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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샘물교회 박은조 목사를 즉각 구속하라
[이드의 종교시평] 개신교는 배형규, 심성민의 죽음에 책임지고 거듭나야
 
이드   기사입력  2007/09/01 [10:44]
40여 일 넘게 온 국민을 불안, 초조하게 만들었던 아프간 피랍사태가 끝났다. 아니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그동안 정부의 보도 방침에 너무나 고분고분하게 순종하던 공중파, 대형 언론들도 이제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며칠 동안 각 언론들이 언급하고 있는 논점은 정부의 구상권 청구에 대한 논란과 공격적 해외선교에 대한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하다. 아직도 봉사냐 선교냐 하는 어이없는 논란이 현존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두들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필자는 아프간 피랍 초기 ‘분당 샘물교회, 살인방조죄로 처벌하라’라는 칼럼을 쓴 바 있는데, 이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 아프간 피랍 사건의 마무리와 향후의 교훈을 위해 구상권 청구 같은 민사소송도 필요하며 선교제국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개신교의 선교 방식에 대한 제어방법도 검토되어야겠지만, 이번 사건은 범죄의 측면으로도 다뤄야 한다고 믿는다.

1)살인방조의 혐의

형법 제252조 ②항에 의하면 “사람을 교사 또는 방조하여 자살하게 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라는 규정이 있다. 이번 샘물교회의 단기선교팀에 속한 자들이 출발하기 전 유서를 작성했다는 세간에 떠도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유서를 작성하게 한 자는 분명히 살인 방조의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검찰은 유서 작성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야만 할 것이다.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은 이 범죄의 형량이다.

2)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의 혐의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형법 제268조는 말한다. 고 배형규 목사는 샘물교회로부터 봉급을 받고 있던 부목사였으며 이번 단기선교팀의 인솔자였다.

봉사이든 선교이든 배형규 목사에겐 업무상의 여행이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배목사는 근무 중 사망했음에 틀림없다. 배목사를 아프간에 파송한 자, 즉 박은조 샘물교회 당회장은 아프간의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배목사에게 업무를 지시했으므로, 업무상 과실 혐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은 박은조를 즉시 구속하고 그의 혐의에 대해 철저히 추궁해야만 한다.

3)헛된죽음

험한 말을 한 마디 해야겠다. 아무런 보람이나 가치가 없는 죽음을 우리는 흔히 ‘개죽음’이라고 말한다. 죽음은 '어떻게 죽었느냐' 보다, '어떻게 살았느냐'를 더 중요시 한다는 말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름다운 죽음이란 없다. 그러함에도 산자는 죽은자를 기억하며 남은자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기 위해 죽은자를 포장하는 관행을 허락하고 있다.

배형규 목사의 죽음은 업무 중 순직했다고도 불 수 있다. 반면 심성민(29)의 경우는 너무나 억울하게 죽은 측면이 강하다. 그의 아버지 심진표 경남도의원(고성2, 한나라당)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아들은 믿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측이 데리고 갔다가 말했으며, 집에는 전혀 알리지도 않았다고 교회 측을 비난했다.

그리고 "아들은 직장 초년생으로 있다가 주말에 시간이 나서 교회에 가서 잠시 봉사를 한 것으로 안다. 아이는 그렇게 믿음이 있는 교인은 아니었다. 그런데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일설에 의하면 사귀는 여자의 권유에 의해 최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으며 이번 아프간 행도 여자 친구와의 동행이 주목적이었다는 소문이다. 항간의 세설이 참이라면 심성민은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경망한 표현으로 소위 ‘개죽음’을 당한 셈이다.

소송을 하겠다는 심진표 의원의 심정에 공감이 간다. 그러나 이라크, 아프간 파병에 절대적 지지를 표했던 한나라당 당원의 입장으로서 정부에 대한 소송 운운은 아무래도 지나친 듯하니 참조 바란다. 샘물교회와 한민족복지재단 등에 대해 고소를 하겠다면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고 싶다.

4)배형규 순교자 만들기

한기총의 말 바꾸기는 그 집단이 위선의 집단임을 명확하게 증명하는 듯하다. 한기총은 8월29일자 논평에서 “분쟁지역에서 고통 받는 소외된 이웃을 향한 인류애로 아프가니스탄을 향했던 봉사단원들이 피랍되어 온 국민들께 심려를 끼치게 된 것에 대해 한국교회는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와 국민을 향해 더욱 스스로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자 노력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관계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가운데 분쟁지역 등에 대한 선교에 신중을 기할 것과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향한 봉사와 섬김에 더욱 애쓸 것을 다짐한다.”라고 발표함으로서 공격적 선교에 대한 여론의 질타에 대해 어느 정도 반성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3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등 기독교 주요단체 관계자들의 사후대책 실무회의에선 “이웃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한국교계로서는 (아프간 내에서의 기독교 선교금지 조항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시 위기상황에 빠진다면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정부와의 일전 불사를 외치던 한기총이 31일 오후 2시59분께는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아프간 내에서의 기독교 선교금지 조항’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입장을 다시 선회했다.

기독교의 말 바꾸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더욱 문제되는 것은 대외용 발언과 내부에서의 의견 조율이 너무나 상이하다는데 있다. 샘물교회와 한민족복지재단 등 이번 사건의 관련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개신교 관련 인사와 단체들은 이번 아프간 건은 봉사활동이었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이들의 주장이 참이라면 배형규 목사의 경우도 봉사활동 갔다가 탈레반이라는 과격무장단체에게 재수 없게 죽음을 당했다고 해야 옳다.

그러나 개신교 내부에선 배형규 순교자 만들기가 이미 진행되고 있음을 고발한다. 배목사는 예장(고신)에 속하는 샘물교회의 부목사 겸 청년회 담임목사를 겸하고 있었지만 정작 신대원은 예장(통합)측의 장신대를 나왔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으나 예장(통합)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故배형규 목사님 헌화하러가기>라는 사이버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

▲예장(통합)의 홈페이지에 마련된 '故배형규 목사님 헌화하러가기' 사이버 분향소     ©예장 통합 홈페이지

이곳에서의 댓글은 회원만이 가능하므로 대부분 개신교인들이 조문을 했다고 보면 틀림없다. 8월31일 현재 56명이 참여했는데, 거의 모든 방문객들이 배목사의 죽음을 순교로 단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몇몇 댓글을 소개하겠다.

*이병우 인도네시아 가나안한인교회 2007-08-31 오전 12:49:14
목사님께서 흘리신 순교의 피가 마지막시대 세계선교의 썩어져가는 밀알이 되길 기원합니다. 

*임영범 신덕교회 2007-08-30 오전 10:53:19
끝까지 흔들림 없이 믿음의 선한 본을 보여주신 유족들에게 위로를 드리며 하나님의 축복이 있으시길 기도합니다. 친구요 동기인 배목사님은 주의 선지자처럼 먼저 순교했지만. 그 열매는 반드시 아프카니스탄 땅에서 거두게 될 겁니다. 남은 유족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축복합니다. 항상 기도하는 동기들이 있음을 잊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정채화 헝가리 2007-08-27 오전 4:58:20
목사님의 순교(사랑의 원자탄)로 말미암아 구 공산 국가였던 헝가리 땅에까지-현지교회와 시민들은-진정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빕니다. 목사님의 순교가 헛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삶의 현장에서 복음 들고 앞장서겠습니다. 유가족 모든 분들께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최중빈목사 참된교회 2007-08-25 오후 9:27:02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고 말씀하신 주님! 주님의 나라와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으며 순교하신 배목사님의 순교의 피가 헛되지 않게 하소서. 그 곳에 주님나라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임순임 광주벧엘교회 2007-08-25 오후 2:49:37
이제는 구름떼와 같은 허다한 증인의 한 무리 속에 서계시는 목사님...대한민국은 이제 선교의 장자로 더욱 더 견고하고 확신에 찬 전략으로 그 사랑의 빚을 계속 갚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전진할 것입니다...샬롬 또 샬롬~

*이양일목사 문래교회 2007-08-24 오후 9:03:03
배형규 목사님의 순교가 평양부흥100주년을 즈음하여 새로운 부흥에 밑거름이 되셨습니다. 사모님과 따님과 모든 유족에게 하나님의 넘치는 위로와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인용하지 않은 다른 내용도 상기 글과 대동소이한데, 궁금하신 분들은 예장(통합)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길 권한다. 2004년 카메라 앞에서 살려달라고 목숨을 구걸하는 김선일을 순교자로 만들기에 주저하지 않았던 온누리교회 및 한국 개신교 집단들이 배형규를 순교자로 만들지 않을 리 없다. 대외적으론 언론과 여론의 추이에 따라 봉사니 뭐니 하며 연막을 치지만 그들의 속성상 배형규의 피는 어쩌면 그들에게 복음일 지도 모른다.

한국 개신교의 선교제국주의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된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신학교 졸업자의 수를 대폭 줄이고, 목사의 정년을 낮추는 등 구조조정을 해야만 되겠지만, 외부의 충격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여 진다. 배형규, 심성민 두 젊은이의 죽음에는 한국 개신교가 공동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이번 기회에 박은조 및 아프간 피랍 사건에 관여했던 기관 단체의 책임자들을 구속, 처벌함으로서 법의 준엄함 그리고 생명의 존귀함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 개신교는 다시 태어나는 아픔을 감수하라는 뜻이다.
필자는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 종추련(www.rnlaw.co.kr) 사무처장이며, <예수평전>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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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9/01 [10:4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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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쎄 2007/09/11 [08:15] 수정 | 삭제
  • 이젠 낯선 외국 사람들 선교하기보다는

    내나라 내조국 영토안에 사는 사람들이

    기독교를 이탈하여 타종교신자가 되거나 무교인이

    되는것을 걱정해야할 때인거같습니다...

  • tl 2007/09/08 [00:47] 수정 | 삭제
  • 니부터 내일가라 싫으면 도구로 딴서람 보내
  • ㅎㅎ 2007/09/02 [19:03] 수정 | 삭제
  • 불구속이든 구속이든.. 기소는 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기소가 된다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날 기독단체들을 생각하면.. 휴..
    장은 담그어야 하는데.. 구더기도 싫고..어쩜 좋아..?
  • 메시아 2007/09/02 [13:27] 수정 | 삭제
  • 정치를하거나 법을 집행하는사람들이 종교인보다 머리가 나쁘다면 안돼겟지요. 박은조씨를 구속해봐야.. 종교를 위해서 희생하는사람처럼만 보일테니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할겁니다.

    아프칸에서 살아온사람들이 알아서 해줄거라생각됩니다.
    맹목적인 믿음에서.. 극한 상황을 경험해봤으니 어떤것이
    옳은건지 알겁니다.

    가족들이 곧 우리 민초들의 마음일겁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 roehrskfk 2007/09/02 [11:32] 수정 | 삭제
  • 글쎄... 심정상 박목사나 무개념의 극치를 달려온 개신교집단의 면상과 언행을 보면 박목사가 구속이라도 되야겠지만,박목사 구속주장에 반대하는 바입니다. 만약 박목사가 구속이라도 되면 사태는 전혀다르게 전개될 것입니다. 개신교계가 종교탄압이라도 나설 것이며 개신교의 단결력은 더 강화되며 개신교인은 헌금을 더 쏟아내고... 개신교의 부는 더 강화될 것입니다. 돈이면 안 되는게 없다는 것 아시지요? 그리고 개신교를 비호해 온 조 중 동아 집단은 더없는 기사자료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줄곧 순수봉사라며 네티즌들은 천하의 몹쓸 인간들로 폄하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개신교비호세력인 메이저언론의 입지만 더 넓어집니다. 아프간 피랍자들이 만약 떼죽음이라도 당했다면 메이저언론들의 기독교추켜세우기와 비호가 엄청 났을 것이며,국민들의 특성상 몰살당한 개신교와 개신교인에 대한 엄청난 동정여론이 형성되어 기독교비판의식이 마비되고, 기독교비판자들이 궁지에 몰리는 일이 일어날것 같습니다. 그러니 박목사는 구속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아프간인질이 무사히 풀려난 것이 기독교비판자들의 입장에선 가장 좋은 사태전개입니다
  • 어허 2007/09/02 [11:17] 수정 | 삭제
  • 구속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다. 구속이야 알렉스의 말대로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의혹이 있을때 하는 것이지. 구속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판사가 결정할 일이고... 검찰은 이드의 말마따나 기소를 해야한다. 불구속 기소든 구속 기소든.. 어쨌든 기소를 해야한다.


  • 와리와리 2007/09/02 [09:51] 수정 | 삭제
  • 911과는 직접 관계없지요. 국가에서 책임질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까 가지 말라고 테러경보가 난 상태에서 갔지요. WTC에 일이 있어서 간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들 역시 주둥아리신앙이라는게 드러나지 않았나요? 총잡은 이들을 보자마자 실신한자가 누군대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는 박목사 충분히 있습니다. 무슨 근거로 도주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확신하시는지요?

    보아하니 개신교 신자이신듯 한데, "나도 짜증난다" 라는 식으로 물타기하려 하지 마십시오.
  • 알렉스 2007/09/01 [19:04] 수정 | 삭제
  • 본 기사를 보고, 참으로 이성적인 진보 답지 못한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싫어가 짜증나는 것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별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특히 고인(김선일, 배형규)에 대한 모독에 가까운 내용도 거슬리고요.

    상황을 잘 아는지 모르겠지만, 교회 개혁의 제 1선에 있던 박은조 목사를 처단하자는 것은 정말 교계에 김홍도 목사만 남겨놓던지, 아님 신도들을 김홍도 목사에게 몰아버리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1]구속의 기준은 상대방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을 때 하는 것입니다.
    이는 강정구 교수 사건(당시 천정배 법무장관 시절)에서도 나타난 바입니다.
    이 글에 의하면 구속을 통한 징벌을 요구하는 데, 이는 이성적인 진보의 입장과는 다르다고 판단됩니다.

    박은조 목사는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습니다.

    [2]구속을 주장하는 근거 중에서 업무상과실은 인정될 수 있으나, 살인 방조는 아닙니다. 생각을 해보십시오.

    [3]헛된 죽음?
    심성민씨의 경우, 믿음도 없는 사람을 데려갔다는 한나라당 도의원인 심씨의 부친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것입니다.
    인터넷에 (샘물교회 및 피납자가 선교 갔다고 비난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단기선교 신청서를 보시면, 믿음 없는 사람이 그냥 봉사하러 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기독교계에서 봉사가 선교를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것에는 (의하지 않지만) 만연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고요.

    [4]배목사 순교자 만들기
    글쓴이는 김선일씨가 자기 목숨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인지요?
    죽음의 상황을 절실하게 경험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혹시 죽은 사람이 죽인 사람보다 나쁘다고 보는 것은 아니신지요?

    김선일 씨는 선교를 위해 아랍어를 공부했고, 동 목적을 위해 이라크에 들어갔다가 피납되어 사망했습니다.
    선교와 아무 관련이 없을 수 있는 정치 문제로 죽음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그가 선교 목적이 아니었으면 그 자리에 갈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이는 심성민씨나 배형규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교계는 그것을 인정하여 순교자로 그 죽음을 높이려 하는데, 글쓴이가 이 죽음을 그냥 개죽음이었다고 주장해버리는 것은 잔인해 보입니다.
    망자에 대한 예의도 아닙니다.

    저도 기독교의 공격적(이라기보다는 무지한) 선교 방법을 혐오하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다니거나 초인종을 눌러대는 기독교인을 싫어하지만,

    이 사태에 있어 글쓰신 분의 의견은 너무나 저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큰 잘못은 민간인을 납치하여 죽인 탈레반이 저지른 것인데, 마치 피해자와 그 주변인물이 잘못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 같아서, 이는 진보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9/11 테러에서 많은 사람이 영문도 모른 채 죽었습니다.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에서도 많은 민간인이 마찬가지로 영문 모르고 죽었습니다.

    9/11 테러시, WTC에 출장차 갔던 사람이 있었는데 마침 그 장소에 죽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업무상 과실을 그 사람의 상사에게 지워서 구속할 수 있습니까?

    진보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기독교에 대한 증오는 증오대로 하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는 정말 냉정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