜는 (비정규직 문제 등을 통해) 한국 특유의 온정적 보수를, 이명박은 핏기 없는 신한국판 자본주의를 추구했다(이명박의 대운하는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아니라 시장을 향한 국가의 충성이다. 재벌들은 재계에서 CEO였다기 보다는 일종의 현실정치인이었고, 정계에 들어와서야 경제인으로서 처신하는 경향이 있다). 이회창이 나타나면서 균열은 심해졌다. 그리고 이회창이 대변하는 가치는 이명박이 대변하는 가치보다 결코 더 극단적이거나 폭력적이지만도 않다.
 
하루는 KBS에서인가 비정규노동을 다룬 다큐를 방영했었다. 아버지는 크레인에 올라가는 농성 노동자들 더러 "뻐떡하면 저기 올라가 가지고 깽판친다"고 욕을 했다. 반면 할아버지는 - 물론 사장에게 대항하는 데모는 싫어하겠지만, 그리고 혹 책임을 '좌파 정권'에게 전가하고픈 의지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  국가에서 비정규직의 처우를  해결하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며 탄식했다. 아버지는 지금 이명박 캠프에서 일한다. 할아버지도 자식 사정상 이명박을 지지할 것 같다. 그러나 다큐를 본 그의 소감은 오늘 이회창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평균을 대변하고 있다.
 
추신: 이회창(박근혜)과 이명박의 대립을 생산적으로 해결할, 그러니까 전통보수의 미덕과 젊은 세대의 감수성을 결합시킬 유일한 출구는 홍준표였다.
* 글쓴이는 경북 구미시 시의회 의원(무소속)입니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영남지역 최연소(27세) 기초의원에 당선돼 현재 시의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2002년 <대자보> 필진으로 참여한 이래 다년간 정치칼럼 등을 연재해 왔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대자보> 독자들과 만납니다.
기초의원으로서 풀뿌리 정치 현장에서의 경험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블로그 : http://kimsoomin.tistory.com/
 
기사입력: 2007/11/09 [17:3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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