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왜 이명박의 '맛사지걸' 발언은 문제삼지 않는가?
[이드의 종교시평] 소망교회는 부적절 발언한 이명박 장로직을 박탈하라
 
이드   기사입력  2007/09/15 [10:51]
신정아 의혹사건이 처음 제기되었을 때만 해도, 학력위조에 대한 몰양심이 사건의 본질이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의 학력 숭배에 대한 문제점도 다시 짚어 볼 계기가 되는 듯싶어 나름대로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그런데 특종이라는, 어쩌면 언론의 본질이자 한계 때문인지 이 사건은 졸지에 색스 스캔들로 변질되어 버렸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신정아 스캔들 보다 더 더욱 관심을 끌 수 있는 호재가 있는데도 조중동문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 황순원의 첫 장편 <별과 같이 살다>에 등장하는 하르반의 대사가 아니다. 곰같은 일생을 살았고 실제 이름이 ‘곰’이었던 아버지의 딸로 태어나, 생긴 것도 예쁘지 못하기 때문에 곰녀라 불렸던 곰녀는 소작민의 딸에서 몸을 파는 창녀의 신분으로 전락해 가는 여성이다. 이름이 곰녀라 함은 단군신화의 웅녀를 표상함이니 그 인생 유전의 기록에는 곧 우리 민족 수난사의 의미가 담겨 있다. 
 
지주의 집에 들어가 몸을 더럽히고 서울에는 공장이 있다는 말에 무작정 상경하여 평양 유곽으로 팔려나가는 신세가 되는 곰녀는, 그럼에도 타고난 천성 그대로 상황에 순응하면서도 착한 심성을 잃지 않는 여인이다. 해방을 맞아 병든 그녀도 새로운 인생을 꿈꾼다는 이 작품의 결말은 성의 상품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여인의 가련한 형상을 보여준다.
 
해방 후 웃음과 몸을 파는 여인들의 이미지는 민족적 수난을 상징하는 데서 나아가 보다 구체적인 타락의 의미를 내포하게 된다. 소설 중 곰녀가 창녀 생활을 할 때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 운운 하는 장면이 나온다. 황순원이 묘사한 곰녀를 능멸한 자가 있다.
 
지난 12일 <오마이뉴스>가 "얼굴 '예쁜 여자'보다 '미운 여자' 골라라?"라는 제목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적절한 발언을 보도했지만, 한겨레와 내일신문 그리고 일부 인터넷 언론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들은 꿀 먹은 벙어리 흉내를 내고 있다. 심지어 공당의 대변인이 '이명박의 혀부터 검증하라'라는 자극적인 논평을 발표했지만 역시 묵묵부답이다. 현직 대통령인 노무현의 말꼬리 잡기에 그렇게 적극적이던 대한민국의 언론들이 이명박의 취중 농담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관대할까?
 
이미 보수, 기득권화된 언론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개신교계의 무반응이다. 알다시피 이명박은 대한민국 개신교 최대 교파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에 속한 소망교회의 시무장로이다. 그가 장로 자격이 없음은 필자의 지난 글 <장로자격 없는 이명박, 대통령 자격있나>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장로 직위를 반납했다는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지금도 장로 행세를 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한기총을 비롯한 이명박 장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수많은 개신교 지도자, 단체들은 왜 아무런 행동이 없을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명박의 장로 자격에 대해 한 번 더 짚어 보는 수고를 하겠다. 예장(통합)의 헌법 정치편 제40조 장로의 자격에는 "장로의 자격은 상당한 식견과 통솔의 능력이 있는 자로 무흠 세례교인(입교인)으로 7년을 경과하고 40세 이상 된 자라야 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러한 조건의 근거는 디모데전서 3장 1절에서 7절임에 틀림없다. 예장(통합)의 경우, 바이블 구절을 인용하지 않았지만 같은 뿌리인 예장(합동)이나 예장(합동 정통) 등의 헌법에는 "담전 3:1∼7에 해당한 자로 한다."라고 명기되어 있음을 볼 때, 예장(통합) 역시 필자의 의견에 부정을 못하리라 본다. 아래는 디모데전서 3장의 내용이다.
 
1 미쁘다 이 말이여, 곧 사람이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 함은 선한 일을 사모하는 것이라 함이로다
2 그러므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신중하며 단정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3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4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리요)
6 새로 입교한 자도 말지니 교만하여져서 마귀를 정죄하는 그 정죄에 빠질까 함이요
7 또한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 비방과 마귀의 올무에 빠질까 염려하라

 
감독을 장로로 둔갑시킨 장로교의 처지는 감독제도를 택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여 일단 이해해주기로 하자. 문제는 여기에 제시된 일곱 가지 자격에 이명박 장로는 과연 적합한가하는 의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 장로들은 이 자격에 합당하지 않을 터이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는 대한민국 대표 장로가 아니던가? 서울시장 재직 시는 서울시를 봉헌하겠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신실한 장로교인이 아니었던가? 필자 개인의 소견으론 이명박은 무늬만 기독인 듯싶다. 어쩌면 자신의 사업의 확장을 위해 그리고 정치적 욕망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듯하다. 
 
절친한 친구들과의 술 모임에서라면 몰라도 타인과의 자리에서 더욱이 공적인 자리에서 까지 그는 말실수가 너무나 잦다. 아니 어쩌면 실수가 아니고 그것이 그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경제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의 언행은 도덕적 비난에 앞서 인간적 신뢰성마저 무너지게 한다. 경제에 대한 그의 경험과 식견도 믿을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이 후보의 발언을 되짚어 보면 양성평등이란 개념도 모르는 것 같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동성애자 등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아예 실종된 듯하다.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등 우리 사회의 대표적 소수, 약자라는 공통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대선 후보의 자격은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장로라는 직책만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명박은 장로직을 반납할 의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니, 예장(통합)은 치리회를 열어서라도 장로직을 박탈할 것을 권유한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한나라당 대변인 나경원 의원의 이해 못할 태도이다. 그녀 역시 독실한 기독인이며 장애인 딸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바꾸어야 할 제도가 너무나 많아 국회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 그녀는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장애인 복지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국회연구단체인 ‘장애아이 We Can’을 설립하고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장애아동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 온 그녀가 이명박의 장애인 발언에 침묵을 지키고 있으며, 술에 취해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취중 야담에 대해서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대변인이라는 자리 그리고 차후 공천이라는 미끼가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포기해도 좋을 정도인가? 나경원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싶다. 그녀가 위선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명박의 망언 시리즈

<이명박의 교육관>
"부실 교육의 핵심은 교육을 책임진 사람들이 모두 시골 출신이란는데 있다. " (2003년 11월 3일 서울 시청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명박의 종교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다.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 기독 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 (2004년 5월 30일 서울 장충 체육관에서)
 
<이명박의 정치관>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났다. 어떤 사람은 재산을 마이너스로 신고했는데 나보다 더 돈을 펑펑 쓰더라" (2006년 3월 12일 미국 방문 중 특파원들에게)
 
<이명박의 여성관>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2007년 1월 20일 대전발전정책포럼 창립대회 특강에서)
 
<장애인에 대한 이명박의 고정 관념>
“(낙태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지만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가령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서 태어난다든지 할 경우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2007년 5월 1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수, 약자에 대한 이명박의 입장>
“내가 기독교 장로이기 이전에, 인간은 남녀가 결합해서 서로 사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동성애는 반대입장”  (2007년 5월 1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의 여성관>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냐" (2007년 8월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동연설회에 앞서 정우택 충북지사는 이 후보에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官妓)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라고 건낸 말에 대해)
 
<이명박의 여성관>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더라,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그러나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은 서비스 도 좋고...” (2007년 8월 28일 주요 일간지 편집국장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
필자는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 종추련(www.rnlaw.co.kr) 사무처장이며, <예수평전>의 저자입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9/15 [10:51]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