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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의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이제 규명해야
[한상진의 중동통신] 터키군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 추모석 마련할 때
 
한상진
현재 터키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얼마 전 터키군의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 중에 14명의 터키 군이 한꺼번에 사살을 당했습니다. 그간 많은 터키 군과 게릴라 전투병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만, 터키 언론은 터키군의 희생이 마치 처음으로 발생한 것인 양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배후에는 터키 군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터키군의 쿠르드 게릴라의 근거지가 있는 이라크 쿠르디스탄 공격을 위한 여론조성 작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미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또한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미 충분히 혼란스러운 이라크에 또 다른 혼란을 유발할 것으로 보이는 이 공격을 UN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지만, 터키 군부는 그간 특히 쿠르드족에 관해서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한 적이 너무나 많아서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얼마 전 조금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버지가 한국 전쟁에 참전을 했었다. 한국에서의 터키 군인들이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짓들도 많이 저질렀다"는 이야기를 아버지가 해 주시더라. 터키 군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한국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생각난 듯 내뱉은 말이었습니다.
 
터키군의 아르메니안 학살이나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쿠르드족 학살 등, 그간의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물론 한국군이나 미군에 의한 학살에 비하면 소수겠지만, 터키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도 대단히 잔혹하고 무시할 수 없을 수준이었을 것이라는 점을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간접적이지만, 첫 번째 그 구체적인 증언을 들었습니다.
 
아직은 한국전쟁 참전자가 소수이지만 생존해 있습니다. 그들이 모두 죽기 전에 터키 군에 의한 한국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록 숫적으로는 소수이겠지만, 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한국군과 미군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소위 UN 소속 군인들에 의해서도 민간인 학살이 저질러졌을 개연성을 밝혀 내는 것이기에 이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보여집니다.
 
한국에서는 이 문제가 미군이나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문제 보다는 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지만, 인도에 반하는 범죄는 누구에 의해서 저질러졌건 그 수가 많건 적건 간에 똑같은 범죄일 뿐입니다.
 
전사한 터키군 참전군인들을 위해서는 근사한 묘지가 조성되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 의해서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하다못해 추모석 하나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터키군의 한국전 참전은 여러모로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과 비슷합니다. 미국의 요구에 의해서 이뤄진 참전이라는 것이 그렇고 또한 미군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보냈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또한 베트남에서 한국군이 그랬듯이 한국전쟁에서 터키군도 미군에 의해 가장 일선에 배치되어 가장 힘들고 더러운 임무를 수행해야 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군이 베트남 참전을 통해서 경제적 지원과 함께 독재 세력이 미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듯이, 터키도 한국전쟁 참전의 대가로 NATO 가입을 받아내어 부분적으로나마 서방 국가에 동참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현재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주었던 것입니다.
 
얼마 전에 노트르담에 위치한 ‘국제 자유여성 재단’이란 단체가 유럽연합의 도움으로 쿠르드족 여성이 처한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부분 제가 이미 메일로 알려드린 상황들과 비슷하지만, 몇가지 새로운 상황들이 추가되었고, 과학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트라우마 경험을 규명하고자 한 첫 번째 보고서이기에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번역을 하고있는 중입니다.
 
번역이 되는대로 중간 중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글쓴이는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 평화교육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함께가는사람들(www.ihamsa.net)은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이라크 평화교육센터, 팔레스타인 평화팀,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07/10/22 [01:4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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