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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페이스 사용자 정보 관리에 '구멍'
 
이화영   기사입력  2007/06/06 [17:49]
미국 최대의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마이스페이스가 미 전역의 주정부 검찰 당국과 성범죄자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애먼 사용자를 성범죄자로 몰아 등록 정보를 삭제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린 제시카 데이비스 씨(오른쪽)가 약혼자와 함께 찍은 사진. 작은 사진 속은 '성범죄자'인 제시카 돈 데이비스.     ©OnlineBee (배포 사진)
콜로라도 주에 거주하는 마이스페이스 사용자 제시카 데이비스(29)는 지난 주 사이트 측으로부터 “귀하가 검찰에 등록된 ‘성범죄자’임이 밝혀졌다”는 이메일을 받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약혼자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그녀가 성범죄자로 체포된 적이 없는 것은 물론, 그와 관련해 오해를 살 만한 사건조차 없었기 때문. 

이에, 즉시 마이스페이스 측에 관련 정보 수정과 적절한 해명을 요구하는 회신을 보낸 데이비스 씨는 사이트 측으로부터 ‘마이스페이스 사용자 규정 위반으로 인해 한번 삭제된 정보는 복구할 수 없으며, 커뮤니티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마이스페이스의 최우선 정책’이라는 무성의한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연을 현지 언론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 데이비스 씨는 수소문 끝에 마이스페이스에 성범죄자 데이터베이스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를 찾아, 가까스로 확인을 의뢰했다. 

확인 작업을 담당한 사람은 다름 아닌 존 카디요 센티널 테크 홀딩사 대표. 센티널 테크 홀딩은 작년 하반기부터 마이스페이스와 손 잡고 성범죄자 정보검색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센티널 테크 홀딩의 성범죄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이달 초 마무리됐고, 이에 따라 마이스페이스 측은 약 7,000명에 이르는 사용자들을 ‘성범죄자’로 분류해 이들의 개인 정보를 삭제했다고 발표했었다. 

‘성범죄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 이 같은 조치의 취지. 

데이비스 씨의 사연을 둘러싼 자초지종을 파악한 카디요 대표는 25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제기한 데이비스 씨는 성범죄자가 아니며, 생년월일과 이름이 비슷한 다른 여성과의 개인 정보가 유사해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마이스페이스에 등록된 데이비스 씨의 신상 정보가 ‘제시카 돈 데이비스’라는 성범죄자의 프로필과 유사할 뿐 아니라, 두 사람이 거의 같은 기간에 플로리다 주에 살았었다는 ‘정황적’ 유사성까지 뒷받침됐었기 때문에 센티널 테크 홀딩의 소프트웨어가 이들을 동일 인물로 단정지었다는 것이 카디요 대표의 설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스템에 문제는 없다는 것이 센티널 테크 홀딩의 입장이다. 더 가관인 것은 멀쩡한 사용자에게 ‘성범죄자’ 딱지를 붙이고 사이트 접근까지 차단한 마이스페이스의 태도. 

거듭되는 데이비스 씨의 해명 요구에도 마이스페이스는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사과는 커녕, 애꿎은 피해자의 프로필이나 사이트 사용 권한이 복구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설명이 없는 상태다. 

이 소식을 접한 미국의 네티즌들은 마이스페이스의 부실한 사용자 관리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무성의한 사건 처리에 대한 분노를 일제히 쏟아 내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데이비스 씨가 마이스페이스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무고한 사용자에게 범죄자의 멍에를 씌울 수 있는 불완전한 데이터베이스의 보급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이번 사건을 ‘(마이스페이스의) 서비스 함량 미달’로 요약한 데이비스 씨는 “마이스페이스 측은 공개적으로 자사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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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6/06 [17: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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