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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위기의 부시, 노무현 운명 어떻게 될까?
[비나리의 초록공명] 블레어도 불명예 퇴진, 노대통령 시대흐름 깨달아야
 
우석훈   기사입력  2007/07/11 [15:15]
미국의 대통령 탄핵 시도

레이건에서 클린턴까지 내려오는 미국의 시절에는 재밌는 일이 많다. 유럽 국가를 분석할 때보다 미국을 분석하는 게 훨씬 어렵고도 난감한 벽에 부딪히는 일이 많은 것이 주정부와 연방정부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공식적인 견해와 그렇지 않은 진짜 이유들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경우가 많다.

'오레곤 병법'이라고 불렀던 오레곤주의 몇 가지 정책들은 예전에 참 신기하게 봤었다. 지금 움직이는 정치인 중에서는 메케인 상원의원을 좋아한다. 공화당 의원이기는 한데, 공화당의 일반적인 방향과 따로 움직이고, 인상적인 법안을 몇 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지는 않지만, 공화당의 메케인과 민주당의 리버만 같은 사람들은 썩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메케인이 공화당 후보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메케인을 조직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관점으로 본다면 독불장군에 ‘똘아이’라는 말을 들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 비교하면 '똑똑한 홍준표' 정도 된다.

이에 비하면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사람이 너무 얕고, 너무 경제주의자인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려고 한다. 혼자 생각해보면 메케인의 공화당이 클린턴의 민주당보다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조금... 벌써 정치적으로 죽었어야 할 메케인이 버티면서 여전히 독야청청하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기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미국의 네오콘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기고 절치부심하던 시절에 대해서 약간 공부를 해본 적이 있다. 나름대로는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고, 우리나라에서는 편하게 그냥 매파라고 분류하지만 이 사람들의 정책에도 나름대로는 일관성은 있다.
 
네오콘을 원형으로 한 우리나라의 뉴라이트는 그냥 양아치에 가깝다. 별 고민도 없고, 체계적이지 않고, 무엇보다도 창의력이 없다. 그렇지만 네오콘은 좀 다르다. 독트린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나름대로는 치밀한 내부 토론과 이론 작업들이 뒤따랐다.
 
그런 네오콘이 부시를 얼굴로 내걸었던 것은 좀 뜻밖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만약 그 때 부시가 아니라 메케인이나 혹은 그 비슷한, 개인적으로 존경할 구석이 있고, 또 딱봐도 멋진 느낌이 드는 품격있는 사람이었다면 지금 8년 동안 세계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을까? 나는 네오콘이 훨씬 더, 그리고 지금보다 더 큰 파장력으로 안정된 장악을 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부시는 누가 봐도 웃겼다. 예전에 DJ에게 "this man"이라고 했다고 우리나라 언론이 떠들썩 거렸지만, 부시의 평소 행동을 보면 그렇게 심각하게 정색을 하고 볼 일이 아니라 그냥 웃으면 될 일인 것 같다. 하여간 웃겼다.
 
네오콘이 미국 전면에 나선 동안에 미국의 시민단체들은 한 마디로 웃기게 되었다. 시민단체에서 나온 몇 권의 책을 읽었는데, 좀 우울했다. 70년대의 미국에 비하면 확실히 대안 세력들은 '맛탱이'가 간 셈이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부시에 대해서 공격이 시작되는데, 정말로 탄핵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탄핵하면 찬성률이 50%가 넘어서 탄핵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한다. 이 흐름과 같이 볼 수 있는 수치가 신병모집률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 명 정도가 필요한 신병 모집에 100명이 지원을 했다고 한다. 물론 가끔 신병 모집이 어려운 순간이 있기는 했었는데, 영화 <탑건>에 아낌없이 해군항공모함과 탐켓을 미해군이 내어준 것은 이게 바로 신병 모집용 영화였기 때문이다 (내가 알기로 <탑건>의 가상적이 바로 북한이었다... 이 영화 보고 감동받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의 뇌구조가 좀 궁금하다. '배달의 기수'를 크게 했더니 감동 받았다는 얘기와 똑같다.)
 
미군 지원병이 점점 줄어서 여성들에 대해서 문을 열고, 나중에는 히스패닉(스페인 계통이 이주민을 지칭) 계열을 비롯해서 시민권을 매개로 지원을 받은 것도 좀 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 정도로 지원병이 없어진 것은 두 가지 이유일 것이다. 우선은 죽을 확률이 너무 높은 게임에 아무리 배당금이 높다고 하더라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어차피 지원병 제도인데, 많은 사람들은 부시 임기가 끝나면 누가 되던지 이라크 철군은 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러면 조금만 더 있다가 입대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
 
게다가 이라크 참전은 뭐라고 말하던지 간에 명분없는 전쟁이다. 코소보 내전이라든가 소말리아의 군벌이 UN 식량을 가로채는 과정에서 파병했던 것들은 명분있는 참전이었고, 나름대로는 보람있는 일이기도 했다고 심경을 서술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코소보에서 였던가? UN군이 구성되었고, 프랑스 군인들은 자전거 타고 출퇴근했다는 전설이 있고, 그 당시의 UN군 분위기가 상았다고 한다. 약간 보이스카우트 세계 야영대회 분위기가 낫었다고 한다.
 
그런데 개별적 테러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미국 군인들은 UN 군복 대신 자기들 맨날 입는 그 케볼라 방탄조끼를 비롯한 특제 헬멧까지 완전 중무장을 일상적으로 하라는 지시가 내려갔었다고 한다.
 
"닌자 거북이"... UN군에서 프랑스 병사들이 미군을 닌자 거북이라고 부리기 시작하면서 이후로 미군들의 별명이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완전군장한 미군 군복을 자세히 보면 딱 닌자 거북이 유니폼이다.
 
미국에서 초유의 탄핵 시도가 조금씩 작동하는데, 임기를 단 하루를 남기더라도 이유없는 전쟁을 했던 부시를 끌어내리는 역사의 교훈을 만들겠다고 한다.
 
역사라는 것이 늘 실망하게 되고, 좌절하게 되지만, 또 새로운 반전은 전혀 다른 곳에서 이상한 양식으로 생겨나서, 많은 희생을 치루게 되더라도 언젠가는 또 다른 묘한 균형을 이루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라크전이 참 큰 사건이다. 영국 청년들의 우상이었던 시절이 있던 토니 블레어가 결국 이라크전으로 사실상 탄핵을 받고 노동당의 장기집권에도 불구하고 수상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8년짜리 재임에 성공한 임기말의 부시도 탄핵에 대한 흐름 위에 노출되어 있다.
 
또 다른 이라크전의 영웅 우리의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20% 미만의 지지율을 가지고도 여전히 '첫 끗발이 개끗발'이라는 전문용어가 무색하게 독야청청하게 계시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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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7/11 [15:1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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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리 2007/07/13 [01:51] 수정 | 삭제
  • 노무현 욕하고 싶으면 그냥 욕하세요.
    제목하고 내용하고 딴판인건 조선과 많이 닮았네요.
    마지막에 슬쩍 거론하는 것 까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